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시방1577 나를 가두다 - 尹明相 나를 가두다 / 石右 尹明相 창살 없는 구속이 펼쳐진다. 손에 쥔 막대기로 습관처럼 구속되면 사로잡히는 시간, 억압되는 자유. 거실의 모든 공기를 빨아들이고 잊어버린 숨소리에 마음을 옭아매는 덫, 탈출할 수가 없다. 구속이 깊을수록 상실되는 나의 세계, 그것은 또 다른 나지만 막대.. 2017. 2. 12. 시침 분침 초침 - 尹明相 시침 분침 초침 石右 尹明相 열두 개 숫자가 만든 작은 세상이 우주를 담고 인생을 담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제자리만 빙빙 돌며 가만히 있는 나를 이끌고 간다. 호리한 놈은 급하게 내달리고 큰 놈은 우직하게 제 길을 가는데, 통통한 놈은 귀찮은 듯 뭉그적거린다. 제각각 자기 길을 가지.. 2017. 2. 10. 여수 예찬 - 尹明相 여수 예찬(麗水禮讚) / 석우 윤명상 남풍이 입맞춤하는 몽환적인 한반도의 첫 마을, 동해와 서해가 감싸고 백두대간이 안아주어 평온한 낙원이여. 동백꽃 춤추던 오동도에 '나, 왔노라' 인사하면 온 몸을 흔들며 반겨주는 오색 물보라. 별빛 쏟아지는 해양공원에는 귀염둥이 여니 수니 손짓한다. 해상케이블카 이고 가는 거북선대교 따라 고운 빛 뿜어내는 돌산에 다다르면 아, 아름다운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잊지 못할 꿈 한 아름 안겨주니 어디라도 부럽지 않은 낙원이여라. 꿈속을 거닐 듯 야경에 취하고 홀린 듯 경치에 반하니 마음에 듬뿍 담아다가 지금도 나는 여수에 있노라. 2017. 2. 10. 헬스장에서 - 尹明相 헬스장에서 / 石右 尹明相 탁한 조명이 날뛰는 공간 가쁜 숨을 헐떡이며 삶을 위협하는 것들을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도망가자, 도망가자, 살기 위해 도망치는 몸부림이 필사적이다. 자기를 피해, 자기를 거스르며 자신과 싸우는 전사가 따로 없다. 귀먹은 스피커에 의지하.. 2017. 2. 6. 봄을 기다리며 - 尹明相 봄을 기다리며 石右 尹明相 오늘은 홀로 파란 하늘이 햇빛을 얼러 포근히 다가온다. 아직은 잠든 초목이지만 햇볕의 달콤한 입맞춤에 살며시 기지개 켜지 않을까. 성가셨던 한설 뜸한 사이 입춘이 손을 내밀어 봄이 오는 길목을 열어 놓는다. 어릴 적 산골 시냇가에서 얼음 깨 먹고 나면 .. 2017. 2. 2. 결혼식장에서 - 尹明相 결혼식장에서 언니가 결혼을 한다. 조금은 이른 나이에 그림 같은 행복으로 화장을 하고 사랑 가득한 미소를 하얀 드레스에 담아 바라보는 이들에게 뿌려주건만 홀 앞자리 테이블에 앉아 시집가는 언니를 지켜보는 네 살 아래 예영이는 눈이 벌겋도록 눈물만 훔치고 있다. 언니와 동생은 의좋은 친구처럼 의지했기에 앞날을 축복하는 마음이 눈물로 넘쳐흐르나보다. 형부를 맞는 설렘으로 기쁨이 눈물이 되어 흐르나 보다. 그렇게 언니의 결혼식은 눈물에 축시를 담아 부르는 축가였다. 행복만 가득하라고, 2017.1.21 / 石右 尹明相 2017. 1. 23. 행복이란 - 尹明相 행복이란 / 石右 尹明相 미소 띤 아침이 있고 기쁨을 곁들인 점심과 저녁에 웃음이 있다면 행복이다. 행복은 하늘의 별과 같아서 손을 뻗어 가질 수는 없지만 마음에 품으면 내 별이 되듯 행복은 잡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품는 것이다. 너를 품고 내가 안기면 우리는 세상을 품은 것이다. 