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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문학의 뜨락151

정호승 시 모음 정호승시인 출생 1950년 1월 3일, 경남 하동군 학력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석사 데뷔 대한일보 신춘문예 등단 1982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위령제' 당선 수상 1989. 제3회 소월시문학상 정호승 시 모음 ★ 폭포 앞에서 / 정호승 이대로 떨어져 죽어도 좋다. 떨어져 산산이 흩어져도 좋다. 흩어져서 다시 만나 울어도 좋다. 울다가 끝내 흘러 사라져도 좋다. 끝끝내 흐르지 않는 폭포 앞에서 내가 사랑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내가 포기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나는 이제 증오마저 사랑스럽다. 소리 없이 사라지는 폭포가 되어 눈물 없이 떨어지는 폭포가 되어 머무를 때는 언제나 떠나도 좋고 떠날 때는 언제나 머물러도 좋다. ★ 미안하다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 2016. 3. 4.
김동리 시 모음 김동리 소설가, 시인 출생 1913년, 경북 경주 데뷔 193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등단 김동리 시 모음 ◈ 어머니 가을 들녘에 내리는 황혼은 내 어머니의 그림자. 까마득한 옛날 이미 먼 나라로 가신, 그러나 잠시도 내 곁을 떠난 적 없는 따스한 햇볕처럼 설운 노래처럼 언제나 내 곁을 맴도는 어머니의 그림자. ◈ 고향 십년 지나 고향에 돌아오니 내 나서 자라던 마을 그대로 있네 흙담장 돌각담 찌그러진 오막 속에 해솟병 할머니가 그저 살아 계시고 시꺼멓게 구멍 뚫린 마을 앞의 늙은 회나무도 아직 그냥 서 있네 돌멩이 지푸라기 엉크러진 채 물메인 개천도 그냥 다 있네 이렇게 옛날도 있은 것처럼 백년이 또 지나도 이대로 있을까 십년 지나 고향에 돌아오니 골목의 저녁노을 그대로 있네. ◈ 五月 5월의 나무.. 2016. 2. 19.
롱펠로(Henry Wadsworth Longfellow) 시 모음 Henry Wadsworth Longfellow - 시인 (1807년 ~ 1882년) 출생지 미국 학력 보드윈 대학 1834년 하버드 대학교 교수 1847년 대표작 [에반젤린](Evangeline)집필 ★ 인생 예찬 슬픈 사연으로 내게 말하지 말라, 인생이 한낱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잠자는 영혼은 죽어있기 때문이고 만물은 보여지는 그대로만은 아니기에... 인생은 실제적이다! 인생은 진지하다! 그리고 무덤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다. 너는 본래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 이것은 영혼을 두고 한 말은 아니었다. 향락도 아니다, 슬픔도 아니다, 우리가 향하는 종착지, 우리가 가는 그 길은 그러나 행동하는 것이다. 각각의 내일이 오늘보다 나은 삶의 우리를 맞이하도록... 예술은 길고, 세월은 날아간다. 우리.. 2016. 2. 18.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시 모음 라빈드라나드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시인 (1861년 ~ 1941년) 출생지 인도 1913년 노벨문학상 수상 ★ 동방의 등불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빛나는 등불이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는 두려움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롭고 좁은 울타리로 세상이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 진실의 깊은 곳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서 길을 잃지 않는 곳,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자유의 천국에 인도 하는 곳, 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 그때는 몰랐습니다 연꽃 피던 날 마음은 헤매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내 바구니는 비어 있는데 그 .. 2016. 2. 6.
푸쉬킨(Aleksandr Sergeevich Pushkin) 시 모음 알렉산드르 푸쉬킨(Aleksandr Sergeevich Pushkin) 시인. 소설가. (1799년 ~ 1837년) 출생지 모스크바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의 확립자. 러시아 근대 문학의 창시자. ★ 삶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은 그리움이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 2016. 2. 2.
구상(具常) 시 모음 구상(具常) 1919-2004 본명 : 구상준(具常浚) 학력 : 일본 니혼대학교 경력 : 기자, 대학 부교수, 경향신문 논설위원 구상(具常) 시 모음 ◈ 꽃자리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엮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 ◈ 기도 땅이 꺼지는 이 요란 속에서도 언제나 당신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게 하옵소서. 내 .. 2016. 1. 31.
샤를르 보들레르 시 모음 샤를르 보들레르(Charles-Pierre Baudelaire) 시인 (1821년 ~ 1867년) 1857년 : 6월 25일 「악의 꽃」 출판 -외설죄로 법정에 피소됨 1861년 : 2월에 「악의 꽃」 再版 발매 1864년 : 「파리의 우울」, 「소산문시(小散文詩)」발간 1867년 : 8월 31일 46세를 일기로 사망 ★ 항상 취하라 항상 취하라 그것보다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없다. 시간의 끔찍한 중압이 네 어깨를 짓누르면서 너를 이 지상으로 궤멸시키는 것을 느끼지 않으려거든 끊임없이 취하라. 무엇으로 취할 것인가. 술로 , 시로 , 사랑으로, 구름으로, 덕으로 네가 원하는 어떤 것으로든 좋다. 다만 끊임없이 취하라. 그러다가 궁전의 계단에서나 도랑의 푸른 물 위에서나 당신만의 음침한 고독 속에서 당.. 2016. 1. 27.
