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시조474 산딸기 - 尹明相 산딸기 / 石右 尹明相 대청호 둘레길에 산딸기 아가씨들 석양을 바라보는 몸단장 고운 자태 수줍어 붉어진 얼굴 빠끔히 내어민다. 아픈 누이 애달파 한 움큼 고이 따다 살포시 건네주던 풋풋했던 어린 시절 탐스런 자태를 보며 동심에 젖어본다. 저녁노을 물들고 호수는 고요한데 발소리 끊겨버린 설레던 오솔길에 못 다한 이야기만큼 커져가는 그리움. *한밭시조 34호(2022)에 수록 2017. 7. 5. 장마 - 尹明相 장마 石右 尹明相 유월의 손님이던 애증의 장마철이 가뭄에 마른장마 애간장 태우고는 물 폭탄 쏟아 부으며 칠월을 시작한다. 골고루 내려주면 오죽이나 좋을까 목 타던 대지위에 기다리던 단비인데 한 곳에 집중된 호우 가슴이 멍이 든다. 가뭄에 물난리는 자연의 섭리려니 상반된 처지.. 2017. 7. 4. 믿음의 길 - 尹明相 믿음의 길 石右 尹明相 가며가며 쉬더라도 돌아서진 말아야지 광야 같은 인생길에 발목 잡는 장애물도 믿음의 눈으로 보면 십자가 아니던가 축복으로 포장된 자기만족 아니요 사십에 하나 감한 매질이 기다린들 끝까지 달음질하는 담대한 믿음이라 예수의 가신 길은 부귀영화 아니라 골.. 2017. 6. 6. 뿌리깊은 나무 - 尹明相 뿌리깊은 나무 石右 尹明相 물안개 언덕이룬 꼬불꼬불 대청호 문학사랑 시우들 합평회 가는 길 우아한 숲속의 카페 ‘뿌리깊은 나무’여 사백년 세월 품은 대청호 터줏대감 찾아오는 발걸음 포근히 반겨주는 두 아름 상수리나무 자태가 고고하다 빵 굽는 올드트리 고소한 풍미 속에 커.. 2017. 5. 30. 세월호 - 尹明相 세월호 石右 尹明相 오월 햇살 화창한데 누워 우는 세월호 피다 진 꽃봉오리 가엾은 생명들이 노란색 리본이 되어 마음에 파고든다 거친 파도 벗어나 육지 오른 세월호 야속한 외면 속에 애태우는 그리움이 철조망 사이사이로 바람처럼 넘어온다 목포신항 부둣가 함께 잠든 세월호 살아.. 2017. 5. 17. 나그네 길 - 尹明相 나그네 길 - 石右 尹明相 우연한 인생 없고 뜻 없는 삶은 없다 하루하루 인생길 백년이 힘겹지만 숭고한 하늘의 섭리 축복이 아니더냐 가진 것 초라해도 영혼은 부요하고 내세울 것 없어도 천국을 소유하니 광야길 나그네 인생 꽃길처럼 가야겠지 먹구름 덮쳐 와도 비바람 퍼부어도 태양.. 2017. 5. 2. 누이야 - 尹明相 누이야 - 石右 尹明相 민들레 홀씨 되어 봄바람 가마타고 두둥실 두리둥실 신혼집 찾아가나 순백의 면사포 쓰고 시집가는 누이야 -한밭아동문학 제19호에 수록- 2017. 4. 30. 라일락 - 尹明相 라일락 - 石右 尹明相 향수를 흩뿌리며 담을 넘어 찾아온 너 심장을 파고드는 보랏빛 눈웃음에 너 닮은 추억에 젖어 세상 시름 잊어라 2017. 4. 30. 시조 일기-4 [궁남지] 궁남지 - 石右 尹明相 1981년 8월 6일(목) - 일기장에서 백제의 숨결이 고동치는 궁남지에 사라져간 역사를 읊어대는 수양버들 누각은 연못에 앉아 옛 생각에 잠겨있다 사비성의 울분이 아련히 들리는 듯 흥망성쇠 품고 온 아픔을 돌아보며 포룡정 정자에 앉아 나는 사색에 젖는다. *한밭시조 34호(2022)에 수록 2017. 4. 30. 시조 일기-3(1981) 1981년 8월 17일(월) 구름사이 햇볕은 안개에 휩싸이고 촉촉이 젖은 대지 아침의 운치로다 신선한 가을의 느낌 조석으로 오누나 (중략) 베틀에 앉아 계신 어머님 손놀림에 짜각짜각 박자소리 지칠 줄을 모르고 밤새운 베틀 노래는 광목 되어 나오네 2017. 4. 30. 시조 일기-2(1981) 1981년 8월 11일(화) 신선한 아침공기 마음을 다독이니 뒤꼍의 잡초 뽑기 즐거운 여가일세 뙤약볕 한나절 일도 정화의 기회로구 한낮의 무딘 기분 회포나 풀어볼까 기타의 음률 속에 마음은 안정되고 입술의 찬양고백은 은혜의 기쁨이라 얘들아 산에 가자 막동들을 앞세우고 창 들고 비홍.. 2017. 4. 30. 시조 일기-1(1981) - 윤명상 1981년 8월 1일(토) / 윤명상 팔월이라 초하루 폭우로 시작되고 스쳐간 지난 시간 여운만 남았는데 집 앞의 시냇물 같이 세월만 빠르구나 물 부른 시내는 전에 없이 요란한데 비 개인 둑길 따라 산책으로 마음 씻고 멱 감은 들풀 길 따라 자유로운 영혼이여 따분한 오후로다 감자나 찌어볼까 가마솥 가득 넣고 소금 주먹 뿌리니 맥없는 한여름 낮엔 이것도 꿀맛이네 어머님 베 매시러 증암리에 가시고 밤에는 제사 있어 아버님 큰집이라 텅 빈 집인 양 하여 기척하나 없구나 2017. 4. 30. 이전 1 ··· 20 21 22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