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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동시714

명절이 지나고(동시) - 윤명상 명절이 지나고       / 석우 윤명상 요란했던 설날이 지나고세상이 조용해졌어요.   손님은 떠나고시끄럽던 카톡은 잠잠해요.   싱글벙글 웃던 지갑도입 꾹 다물고 얌전한데   식탁 위에는 여전히친척들의 웃음소리가설날 음식처럼 가득하지요. 2022. 2. 2.
명절과 코로나(동시) - 윤명상 명절과 코로나 / 석우 윤명상 사람과 사람 사이 보이지 않는 금이 있어요. 즐거운 설이지만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 그어진 금을 따라 조심스레 움직여야 해요. 명절 속에도 보이지 않는 금들이 바둑판처럼 그어져 있거든요. 금을 벗어나면 코로나가 언제 어디에서 ‘어흥’하고 달려들지 몰라요. 2022. 1. 29.
비가 내릴 때면(동시) - 윤명상 비가 내릴 때면 / 석우 윤명상 비가 내리는 날에는 모든 것을 닫아 놓아요. 구름은 하늘을 닫아 태양도 푸른 하늘도 보여주지 않지요. 우산은 그런 하늘조차 내게서 가리려 해요. 어쩌면 너무 높은 곳만 바라보며 꿈꾸지 말고 낮은 곳도 바라보라는 의미인지 모르겠어요. 2022. 1. 26.
설날을 앞두고(동시) - 윤명상 설날을 앞두고       / 석우 윤명상 며칠 후면흩어졌던 친척들이명절을 가지고 내려옵니다.   서울도 내려오고수원도 내려오고성남도 용인도 내려온대요.   조용하던 시골집은전국의 설날이 몰려들어한바탕 잔치가 되겠지요.   그러다 명절이 끝나면작은 보따리가 된 시골은전국으로 흩어집니다. 2022. 1. 23.
귀마개(동시) - 윤명상 귀마개 / 석우 윤명상 추위에 빨개진 내 귀, 엄마가 사준 귀마개를 했다. 추위도 막고 시끄러운 소리도 막고 내 소리가 가장 크게 들렸다. 남의 귀에 시끄럽게 말만 했는데 내 말을 내가 들으며 생각했다. 앞으로는 남에게 말하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말해야겠다고. 2022. 1. 20.
하루의 시작(동시) - 윤명상 하루의 시작 / 석우 윤명상 한파에도 제시간에 맞춰 아침이 찾아왔어요. 추위에 코가 빨개진 해님은 아침 문을 열며 얼굴을 내밀고 하얀 입김에 쌓여 총총걸음을 하는 구름과 서리 옷을 입은 나뭇가지는 해님을 보며 아침인사를 하지요. 2022. 1. 17.
겨울 하늘(동시) - 윤명상 겨울 하늘 / 석우 윤명상 며칠째 울상이던 하늘이 오늘은 목욕에 화장을 하고 나왔어요. 티 하나 없이 거울처럼 맑고 깨끗한 파란 피부를 뽐내고 있거든요. 지나가던 태양도 푸른빛에 눈이 부신 듯 덩달아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2022. 1. 16.
달밤에 내리는 눈(동시) - 윤명상 달밤에 내리는 눈 / 석우 윤명상 달과 별나라에는 눈에 대한 전설이 있대요. 착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눈이 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는, 달과 별은 눈이 내리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어요. 감쪽같이 쌓인 하얀 눈만 보았을 뿐이지요. 그런데 오늘 밤에 전설은 현실이 되었어요. 반달이 지켜보는 앞에서 함박눈이 내리고 있거든요. 별들이 잠에서 깨면 반달은 자랑을 하겠지요? 함박눈이 천사처럼 펄펄 춤을 추며 내리더라고, *대전문학98(2022) 겨울호 *동시집 '해를 훔친 도둑비'에 수록 2022. 1. 12.
겨울 아침에(동시) - 윤명상 겨울 아침에 / 석우 윤명상 해님이 창문을 통해 내 방에 들어왔어요. 따라오던 찬바람은 밖에 남겨두고 해님 홀로 들어왔지요. 밤새 뒷산을 넘느라 추웠던지 한참을 머물며 몸을 녹이다 조용히 사라졌어요. 2022. 1. 9.
인형의 생각(동시) - 윤명상 인형의 생각 / 석우 윤명상 사람들은 참 이상해. 생긴 것은 우리랑 비슷한데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얼굴은 늘 어둡고 걸핏하면 화를 내며 다투거든. 서로가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건지 모르나 봐. 우리를 예뻐해 주는 만큼만 서로 예뻐해 주면 웃음꽃이 피어날 텐데. 어쩌면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 그럴 거야. 2022. 1. 4.
