바람이 분다
/ 석우 윤명상
바람의 말은 옷깃을,
말의 바람은 가슴을 파고든다.
바람은 계산되지 않는다.
말의 바람은 입에서 불기 시작하여
감정이 우거진 마음의 숲에서
회오리치다가 사라진다.
때때로 말의 바람 때문에
나뭇가지가 부러지기도 한다.
산들바람이었다가 태풍이 되기도 하는 것.
태풍 같은 기쁨이면 좋으련만
말의 바람에 종종
삶이 쓰러지거나 휘청거리기도 한다.
주먹 하나조차 허용하지 못하지만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의 바람은
어떤 태풍보다 강하고
어떤 검보다 예리하여
수많은 영혼을 휩쓸어 버렸다.
바람은 있어야 하는 것,
바람으로 끝나는 바람이거나
가슴을 열고 심호흡하기 좋은
바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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