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골목길 [문학사랑 신인작품상 당선작]
태양은 건물 꼭대기를 넘나들며 술래 잡고 볕은 골목길 사이사이 끄트머리 섣달의 한기를 쓸어낸다.
음지의 매섭던 찬바람도 볕 든 골목길에서는 어머니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행인의 옷깃을 여며주고,
행인들의 시선을 훔치다 추위에 지친 낡은 간판들은 볕 든 틈에 반짝이는 에메랄드로 옷 입는다.
볕이 머문 골목길엔 어느 사이 행인들의 웃음꽃이 피어나는데 태양은 슬그머니 그늘을 드리우며 저만치 볕을 끌고 사라져간다.
2011년 12월 30일 [尹明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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