품 안의 작은 세상은 담지 못할 것이 없는 무한한 사랑이기에 행복이다. 마주보고 웃을 수 있다면 등을 맞대고 의지할 수 있다면 서로가 곁에 있어 든든하다면 달리 행복이라 말하지 않아도 마음에 너를 품었으니 행복이다. * 동구문학 제22호에 수록 2016. 12. 27. 가슴에 새긴 이름 - 尹明相 가슴에 새긴 이름 / 石右 尹明相 가슴에 새긴 이름은 지워지지 않는다. 세월이 흐른 뒤에 지난여름을 잊은 겨울처럼 잠시 잊혔다가도 불쑥 미소 띤 얼굴로 다가오는 것은 놓고 싶지 않은 그리움 때문이다. 지우려하면 아픈 흔적만 생긴다. 애써 잊으려 한다면 멍들뿐이다. 지울 수 없는 이름으로 가슴에 품고 사는 것은 아직도 그대가 보고 싶은 때문이다. 세월에 여과된 이름은 순수해진다. 이름에 묻어 있던 사연들은 마음 속 영화로 재구성되고 빗물에 씻긴 나뭇잎처럼 청초하게 그대 이름은 또다시 가슴에 새겨진다. * 동구문학 제22호에 수록 2016. 12. 23. 계족산(鷄足山) - 尹明相 계족산(鷄足山) 대청호 끝자락에 살짝 발을 담그고 한밭을 조용히 품은 산, 둘레산길 능선은 계절마다 그림이 되고 곳곳에서 만나는 사잇길은 아름다운 명소를 품고 동화 같은 대전을 보여준다. 허리춤에 황톳길을 내어 자연을 벗 삼아 걸으라 하고 누구에게나 품을 내주며 기꺼이 안기.. 2016. 12. 21. 시인의 노래 - 尹明相 시인의 노래 / 石右 尹明相 늙어가는 세월을 시인은 청춘으로 읊는다. 꿈꾸는 청춘과 스치는 사랑을 노래하며 동심에서 영원까지 꽃으로 피었다가 바람이 되어 모든 세월을 넘나드니 시인이다. 달콤한 연애를 찾아 모든 자연을 그리워하고 세상의 모든 것에 연민한다. 초라함도 사랑하니 시가 되고 사물조차 연애하니 시인이다. 자잘한 단어들을 꿰맞추어 음률을 넣고 생기를 입히면 허상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상상의 꽃이 된다. 오늘도 시인은 어제처럼 추상을 그려놓고 글로 곱게 색칠한다. * 동구문학 제22호에 수록 2016. 12. 10. 겨울바람 - 尹明相 겨울바람 / 石右 尹明相 잎새 잃은 앙상한 나뭇가지가 가만히 지나는 바람을 붙잡고 징징대며 투정을 부린다. 온기 잃은 추운 날일수록 햇빛마저 외면하는 정오쯤에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바람처럼 내 마음은 너에게 매달려 추위조차 잊어야 한다. 바람이 잎새를 대신하듯 그리움은 겨울 나뭇가지처럼 내 마음을 달라하고 못 이기는 척 거두지 못한 마음은 지금도 너에게서 대롱거린다. 겨울바람은 세차지 않아도 가슴으로 느낄 수 있기에 너에게 매달려 밤새 징징대고 싶다. *동구문학 제18집에 수록 2016. 12. 9. 겨울 가로수 - 尹明相 겨울 가로수 [문학사랑 신인작품상 당선작] 이파리 떨군 가로수마다 지난여름 뜨거웠던 사연들만 걸어두고 조용히 침묵에 들어갔다 이제는 누구라도 화가가 되어 휑한 가로수 가지가지에 자기 그림만 그려 넣으면 된다 아팠던 마음을 그려볼까 그리웠던 추억을 그려볼까 손짓하는 꿈을 .. 2016. 12. 2. 가을은 깊어 가는데 - 尹明相 가을은 깊어 가는데 가을볕에 불어오는 모든 것이 노래가 되어 행여나 놓칠세라 스치는 바람도 잡아본다. 잊고 말 느낌이지만 님의 숨결만 같아 가슴 깊이 끌어안고 허공 속을 달리다 보면 낙엽 지는 소리에 그리움 가득한 세월은 한 움큼 행복이었다가 금세 쓸쓸한 여운이 된다. 가을은 .. 2016. 11. 16. 사랑이란 - 尹明相 사랑이란 / 석우 윤명상 우리가 나눈 이야기 속에는 못다 표현한 사랑이 있고 표현할 수 없는 더 큰 사랑이 있다 나는 말했지 너를 사랑한다고… 수없이 고백했던 말이지만 사랑은 단지 말이 아니고 내 안에 있는 뜨거움이었어. 