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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1578

시계바늘처럼 - 윤명상 시계바늘처럼 석우 윤명상 시계바늘 속도만큼만 가자. 앞질러 갈 일도 뒤처질 일도 아니다. 앞서려고 하는 것은 삶을 혹사하는 일이요 그보다 느리다면 자기기만이거나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있는 까닭이다. 서둘러 간다고 많이 사는 것도 아니기에 조바심낼 일도 아니다. 시계바늘은 어.. 2017. 9. 21.
담쟁이 - 윤명상 담쟁이 / 석우 윤명상 너에게로 가는 길. 담을 타고 오르는 것은 두근거리는 일이기에 푸르던 볼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발 디딜 곳 없어 아무도 넘보지 않는 담벼락에 홀로 매달리며 애쓰다 혈관조차 붉게 피었다. 직벽이면 어떠랴 기어오르는 수고보다 햇살 머문 창가에서 그대를 느낄 수 있다면야, 한 땀 한 땀 실로 꿰매듯 타고 오르는 붉은 자국은 그리움의 고백이요 그대를 향한 사랑인 것을. 2017. 9. 14.
오솔길에서 - 윤명상 오솔길에서 석우 윤명상 오솔길에 이야기꽃이 활짝 핀다. 귀를 기울인 만큼 들리고 마음을 여는 만큼 나눌 수 있다. 바람이 나무에게 말하고 나무가 수풀에게 소곤대며 자연의 언어로 숱한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 듣다 보면 마음에 차오르는 평온함, 드디어 나.. 2017. 8. 29.
우리 아기 - 윤명상 우리 아기 석우 윤명상 갓난아기를 보노라면 천사 같은 순수함에 빠져든다. 꾸밈없는 표정으로 마주 보는 눈빛은 행복을 쏘는 광선이다. 울면 울어서 예쁘기에 울음에 담긴 이야기를 마음으로 읽어 들인다. 잠든 모습이 황홀하도록 아름다운 요정. 바라보다 그만 깨우고 말지만, 마냥, 품.. 2017. 8. 26.
뒷모습 - 尹明相 뒷모습 石右 尹明相 뒷모습에도 나의 얼굴이 있다. 누군가는 뒷모습에서 나의 표정을 읽겠지. 나는 볼 수 없는 뒷모습의 내 얼굴이 꾸미지 못한 흘러간 이야기조차 고스란히 보여주기에 더 순수한 얼굴이 아닐까. 지나온 세월, 순수하게 남아 있는 것은 모두 뒷모습뿐이다. 2017. 8. 23.
사랑에 대하여 - 尹明相 사랑에 대하여 石右 尹明相 사랑은 고통을 동반하기에 고통이 없는 사랑은 뜬구름이다. 사랑은 수고의 결실이며 아프도록 견디는 희생이기에 아프지만 달콤하고 아프면서 행복인 것, 사랑은 나를 낮춘 만큼 커지고 너를 높인 만큼 달콤해지는 걸. 2017. 8. 20.
아침이 주는 행복 - 尹明相 아침이 주는 행복 石右 尹明相 아침에 보여주는 당신의 미소는 행복을 여는 열쇠이며 집 안에 뜨는 태양입니다. 해가 떠오르면 온 천지가 환하듯이 당신의 미소에 가족의 마음은 찬란해집니다. 아침에 나누는 부드러운 대화는 하루를 버티는 힘이고, 마음에 꽃이 피듯 기쁨이 피어올라 하루의 여정은 가벼워집니다. 미소와 부드러운 대화는 하루를 복되게 하는 가족을 위한 당신의 최고의 선물입니다. (한국인터넷문학상 수상작) 2017. 7. 26.
한여름 밤에 - 尹明相 한여름 밤에 (충청예술문화 2017.9월호 수록) 石右 尹明相 미풍에 미소를 보내는 너는 잔잔한 너울로 오랜 추억을 쓰다듬는 호수다. 약풍에 개구쟁이가 활개를 친다. 들로 산으로 철부지는 천하무적인 양 호령하던 그 흔적들이 지금, 바람에 이끌려 가슴에서 또아리를 튼다. 강풍에 아직 아.. 2017. 7. 18.
잊을 수 없는 것 - 尹明相 잊을 수 없는 것 石右 尹明相 나이테만큼이나 쌓여가는 삶의 이야기. 버리고 잊어도 달라붙는 사연들, 불쑥 튀어나오는 기억을 추억으로 읽다가 그리움이 남으면 곱게 다듬어 오늘이라는 책갈피에 끼워 넣는다. 2017. 7. 10.
목욕하는 날 - 尹明相 목욕하는 날 石右 尹明相 방 한 켠 욕창매트에서 구순의 어르신이 신음을 한다. 가벼워진 기억을 안고 무뎌진 홀로서기로 몸부림치는 숨. 이레에 한 번 온 몸에 쌓여가는 망각의 때를 씻겨내기 위한 힘겨운 싸움이다. 욕조까지 십리 같은 여정은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버겁지만 무거운 짐을 모두 벗어놓은 듯 노인은 물속에서 아이가 된다. 2017. 7. 8.
