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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교훈. 신앙시

삭개오, 뽕나무에 올라가다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8. 2. 18.

 

 

 

삭개오, 뽕나무에 올라가다

석우 윤명상 


1)

나는 세리장이며 많은 재물을 모았지.

뒤에서 수군대며 욕할망정

사람들은 내 앞에서 눈치를 보며 조아렸어.

토색으로 손가락질은 받았지만

로마의 비호를 받으며 권력과 공생했지.

물론 나도 알고 있었어.

죄인이라고 모두가 수군댄다는 것을.

사실 그것 때문에 괴롭긴 했지.

부자가 되고 세상에서 성공은 했다지만

마음은 늘 허전했으니까.

 

2)

공허가 몰려오던 ,

메시아 예수가 동네 앞을 지난다는 거야.

그 소문을 듣고

마음이 벅차올라 뛰쳐나갔지.

왠지 나를 구원해 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

길가엔 이미 사람들로 인산인해더군.

도저히 예수께 가까이 갈 수 없어

저만치 앞질러 길옆 뽕나무에 올라갔어.

자석에 끌리듯

체면은 챙길 겨를도 없었던 거야.

조롱 섞인 주변의 시선보다는

오직 예수에 대한 설렘만 가득했으니까.

 

3)

'삭개오야 내려오라'

나사렛 예수가 다가와서 나를 부를 때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어.

나무에서 부리나케 내려와

기쁘게 예수를 내 집으로 모셨지.

사람들은 메시아가 죄인의 집에 유한다며 비난하더군.

예수는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러 왔다’며

잘못을 회개하는 내게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다하셨지.

욕망의 사슬을 벗고 해방된 영혼의 기쁨을

비아냥대는 저 바리새인들은 모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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