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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죽은 고목을 위한 연가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2. 4. 21.

 

죽은 고목을 위한 연가

       / 석우 윤명상

 

푸른 호흡을 멈추고

알 수 없는 세월을 간직한 채

바람의 쉼터가 되어버린

한 고목을 나는 보았습니다.

 

모진 세월을 버텨내며

보고 들은 사연들은

일절 함구하고 살아온 까닭에

끝까지 꿋꿋할 수 있는 저 죽음.

 

어데, 유혹인들 없었을까.

얼음장 같은 고독과 목마른 절규,

가지가 꺾이며 휘는 아픔까지,

그것은 생명을 지탱하는 결이 되었습니다.

 

아픔조차 계절에 묻어버리고

견뎌온 세월이지만

이젠 그 어떤 고난도 마주할 수 없는

흙으로의 여정이 있을 뿐입니다.

 

이제 뼈대만 남기까지의 침묵으로

당당히 지키고 있는 제 자리에서

변치 말고 변함없이 살아라, 살아라

내게 눈짓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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