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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문학의 뜨락151

고시조 모 음 - 해설과 감상 고시조 모 음 [가] 올해 댜른 다리 (김 구) 가노라 삼각산(三角山)아 (김상헌) 이런들 엇더하며 (이방원) 가마귀 눈비 마자 (박팽년) 이 몸이 주거 가셔 (성삼문) 가마귀 싸호는 골에 (정몽주 어머니) 이 몸이 주거 주거 (정몽주) 가마귀 검다 하고 (이 직) 이시렴 브디 갈따 (성종) 간밤의 부던 바람에 (유응부)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이조년) 간 밤의 우던 여흘 (원호) 이화우(梨花雨) 흣뿌릴 제 (계랑)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맹사성) [자] 검으면 희다 하고 (김수장) 잔들고 혼자 안자 (윤선도)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이이) 장검(長劒)을 빠혀 들고 (남이) 곳이 진다 하고 (송 순) 지당(池塘)에 비 뿌리고 (조 헌) 공산(空山)에 우는 접동 (박효관) 지아비 밧갈나 간 데.. 2010. 2. 5.
백석(白石) 시 모음 백석(白石) (1912.7.1~1995) 본명 백기행(夔行) 평안북도 정주(定州) 출생. 오산(五山)중학과 일본 東京 靑山학원을 졸업. 1936년 시집 《사슴》을 간행하여 문단에 데뷔 백석(白石) 시 모음 ◈ 남신의주(南新義州) 유동(柳洞) 박시봉방(朴時逢方)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2009. 12. 23.
재미있는 영상시 [폭설] - 오탁번 폭설 / 오탁번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좆나게 내려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자가웃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 내렸다 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워메, 지랄나부렀소잉! 어제 온 눈은 좆도 아닝께 싸게싸게 나오쇼잉! 왼종일 눈을 치우느라고 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들은 회관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그날 밤 집집마다 모과 빛 장지문에는 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 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 밖을 내다보다가, 앗!, 소리쳤다 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 온 천지가 흰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하느님이 행.. 2009. 11. 18.
디오게네스를 꿈꾸며... 디오게네스를 꿈꾸며... / 윤명상 나무통 속의 철학자, 감히 알렉산더 대왕을 향하여 햇볕을 가리지 말아 달라고 외쳤던, 따뜻한 햇볕만으로도 만족과 행복을 누리던 디오게네스. 내가 디오게네스를 만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얼마전, 목사님의 설교 중에서 '성도의 삶은 어떠한 상황에도 처할 줄 알며, 여하한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생활이어야 한다'고 했다. '옳다' 싶었다. 믿음이 행복의 창고라면 이는 행복의 열쇠려니 싶었다. 내가 직장에서 퇴근하여 집에 들어섰을 때, 아내는 몹시 행복해 보였다. 어느 시제(詩題)처럼 '비 개인 오후'의 화사하고 부드러운, 꼬옥 안아주고 싶은 정감 있는 모습이었다. "여보,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소?" 나는 저녁을 차리는 아내의 등뒤에서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물었다... 2008.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