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권력
/ 석우 윤명상
뒤집거나 비틀거나 짓이겨놓은
착란 증세를 겪으며 기형에 된 도형을
미인대회 심사를 하듯 바라보는 시선들끼리
진선미를 정하고 으뜸이라 한다.
게의 세상에서 가재는 이방인이 되고
멀쩡한 데서 이탈하지 않으면
멀쩡한 것이 될 수 없는
이제는 추할수록 미인인 세상.
게와 조개와 짱뚱어가
조화를 이루는 갯벌은 이미 버려지고
입이 찢어진 가재만 숭배하는 지배계층은
그들만의 권력으로 펜을 좌우한다.
기형이 된 도형이 아니면
죄다 도랑의 피라미로 취급해버리고
도랑에 있던 기형은 끌어내어
바다의 잉어라 고집하는 시의 권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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