우리가 나눈 이야기 속의 사랑은 단풍과 같은 거야 화려하지만 바람에 떨어지고 그래서 미련만 남는 거라고 진짜 사랑은 말로 한들 초라해지기에 가슴에 품고 사는 거지 몰라줘도 변치 않는 사랑으로 죽도록, 영원까지… * 동구문학 제 22호에 수록 2016. 10. 24. 갈바람 - 尹明相 갈바람 /石右 尹明相 태양을 가로질러 흩어진 구름은 햇살만 남긴 채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나뭇잎 흔들며 자랑 끼 촐랑이던 간지러운 바람이 어느새 까칠해지고 옷깃사이로 부채질하던 철없던 쪽바람은 구름 따라 노닐던 앳된 꾸러기에서 은행잎 노랗게 물들이는 갈바람이 되었다. [2017. 문학사랑 가을호 수록] 2016. 10. 22. 세월(歲月) - 尹明相 세월(歲月) 세월(歲月)은 가는데 내 마음의 그리움은 항상 어여쁜 시절입니다. 오늘도 세월은 어김없이 내 앞을 스쳐가지만 내 마음의 꿈은 늘 푸르른 새싹이지요. 세월이 스치며 남긴 숱한 흔적들은 켜켜이 쌓여 가는데도 나의 청춘은 변함이 없습니다. 오늘도 나는 주름진 얼굴을 보면.. 2016. 8. 4. 바람 부는 날에는 - 尹明相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날에는 마음 깊이 묻어둔 그대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바람처럼 홀연히 사랑 한 아름 안겨주었기 때문입니다. 바람 부는 날에는 지그시 눈을 감고 그대의 얼굴을 그리겠습니다. 바람처럼 부드럽게 행복 한가득 남겨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대 이름 부르라며 그.. 2016. 7. 26. 잿빛 하늘에서 - 尹明相 잿빛 하늘에서 햇살 감춰놓은 잿빛 하늘에서 그리움이 몰려온다는 건 이미 내 마음은 그대로 말미암아 잿빛으로 물든 때문입니다. 그대가 머물던 자리에 작은 물보라 일듯 바람처럼 임의 얼굴 스치면 애타는 마음은 폴폴 흩날리어 어느새 잿빛 하늘에 묻히고. 소나기라도 되어 점점 커져.. 2016. 6. 14. 산에 오르다보면 - 尹明相 산에 오르다보면 아우성치는 도시를 등지고 바람을 친구삼아 거친 숨을 노래삼아 산에 오르다보면 분주했던 일상은 어느새 추억인양 마음 속 책갈피가 된다 무겁게 달라붙던 번민과 욕심조차도 산에 오를 때에는 남의 것인 양 사라지고 홀가분한 영혼으로 나무가 되고 바위가 되어 그렇게 자연에 녹아든다 한 눈 팔면 안 되는 양 치열한 세상에서 잠시 고개를 돌려 산에 오르다보면 잃었던 나를 찾고 잊었던 임을 찾아 비로소 충만해지는 인생이여 石右 尹明相 2016. 5. 13. 꽃보다 봄을 - 尹明相 꽃보다 봄을 누가 그랬지 봄은 꽃피는 계절이고 그래서 아름답다고 우리는 환호했지 만개한 꽃을 바라보며 너무도 아름답다고 흐드러진 꽃잎을 한 컷 사진에 담아 두고두고 감상을 했어 사나흘 피었다 질 예쁨에만 열광하며 잠시 정신을 놓은 거야 곰곰이 생각해보면 꽃 지고 묵묵히 익.. 2016. 4. 14. 바람처럼 - 尹明相 바람처럼 바람처럼 그리움이 스친다. 모양도 없이 색깔도 없이 스치는 것만으로 느껴지는 바람처럼, 그리움은 감각도 없이 거친 바람인 듯 마음 속 깊이 스쳐간다. 아파도 아프지 않고 슬퍼도 슬프지 않은 깊은 그리움이기에 고통처럼 사랑해야지. 오늘도 그리움은 바람처럼 스쳐만 간다.. 2016. 3. 14. 이전 1 ··· 70 71 72 73 74 75 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