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가서(雅歌書)
/ 석우 윤명상
시골의 작은 포도원은
나의 일터였고 삶이었네.
어느 날 포도원을 지나던 왕은
나를 궁전으로 초대했지.
아무리 꾸미고 다듬어도
궁전의 여인에 미치지 못했고
뙤약볕에 그은 피부는
놀림과 조롱거리가 되었네.
고향으로 돌아갈까 했지만
왕의 변함없이 극진한 사랑은
나를 견딜 수 있게 했고
차츰 따돌림에도 익숙해졌지.
여전히 검고 거친 피부는
궁전 여인들과 비교되었지만
왕의 총애는
나를 부러움의 대상이 되게 했어.
그러나 부러움의 뒤에는
검고 촌스럽다는 편견이 있었고
나는 왕께 미칠 조롱이 두려워
궁전을 떠나기로 했네.
아, 나의 사랑 나의 임이여.
왕은 나를 찾아 나섰고
나도 다시 사랑을 찾아
왕께로 발길을 돌렸어라.
왕의 사랑이 어떠함을 알았고
그 사랑에 한눈팔 겨를이 없어
우리는 서로를 포옹하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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