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시방1577 가로수 - 尹明相 가로수 ('동구문학' 제18집에 수록) 한껏 머리를 낮추고 절제된 자태로 줄지어 선 가로수, 좁은 도로 옆 보도에서 그림자로 태양을 감추고 분주히 지나는 이들을 반긴다. 꾸밈없는 모습으로 온갖 잡소리는 끌어안고 숱한 행인들의 푸념은 숫제 아니 들은 척 살랑살랑 딴짓하다가 가름막 없.. 2015. 6. 5. 푸껫 가는 길 - 尹明相 푸껫 가는 길 / 石右 尹明相 여행이라며 어둠 속에서 비행기에 올랐다. 희미하던 불빛마저 사라지고 앞서간 어둠을 따라 여섯 시간 반을 쫓아야 만나는 푸껫이란다. 비행기 천장에 붙어 온갖 애교를 떨던 화면이 잠시 푸켓 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고도 11,582m 시속 845km 외부온도 -45 ̊ 누군.. 2015. 5. 19. 사랑하기에 - 尹明相 사랑하기에 석우 윤명상 사랑하기에 달리 드릴 게 없어 다듬고 다듬어 당신이 기뻐할 마음으로 다가가리다. 당신이 다칠까 싶어 부수고 부수어 마음을 낮추고 깎고 깎아서 모서리 없는 마음으로 다가가리다. 응어리진 성깔은 짓눌러 잘게 부수고 당신이 뭐라 하던 부드럽게 스며들 마음.. 2015. 5. 7. 햇살을 보며 - 尹明相 햇살을 보며/윤명상 ('동구문학' 제18집에 수록) 2015. 5. 6. 동행 - 尹明相 동행 - 윤명상 2015. 5. 2. 바람이 되어 - 尹明相 바람이 되어 / 석우 윤명상 바람이 되어 그대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 그대가 외로울 때면 흥을 돋궈주는 개구쟁이 바람이 되고, 울고 싶어질 때면 꽃잎에 속삭이듯 감미로운 세레나데가 되어 그대 곁에 머무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그대가 부르거나 보고 싶어질 때마다 나뭇잎 간질이 듯 그대 마음에 속삭이는 노래가 되고 시가 되는 바람. 보이는 것보다 느껴지는 그리움으로 항상 그대 곁에 머무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2015. 4. 23. 눈을 감으면 - 尹明相 눈을 감으면 석우 윤명상 눈을 감으면 보여 지는 모든 것이 당신 뿐이기에 행여 사라질까 싶어 뜨지 못한 눈으로 당신만을 바라봅니다. 눈을 감아도 행복이었던 것은 당신의 한결같은 사랑이 눈을 감아야 더 아름답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눈을 감으면 당신은 다가와 나의 전부가 되기.. 2015. 4. 22. 봄비 맞으며 - 尹明相 봄비 맞으며 - 石右 尹明相 [문학사랑 신인작품상 당선작] 오늘 내리는 봄비는 사랑이었다. 추억이었다. 그리고 그리움이었다. 사랑을 맞으며 추억에 젖으니 그리움이 흘러내렸다. 걷는 골목길은 사랑이 동행하고 발걸음 디딜 때마다 얼굴과 가슴에는 추억이 애무했다. 사랑이 비가 되어 .. 2015. 4. 19. 봄에 지는 꽃 - 尹明相 봄에 지는 꽃 석우 윤명상 봄에 진다고 슬퍼하지 마라. 폭설 한파 긴 입김에 천지가 숨죽이고 있을 때 당당히 속살을 드러내며 벌거벗은 수줍음으로 고개 먼저 내밀던 꽃이여 반칙하듯 계절을 앞질러 꽃잎부터 내미는 열정에 비난과 야유가 아닌 환호와 갈채를 보내나니 너는 모두의 희.. 2015. 3. 27. 봄날을 사랑하련다 - 尹明相 봄날을 사랑하련다 석우 윤명상 봄날을 사랑하련다. 짐승 깃털 겉옷을 벗고 자유로운 몸뚱이로 하늘을 날며 짙은 화장기 걷어내고 땅을 기는 알몸 지렁이처럼 순수함을 사랑하련다. 사랑이라는 이름 뒤에서 이기심에 절여진 아픈 사랑은 벗어버리고 봄날을 사랑하련다. 계산된 사랑은 .. 2015. 2. 21. 낙엽이 되어 - 윤명상 낙엽이 되어 / 석우 윤명상 가을옷 곱게 입은 낙엽이 춤을 춘다. 푸른 하늘은 배경이 되고 흰 구름 무대 삼아 고운 자태로 너울댄다. 바람 타는 군무에 하늘과 땅은 조연이 되고 햇빛마저 조명이 될 때 실바람은 갈채를 보낸다. 지친 영혼으로 잃어버린 계절을 바라보다 화려한 군무에 빠져 덩달아 낙엽이 되면 몸부림치며 꿈꾸던 그 무엇도 탐하던 욕심과 악착같던 자아도 낙엽의 군무 속에 그렇게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2014년 11월 5일 2014. 11. 11. 나팔꽃 - 윤명상 나팔꽃 / 윤명상 검붉게 녹 쓴 도시의 아파트 철골울타리는 늘 차갑고 흉하여 바람조차 머물지 않고 지나쳤다. 