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베틀 / 석우 윤명상
새벽기도 다녀오시면
모시 실꾸리를 만드시고
베틀에 앉아 발로 엇박자를 내며
북을 가로질러
한 올 한 올 베를 짜시던 어머니.
늦은 밤까지
골방에서의 베틀 소리는
내 어린 마음을 토닥이는
어머니의 연주였습니다.
날실과 씨실이 삐걱대는
베틀에 청춘을 걸치고
부끄럽지 않은 몸짓으로
말코에 인생을 말아가며
그렇게 베를 짜셨습니다.
이제는 딸깍딸깍
연주 소리만 제 가슴에 남아
눈을 감고 더듬어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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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틀에 앉아 베를 짜시는 생전의 어머니.
40년 전 모습이지만, 어머니는 골방에 설치된 베틀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셨다.
베의 건조를 막기 위해 방 전체를 비닐로 가림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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