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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1577

봄비 오는 날 - 尹明相 봄비 오는 날 / 石右 尹明相 봄비 오는 날. 오랜 추억으로 가득한 그리운 마음이 젖어 간다. 겨울을 벗어버린 벌거숭이 이른 봄에 등목을 하듯 사뿐사뿐 비가 내리고, 촉촉이 젖어드는 향수처럼 흘러내릴 것도 없이 봄 속에 스며들어 그렇게 봄비가 된다. 오랜 침묵을 깨고 소곤 되는 봄비에 젖어드는 연민이라면 아직은 꿈을 꿔도 되겠지. 설레는 마음으로 사춘기 아이처럼 수줍게 내리는 봄비에 살며시 귀 기울여 본다. 2016. 3. 4.
오늘 - 尹明相 오늘 / 石右 尹明相 오늘도 어제의 반복이지만 다른 느낌으로 매일 다가올 뿐이다. 어제의 어제가 어제 지나갔고 그 어제가 오늘도 지나겠지만 동일한 시간이 낮밤을 거치면서 오늘이 되고 내일이 되어 영원을 이루는 것. 오늘도 조금은 다른 듯 어제가 오늘이 되어 쏜살같이 스쳐간다. 2016. 2. 18.
결혼(結婚) - 尹明相 결혼(結婚) 石右 尹明相 세상에 태어나 아들 되고 딸 되어 철부지로 자라다가 철들 즈음엔 제각각 짝을 찾는다. 인생은 갈대라지만 흔들리는 갈대도 묶어놓으면 든든한 빗자루가 되듯 서로가 묶여 하나가 되지. 둘이 하나가 되면 너는 내 안에 나는 네 안에 있어 숫자는 줄어들지만 기쁨.. 2016. 2. 7.
그리움1 - 尹明相 그리움1 石右 尹明相 오늘 아침엔 유난히 그대가 보고 싶다. 아직 어둠이 짙은데 환한 웃음으로 마음에 비쳐온다. 곧 태양이 떠오르겠지만 미명에 그리는 님의 모습이 더 아름답고 별빛은 사라졌지만 그대가 별이 되어 마음을 비춘다. 옷깃을 저미는 추위를 그대를 향한 사랑으로 녹이고 .. 2016. 2. 6.
상상(想像) - 尹明相 상상(想像) 사랑은 상상할 때 아름답고 설렘은 상상이 주는 몽환이다 상상은 사랑과 더불어 낭만을 만들고 낭만은 상상이 남기는 달콤한 여운이다 상상은 청춘을 만든다 오늘도 청춘은 상상과 더불어 늙어간다 石右 尹明相 2016. 2. 2.
나이 먹기 - 尹明相 나이 먹기 / 石右 尹明相 해를 넘기며 그나마 위안이던 한 살이나 어린 내 나이를 떠나보냈다. 한 살 많은 나이가 어찌 알고 찾아드니 부득이 떠나보낼 수밖에. 공존할 수 없는 어린 나이는 떠밀려가고 한 살 더 많은 나이가 다짜고짜 주인 노릇한다.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손쓸 방법이 없기에 그저 수긍하고 말아야겠지. 해를 넘겼다고 달라진 것도 없는데 먹는 것 입는 것 주변 모두가 그대로인데 배부르지도 않은 한 살 더 먹은 숫자만 거창하게 이름에 달라붙는다. 허나 어쩌랴, 슬그머니 들어와 앉은 한 살 더 많은 나이 덕에 외로움 달랠 추억거리가 한 페이지 추가되었으니 그거라도 위안 삼아 나이 먹는 재미로 살 수밖에. * 동구문학 제22호에 수록 2016. 1. 22.