고은(髙銀) 시 모음 고은(髙銀) 시 모음 ◈ 작은 배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작은 배로는, 작은 배로는, 떠날 수 없네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 문의(文義)마을에 가서 겨울 문의(文義)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닿은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닫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쪽으로 벋는구나. 그러나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짱 끼어서 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 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겨울 문의(文義)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껴안은 채 한 죽음을 받는 것을. 끝까지 사절하다가 죽음은 인기척을 듣.. 2016. 1. 21.
박두진 시 모음 박두진 시인(1916년 ~ 1998년) 데뷔 1939년 문예지 '문장' 학력 우석대학대학원 수상 1976년 예술원상 수상 ◈ 하늘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멀리서 온다 하늘은, 멀리서 온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며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초가을 따가운 햇볕에 목을 씻고 내가 하늘을 마신다. 목말라 자꾸 마신다. 마신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마음이 익는다. ◈ 당신의 사랑 앞에 말씀이 뜨거이 동공에 불꽃 튀는 당신을 마주해 앉으리까 라보니여. 발톱과 손바닥과 심장에 생채기 진 피 흐른 골짜기의 조용한 오열 스스로 아물리리까 이 상처를 라보니여. 조롱의 짐승 소리도 이제는 노래 절벽에 거꾸러짐도 이제는 율동 당신의 불.. 2016. 1. 19.
조병화(趙炳華) 시 모음 1921년 ~ 2003년 경성사범학교, 도쿄고등사범학교 졸업 한국시인협회장, 인하대학교 문과대학장 1985년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상 조병화(趙炳華) 시 모음 ◈ 하루만의 위안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 대며 밀려 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 날이 온다. 그 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 날을 위하여 바쳐 온 마지막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 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 2016. 1. 18.
조국에 잊혀버린 그들 - 앨런 가이 Long forgotten by their country 조국에게 잊혀 버린 그들 / 앨런 가이 Men who fought on a distant land 타지에서 싸운 그들 Some who died in mortal combat 사투 끝에 죽은 그들 Slaughtered by a foreign hand 낯선 손에 학살당한 그들 Young men wounded, young men crying 부상당한 젊은이들, 울고 있는 젊은이들 Young men bleeding, and young men dying 피 흘리는 젊은이들, 죽어가는 젊은이들 Was their sacrifece in vain? 그들의 희생은 헛된 것이었나? Were their efforts worth the pain? 그들의 노력은 고통 받.. 2016. 1. 18.
신동엽(申東曄) 시 모음 신동엽(申東曄) - 1930년 ~ 1969년 1930년~1969년. 충남 부여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 당선 1961.~ 명성여자고등학교 국어교사 ◈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漢拏)에서 백두(白頭)까지 향 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산에 언덕에)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2016. 1. 16.
윤동주 시 모음 윤동주 시인: 1917년 ~ 1945년 1936년 동시 '병아리' 발표 학력 연희전문학교 문과 1946년 유고 '쉽게 쓰여진 시' 경향신문 발표 1943년 사상불온·독립운동의 죄목으로 일본경찰에 피체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 서시(序詩)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별 헤는 밤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아직 나의 .. 2016. 1. 14.
도종환 시 모음 도종환 시 모음 ◈ 가을사랑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 부는 저녁 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읍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 겨울 골짜기에서 낮은 가지 끝에 내려도 아름답고 험한 산에 내려도 아름다운 새벽눈처럼 내 사랑도 당신 위에 그렇게 내리고 싶습니다. 밤을 새워 당신의 문을 두드리며 내린 뒤 여기서 거기까지 걸어.. 2016. 1. 14.
未堂 서정주 시 모음 未堂 서정주 시 모음 ▒ 동천(冬天) ▒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 황혼길 ▒ 새우마냥 허리 오구리고 누엿누엿 저무는 황혼을 언덕 넘어 딸네 집에 가.. 2016. 1. 12.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시 모음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시인. 소설가 1856년 ~ 1939년, 아일랜드 1923년 노벨 문학상 수상.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시 모음 ◈ 버드나무 정원을 지나 버드나무 정원을 지나 내 사랑과 나는 만났어요 그녀는 눈처럼 흰 작은 발로 버드나무 동산을 건넜지요 그녀는 나뭇잎 나무에서 자라듯 사랑을 느긋하게 하라 했지만 난 그때 젊고 어리석어 그녀의 말 믿으려 하지 않았지요 시냇가 어느 들녘에 내 사랑과 나는 서 있었어요 그녀는 눈처럼 흰 손을 내 기울인 어깨에 얹었지요 그녀는 풀들이 둔덕에서 자라듯 인생을 느긋하게 살라 했지만 난 그때 젊고 어리석어 이제야 온통 눈물로 가득하네요 ◈ 낙엽 가을이 정답던 나무에 왔다 그리고 보리단 속의 쥐에게도 빛이 변하였다 머리 위에 .. 2016. 1. 11.