잠깐 비취는 햇볕을 벗 삼아 아무 눈길도 없는 외로움을 달랜다. 한데의 고독을 견디며 묵묵히 삶의 둥지를 지키던 철골 울타리에 어느 가을날, 손님이 찾아왔다. 연한 꽃잎 줄기 하나가 철골을 타고 올라오더니 어느새, 연보랏빛 곱디고운 꽃을 피웠다. 한 송이, 두 송이, 세 송이… 흉하던 시월의 철골울타리는 이제, 화사하고 아름다운 꽃이 되었다. 따뜻한 햇볕이 머물고 외면하던 바람조차 콧노래 부르며 쉬어가는 사랑스러운 꽃잎이 되었다. 2012/10.20 2012. 10. 21. 겨울 골목길 - 尹明相 겨울 골목길 [문학사랑 신인작품상 당선작] 태양은 건물 꼭대기를 넘나들며 술래 잡고 볕은 골목길 사이사이 끄트머리 섣달의 한기를 쓸어낸다. 음지의 매섭던 찬바람도 볕 든 골목길에서는 어머니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행인의 옷깃을 여며주고, 행인들의 시선을 훔치다 추위에 지친 낡.. 2012. 1. 12. 어머니 - 윤명상 어머니 석우 尹明相 골 파인 밭이랑처럼 쪼그라진 주름살에 풍진을 업고 온 세월. 자식에 대한 걱정으로 여하간, 목이 메어 말을 삼키시며 당신의 깊으신 뜻을 애절하게 토해내셨지요. 곱디곱던 시절, 자식을 품에 꿈으로 안으시고 넓지 않은 전답에 땀 뿌리시며 마냥, 기쁨의 계절들로 해전, 기다리셨던 어머니. 여생일랑 평안하소서. 당신을 위해 타실 짐승이라도 되오리다. 여생일랑 복을 얻으소서. 누리실 기쁨을 위해 밟고 오를 계단이라도 되오리다. 어머니, 어머니, 기필코 행복하셔야 할 어머니! 1983년 봄에 2010. 5. 7. 추억 - 윤명상 - 추억 - 윤 명 상 나만의 영상이 있다 눈에는 아니 보이는 달콤한 밀어가 있다 귀에는 아니 들리는 부드러운 촉감이 있다 피부로 느낄 수 없는 공유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지울 수 없는 세계 속에서 남들은 망상이라지만 접어 둘 수 없는 나만의 현실을 본다 1987년 (일기장에서) 2008. 6. 10. 어버이의 품 - 윤명상 어버이의 품 石右 尹明相 아이로 바라보던 그 어버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아이가 되어 어버이 품에라도 한껏 안기고 싶은 애절함은 그 포근하던 광목 옷섶에서 서글피 울던 예 어린 응석같이 철부지인 까닭입니다 때때로 울며 헤매던 어둠 속에서 철퍼덕 주저앉아 기도함은 아직도 온기.. 2008. 6. 10. 소망 - 윤명상 소 망 / 윤명상 흔히, 먼 산을 초점 없이 응시할 때 정신 나갔다고 말합니다. 나는 정신이 나간 모양입니다. 창문 넘어 빠끔히 바라다보이는 틈새 하늘을 마냥 바라보고 있거든요 마음에 있는 임의 모습을 미처 보지 못한 탓입니다. 마음에 그려 놓고도 피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 2008. 6. 10. 사랑을 말하기엔 - 윤명상 사랑을 말하기엔 윤명상 사랑을 말하기엔 아픔이었고 이별을 말하기엔 두려움이었습니다. 때로는 사랑으로 울었고 아픔으로 사랑했습니다. 아픔이 싫어 외면했다가도 연민에 되돌아서고 맙니다. 떠받치지 못한 아픔 속으로 돌아서고 맙니다. 텅 빈 가슴이 눈을 뜨면 시린 눈가엔 고독이.. 2008. 6. 10. 탑정호에서 - 윤명상 탑정호에서 석우 윤명상 탑정호 푸른 물빛에 물안개 피어오르듯 내 마음엔 그리움이 폴폴 피어난다. 호수 둔치 카페에서 새어 나오는 커피 향처럼 금잔디는 그대를 대신하여 달콤한 미소를 보낸다. 2008. 6. 10. 소녀 - 윤명상 소녀 석우 윤명상 열아홉 소녀는 편지 한 장의 행복으로 소박한 사랑을 꿈꾸던 해맑은 소녀였습니다. 소리 없는 미소는 고운 청춘의 노래였고 행복함으로 바라보게 했던 내 마음의 별이었습니다. 단발머리 청초한 눈빛 보조개 드리운 미소 사뿐사뿐 걷던 단아함은 추억 속의 꽃이었습니다. 세월은 흘러도 내 마음에서는 여전히 열아홉 소녀입니다. 2008. 6. 10. 어느 날 다가온 사랑 - 윤명상 어느 날 다가온 사랑 /윤명상 바람처럼스치고 갔기에 미처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 바람이 지난 뒤에야그리움으로밀려오는 것을 보고사랑인줄 알았습니다. 바람처럼 다가온 그대의 사랑은영원히 지울 수 없는 마음 깊숙이 행복한 흔적이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일기장에서) 2008. 6. 10. 이전 1 ··· 72 73 74 75 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