한파(寒波) - 尹明相 한파(寒波) / 石右 尹明相 정월 열여드레 한낮부터 수은주가 곤두박질쳤다. 뒤질세라 눈보라 날리고 길바닥을 얼리더니 눈이 쌓여 간다. 분주하던 자동차들은 거북이가 되고 놀란 행인들이 뜸해진 그 틈새를 타고 한파는 거친 바람과 함께 세상을 점령했다. 금세, 세상은 온통 시린 백설 도시가 되었고 나무도 차량도 건물도 두터운 눈 속에서 추운 밤을 지새워야 하겠지. 보란 듯이 한파는 매섭게 옷깃을 파 들고 체감온도 -25도의 동장군은 앞으로도 이레는 더 머문다는데 아서라, 사흘이면 족하지 않겠니. 2016. 1. 19.
겨울의 밤하늘을 보며 - 尹明相 겨울의 밤하늘을 보며 / 석우 윤명상 패딩 깃 속에 한사코 웅크린 고개를 들어 무심코 밤하늘을 보았다. 하늘 복판에서 남서쪽으로 오랜 세월 잊고 있던 오리온자리가 손짓한다. 반가운 마음에 희미한 별빛을 헤아리며 모양을 맞춰보니, 맞다. 내친김에 북극성 북두칠성 카시오페이아도 찾아보지만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은 때때로 아름다운 추억까지 까맣게 잊히게 한다. 아~ 어린 시절, 그토록 눈 맞추며 놀던 별들이 이제는 하나둘 잊혀 간다. 총총한 별자리들은 동무였고 꿈이었는데 무심히 잊고 살아온 날. 별들은 그 자리 그대로 어두운 밤하늘 지키며 변함없이 손짓하건만, 너를 잊고 지낸 민망함에 에둘러 헛웃음으로 모진 세월만 탓해 본다, (문학사랑, 2017년 겨울호에 수록) 2016. 1. 14.
겨울 산 - 尹明相 겨울 산 石右 尹明相 주인 없는 빈집처럼 썰렁한 겨울 산에 도둑인 양 한기만 넘나들고, 까칠하게 말라버린 잔가지 사이로는 매서운 삭풍만 오간다. 듬성듬성 매달린 잎새는 달포 전의 함박눈이 그리운 듯 하늘을 향해 살랑거리고, 이따금 찾아드는 산새들 노랫소리로 시린 외로움을 달.. 2016. 1. 7.
세밑에서 - 尹明相 세밑에서 / 석우 윤명상 숨 가쁜 나날 헐떡이며 뛰어가는 시간에게 물었다. 무엇이 그리 바쁘냐고, 시간이 내게 말했다. 세월이 바쁜 게 아니라 인생이 바빠서 그리 느끼는 거라고, 세월을 따라 가는 내게 나는 물었다. 무엇이 아쉬워서 시간에 쫓겨 뛰어가냐고, 나는 내게 대답했다. 사랑할게 많아서 뛰지 않으면 놓칠까봐 부지런히 따라간다고, 하루를 남긴 세밑 저물어 가는 오늘도 나는 내게 말한다. 사랑할게 너무 많다고, [신인작품상] 2015. 12. 30.
겨울비 - 尹明相 겨울비 / 石右 尹明相 계절을 뒷걸음치듯 조용히 겨울비가 내립니다. 대설(大雪)도 지났는데 눈치가 보이나 봅니다. 짝꿍도 없이 내리는 적막한 겨울비는 무안한 듯 추적추적 가랑잎만 적시다가 작은 골창에 들어 금세 낯을 피하고 맙니다. 2015. 12. 10.
첫눈을 바라보며 - 尹明相 첫눈을 바라보며 우아하게 내려와 사뿐히 자리에 앉는 도톰한 매력이 가슴을 설레게 하네요. 소복이 쌓이는 뽀얀 얼굴의 고운 미소가 심장을 뛰게 합니다. 차가운 바람결에 휘날리다 마주치면 수줍은 살결은 내 안에 녹아들고 빈 가지에 앉아 하얀 꽃이 되어서는 밋밋한 일상에 멋진 감.. 2015. 11. 26.
