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 석우 윤명상
악마는 어디에나 있었습니다.
뿔 달린 것도 아닌 멀쩡하게
집 주변과 눈과 귀밑에,
빈대처럼 달라붙었습니다.
교묘하고 능숙한 혀로
상처를 주며 선동하는 악마와
나는 설전을 벌였습니다.
그도 한 때는 악마와 싸웠겠지만
지금은 악마를 보지 못하는
악마가 되었습니다.
자신 속의 악마에 이끌려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로
누군가의 고통과 눈물을 쥐어짜는
악마에게 피와 눈물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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