빅토르 위고(Victor Marie Hugo) 시 모음 빅토르 위고(Victor Marie Hugo) 1802년 ~ 1885년 프랑스 낭만파 시인. 극작가. 소설가. 정치가로 활동 장편소설(노트르담의 꼽추 Notre Dame de Paris)(1831)· (레 미제라블 Les Misérables)(1862). 빅토르 위고(Victor Marie Hugo) 시 모음 ◈ 스텔라 그 밤에 나는 모래밭에서 자고 있었다. 서늘한 바람결에 꿈에서 깨인 나는 눈을 뜨고 새벽별을 바라보았다. 그 별은 하늘 깊숙한 곳에서 한없이 부드럽고 고운 흰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북풍은 소란을 떨고 달아났다. 빛나는 별빛은 구름을 솜털처럼 엷게 만들었다. 그것은 사객하고 호흡하는 빛이다. 물결이 부딪쳐 흐트러지는 암초 위에 조용함을 가져왔다. 마치 진주를 통해서 영혼을 보는 것 같았다.. 2016. 1. 11.
윌리엄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 시 모음 윌리엄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 1770년 ~ 1850년 영국 1843년 73세의 나이에 계관 시인이 되었다. ◈ 무지개 하늘에 무지개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나니, 나 어려서 그러하였고 어른 된 지금도 그러하거늘 나 늙어서도 그러할지어다. 아니면 이제라도 나의 목숨 거둬 가소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願)하노니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천생의 경건한 마음으로 이어질진저, ◈ 수선화 하늘 높이 골짝과 산 위를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 문득 나는 보았네, 수 없이 많은 황금빛 수선화가 호숫가 나무 아래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추는 것을 은하수에서 빛나며 반짝거리는 별들처럼 쭈욱 연달아 수선화들은 호만(湖灣)의 가장자리 따라 끝없이 열지어 뻗쳐 있었네 무수한 수선화들이, 나는 한 눈에 .. 2016. 1. 11.
괴테(Johann Wolfgang Goethe) 시 모음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Goethe) 독일. 1749년 ~ 1832년. 시인․ 소설가․ 극작가 ◈ 신비의 합창 지나간 모든 것은 한갓 비유일 뿐, 이루기 어려운 것 여기 이루어졌으니 글로 쓰기 어려운 것이 여기 이루어졌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라가게 한다. ◈ 첫사랑 아 - 누가 그 아름다운 날을 가져다 줄 것이냐, 저 첫사랑의 날을. 아 - 누가 그 아름다운 때를 돌려 줄 것이냐, 저 사랑스러운 때를. 쓸쓸히 나는 이 상처를 기르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한탄과 더불어 잃어버린 행복을 슬퍼한다. 아 - 누가 그 아름다운 날을 가져다 줄 것이냐! 그 즐거운 때를. ◈ 그대 곁에서 나 그대가 생각납니다. 태양의 미미한 빛살이 바다 위에서 일렁거리면 나 그대가.. 2016. 1. 11.
헤르만 헷세 시(詩) 모음 헤르만 헷세 시(詩) 모음 헤르만 헤세(Herman Hesse) ; 시인, 소설가 (1877년 ~ 1962년) 독일 - 데뷔 1899년 시집 '낭만적인 노래' ◈ 안개 안개 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덩굴과 돌들 모두 외롭고, 이 나무는 저 나무를 보지 못하니 모두가 다 혼자로구나! 나의 삶이 밝았던 때에는 세상엔 친구들로 가득했건만 이제 여기 자욱한 안개 내리니 아무도 더는 볼 수 없어라. 회피할 수도 없고 소리도 없는 모든 것에서 그를 갈라놓는 이 어두움을 모르는 이는 정녕 현명하다고는 볼 수 없으리. 안개 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산다는 것은 외로운 것, 누구도 다른 사람 알지 못하고 모두는 다 혼자인 것을! ◈ 기도 하나님이시여, 저를 절망케 해 주소서 당신에게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절망하게 하소서.. 2016. 1. 11.
이상화(李相和) 시 모음 이상화(李相和) 1900~1943. 대구. 경성중학 3년 수료하고(1917), 창간호에 민족 시인이자 민중시인, 저항시인 이상화(李相和) 시 모음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2016.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