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을 사랑하련다
석우 윤명상
봄날을 사랑하련다.
짐승 깃털 겉옷을 벗고
자유로운 몸뚱이로 하늘을 날며
짙은 화장기 걷어내고
땅을 기는 알몸 지렁이처럼
순수함을 사랑하련다.
사랑이라는 이름 뒤에서
이기심에 절여진
아픈 사랑은 벗어버리고
봄날을 사랑하련다.
계산된 사랑은 가라.
득실을 가늠하는 사랑도 가라.
아름다운 봄빛 속에서
연한 싹 하나 띄우기 위해
겨우내 숨죽인 초목처럼
다만, 진실을 사랑하련다.
자아를 가둬버린 가식의
슬픈 자화상을 벗고
드디어 드러낸 봄빛 속살이
하늘을 기대어 조곤조곤 속삭이듯
거칠 것 없는 영혼으로
외로운 봄날을 사랑하련다.
2015. 3. 16 / 尹明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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