낙엽(落葉) - 尹明相 낙엽(落葉) / 石右 尹明相 생기를 잃고 어느새 바스락거리는 초라한 모습이 되었어도 낙엽은 아파하지 않는다. 바라보는 내가 아플 뿐. 고왔던 단풍 옷 벗고 바람 따라 길거리에 나뒹군들 낙엽은 눈물짓지 않는다. 밟고 가는 나의 눈물일 뿐. 미련 없이 화려했던 가을을 내려놓고 홀연히 .. 2015. 11. 25.
가을을 보내며 - 尹明相 가을을 보내며 / 石右 尹明相 왔다 가는 것이 이치지만 잡아둘 수 없어 서운한 건 가을에 새긴 사연 때문이다. 가지 말란다고 머뭇거릴 세월이었다면 벌써 무릎이라도 꿇었겠지. 이제 떠나고 난 뒤에라도 그리워할 흔적 한 줌은 남겨야겠다. 나부끼다 떠날 가랑잎에 내 마음 새겨놓고 가.. 2015. 11. 17.
사랑했더니 - 尹明相 사랑했더니 사랑했더니 그리움이 생겼습니다. 마음 구석에 한 덩어리 사랑했더니 질투가 생겼습니다. 마음 복판에 두 덩어리 사랑했더니 그리움과 질투가 섞여 희로애락 세 덩어리 사랑은 그렇게 그리움과 질투가 만나 꿈이 되는 것 石右 尹明相 2015. 11. 9.
가을의 노래 - 尹明相 가을의 노래 石右 尹明相 양지의 포근함에 단청하고 나온 나뭇잎 고운 빛깔 눈부신 시월의 끝 이맘때면 서로가 뒤질세라 온 산야를 물들이며 갈바람 끌어안고 고운 채색 잎사귀로 가을을 노래하는데 물들어가는 계절에 물들지 못한 마음의 외로운 빈 마음을 가을 곱단 춤사위는 살며시 .. 2015. 10. 30.
잡초처럼 - 尹明相 잡초처럼 / 石右 尹明相 아픔은 마디가 되고 외로움은 줄기가 되어도 늘 평온한 모습으로 늘 싱그러운 모습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서 그렇게 변함없는 잡초여 밟히고 꺾이어도 다시 고개 세우고 원망도 탄식도 없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말없이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잡초여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천한 듯 무명으로 살더라도 그렇게 그 자리에서 일생을 사는 잡초처럼 스치는 바람도 사랑하리 꺾이는 아픔도 노래하리 잡초처럼 의연히 서서 행복하게 살아가리 [문학사랑 신인작품상 당선작] 2015. 8. 27.
그늘 밑에서 - 尹明相 그늘 밑에서 石右 尹明相 고놈의 뙤약볕 채근에 못 이겨 가던 길을 멈추고 취록 무성한 나뭇잎 그늘 밑에 쪼그려 앉았다. 세상 시름 내려놓고 등줄기 흐르는 땀 무심히 말리자니 지나던 바람도 찾아와 열기를 식히고 간다. 언제 사라질지 모를 한 평 남짓 그늘진 좁은 공간은 그렇게 잠시 .. 2015. 8. 4.
이름도 모르는데 - 尹明相 이름도 모르는데 / 石右 尹明相 발길도 닿지 않아 무성한 풀밭 사이로 곱게 핀 꽃 한 송이. 이름도 모르는데 통성명 없이 대뜸 환한 함박웃음으로 가는 길을 붙잡는다. 네 이름이 뭐니? 넌지시 물어도 고운 미소로 말없이 안겨올 뿐이다. 이름도 모르는데 내 마음에 피어나 오늘도 환한 미.. 2015. 7. 31.
반 달 - 尹明相 반 달 - 윤명상 2015. 7. 19.
먼 산이 그립다 - 尹明相 먼 산이 그립다 먼 산이 그립다. 틈만 나면 손짓하는 뒷산이 푸르건만 눈짓 한번 없는데도 아득하여 이름도 모를 먼 산을 동경한다. 갈 수 없어 바라만 보다 정든 산 멀리 있어 신비롭고 쉬이 갈 수 없기에 그리운 꿈만 꾸다가 마음에 고이 담아본다. 저 산에 가리라. 멀어서 그리운 산 갈 .. 2015.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