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초
/ 석우 윤명상
한바탕 홍수가 지나며
평화롭던 수변공원은 온통
흙탕물을 뒤집어써야 했다.
어디 그뿐인가.
온갖 쓰레기가 할퀴며 남긴
상처는 더 고통스럽다.
그러나 약하기만 했던 기생초는
홍수가 지나간 다음 날,
꽃 잔치를 열었다.
군데군데 얼룩진
상처에 아파하기보다는
노란 꽃잎을 흔들어 주는 것이다.
찌푸리며 들어섰지만
노란 환호의 물결에
내 마음도 함께 활짝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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