시인을 만나다 - 尹明相 시인을 만나다 石右 尹明相 멀리 있고 멀게만 느끼던 동경과 외면의 대상이었지. 졸졸 뒤를 쫒으며 곧잘 흉내도 내지만 더는 바라지도 않았어. 그렇게 꿈과 가상이 종종 현실을 비비꼬며 척하는 시늉을 하더니,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던 그 시인을 만난거야. 흉내 내며 시늉만 했는데 .. 2017. 7. 8.
하윤이의 출생 하윤이의 출생 산고는 생명에 대한 환희란다. 사랑으로 잉태하여 십 개월을 품어오며 엄마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 태중의 너를 느끼는 순간부터 여자가 아닌 엄마가 된 거야. 하루하루 하윤이를 기다리며 엄마는 찬송하고 아빠는 기도했단다. 하윤이가 엄마 가슴에 안기는 순간, 우리.. 2017. 6. 26.
벽화마을 - 尹明相 벽화마을 石右 尹明相 고소동 언덕 위로 어깨를 맞댄 담벼락이 화폭으로 변신했다. 꼬부랑 사잇길에서 새를 품은 나무와 돌고래 풀장이 된 바다, 어린 시절 우스꽝스러운 철부지들이 반긴다. 호기심 많은 어린 왕자가 되어 가파른 골목을 탐험하며 그림 속으로 하나둘 스며드는 사람들, .. 2017. 6. 21.
폭염 - 尹明相 폭염 石右 尹明相 태양처럼 뜨거웠으면 싶다. 누가 뭐래도 불태우고 싶은 인생인 것을. 하루 한나절 열기 쏟아내고 사라지듯 뜨거운 열정으로 살아야지. 차디찬 영혼들을 위해 십자가의 사랑으로 자신을 불태운 메시야처럼. 더위에 시들기보다 더위를 데우는 믿음으로 한나절, 활활 불태.. 2017. 6. 20.
울릉도에서 - 尹明相 울릉도에서 石右 尹明相 고래 몇 마리 뛰놀 것 같은 망망한 바다 눈 비비는 동해의 아침은 낙원의 꿈을 안겨주고, 저동항에 여객선 발 디디면 촛대바위에 앉아 반겨주는 갈매기. 파도 소리 닫아놓고 하늘을 우러르는 나리분지는 잠시, 시끄러운 세상을 벗고 낙원에 흠뻑 젖어보라 한다. 2017. 6. 18.
독도야 안녕 - 尹明相 독도야 안녕 / 石右 尹明相 독도 가는 날, 잘게 부서지는 파도 따라 안겨 보는 독도야, 안녕! 태극기 흔들며 마실 오는 이웃들로 더는 외롭지 않겠지. 사랑으로 보듬는 가슴에 안겨 오는 뭉클함. 동도 서도 쌍둥이 섬엔 울창한 숲도 빌딩도 없다만 너는 한민족의 연인. 그저 그 자리에 있어.. 2017. 6. 17.
낭만버스킹 - 尹明相 낭만버스킹 石右 尹明相 쏟아지는 불빛이 출렁이는 파도에 잠겨 밤바다의 꽃이 된다. 달빛을 조명 삼아 청아한 노랫가락이 감성을 자극해 오는 밤. 밤을 잊은 흥겨움이 추억의 책갈피를 만들고, 시간을 거스른 낭만은 청춘의 일기를 쓴다. 맨바닥에 자리 잡은 버스킹의 음향이 마음을 휘감아오면 음악에 취한 포차는 남도의 맛을 푸짐하게 담아낸다. 2017. 6. 9.
연꽃사랑 - 尹明相 연꽃사랑 (제15회 서동연꽃축제 시화전 전시작품) 石右 尹明相 햇빛 가득한 연잎이 어머니 품처럼 정겹다. 흙탕물에 물들지 않고 길게 내민 고개마다 꽃망울 달아놓는 정성이 어머니의 마음이다. 분홍치마 차려입은 연꽃은 마음을 물들이고 고향의 그리운 빛깔 쏟아내며 한 아름 안겨주.. 2017. 6. 5.
이발소에서 - 尹明相 이발소에서 石右 尹明相 목에 두른 커트보에 미끄러지는 머리카락이 이별을 고한다. 무정한 소리를 내며 함께한 정을 미련 없이 떨구는 가위. 발밑 몇 줌의 머리카락이 유기물에서 무기물로 변신중이다. 이왕에 내 나이 위로 웃자란 세월과 커져버린 마음 속 욕심까지 잘라서 버릴 수는 .. 2017. 5. 31.
봄과 여름 사이 - 尹明相 봄과 여름 사이 石右 尹明相 오월의 끝자락에 폭염이 매달린다. 봄은 싱그러움이 제멋인데 계절은 서둘러 여름으로 건너뛴다. 열기 토해놓는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는 물결을 이루고 자라다 만 가로수 잎이 여름인양 짙어간다. 구름이 녹아서 사라지면 볼가심한 바람은 기운을 잃고 햇.. 2017. 5. 29.
여름, 그리고 낚시터 - 尹明相 여름, 그리고 낚시터 石右 尹明相 가녀린 물보라 속에 산봉우리 하나 우뚝 서 있고 오뉴월의 열풍은 꼬마들 물장구에 잠겨버린다. 저만치 낚싯대에 세월을 걸어놓고 긴긴 하루해를 낚는 강태공은 낚싯밥을 가누는 여유로 태양의 열기를 식히는데 철부지 꼬마들은 돌팔매에 흥을 발하고 .. 2017.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