아빠의 겨울(동시) - 윤명상 아빠의 겨울 / 석우 윤명상 아빠의 어린 시절이 하얀 눈이 되어 쏟아집니다. 눈이 내릴 때면 아빠는 어린이가 되거든요. 비탈진 언덕에 눈을 모아 다진 후 물을 뿌려 밤새 얼린 다음 미끄럼 타던 이야기, 끝없는 아빠의 이야기는 함박눈처럼 소복소복 오늘도 쌓여갑니다. 2021. 12. 30.
겨울이 되면(동시) - 윤명상 겨울이 되면 / 석우 윤명상 겨울이 되면 가장 게을러지는 것은 아침의 태양이고 가장 부지런해지는 것은 해질녘 길가의 가로등입니다. 겨울만 되면 태양은 늦잠꾸러기가 되고 가로등은 초저녁부터 밝게 웃으며 나타나지요. 2021. 12. 29.
고드름(동시) - 윤명상 고드름 / 석우 윤명상 처마에 벌서고 있는 고드름, 밤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무슨 잘못이기에 아침이 되어서도 거꾸로 매달려 단체로 벌을 받는 것일까? 이유는 모르지만 해가 뜬 뒤에야 잘못을 뉘우치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고드름. 2021. 12. 26.
빈 들녘(동시) - 윤명상 빈 들녘 / 석우 윤명상 겨울, 빈 들녘에 개구쟁이 바람이 몰려와 눈치 없이 종일 달음박질을 합니다. 지금, 빈 들녘에는 푸른 봄을 꿈꾸며 아기 씨앗들이 쿨쿨 잠을 자고 있거든요. 잠에서 깰까 봐, 햇볕은 엄마의 손길로 사뿐사뿐 토닥여줍니다. 2021. 12. 22.
달력(동시) - 윤명상 달력 / 석우 윤명상 한 달씩 열두 번, 1년을 사는 친구. 내 대신 약속이나 일정을 꼬박꼬박 알려주는 기억력 좋은 천재지요. 얼굴에 글씨를 쓰거나 동그라미를 그려도 좋아해 주던 고마운 친구, 지난 일 년 동안의 약속과 나의 소소한 일상을 모두 간직한 채 이제 멀리 떠나야 합니다. 2021. 12. 21.
눈이 내려요(동시) - 윤명상 눈이 내려요 / 석우 윤명상 밤하늘을 수놓던 별님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내려와요. 하늘나라 별님들이 솜사탕으로 변신해서 겨울이면 단체여행을 오지요. 여행을 하면서 좋은 것만 예쁜 모습만 보고 가는지 왔다 간 뒤에는 더 초롱초롱 빛이 나요. 2021. 12. 18.
나무와 청개구리(동시) - 윤명상 나무와 청개구리 / 석우 윤명상 엄마 말씀을 반대로만 했던 청개구리처럼 나무들도 청개구리인가 보다. 옷을 안 입어도 더운 한여름에는 하늘도 가릴 만큼 겹겹으로 옷을 입더니 겨울에는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벌거숭이가 되어 떨고 있는 청개구리 나무. 2021. 12. 15.
창문(동시) - 윤명상 창문 / 석우 윤명상 우리 집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은 엄마인 줄 알았는데 엄마보다 먼저 눈을 뜨는 것은 창문이었어요. 먼저 일어나 새벽을 밝히는 것도 아침햇살을 맞이하는 것도 창문이지요. 새벽을 깨우는 창문을 보고 엄마 아빠도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신답니다. 2021. 12. 13.
반달 2(동시) - 윤명상 반달 2 / 석우 윤명상 친구에게 얼굴이 반쪽이라고 하면 친구 입은 보름달이 됩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갸름하게 나와야 한다며 예쁜 각도로 포즈를 취하지요. 오늘 밤에는 달님도 사진을 찍는지 반쪽 얼굴로 가장 예쁜 포즈를 취하고 있어요. *동시집 '해를 훔친 도둑비'에 수록 2021. 12. 12.
겨울 물고기(동시) - 윤명상 겨울 물고기 / 석우 윤명상 겨울이 되면 불쌍하고 안쓰러운 물고기. 새들은 둥지가 있고 부드러운 털옷이 있어 추워도 견딜 수 있지만 둥지도 없는 물고기는 얇은 비늘 옷이 전부잖아요. 난로도 없이 추위를 견디는 물고기가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것 같아요. 2021. 12. 9.
겨울 모기(동시) - 윤명상 겨울 모기 / 석우 윤명상 타임머신을 잘못 탔는지 한겨울에 나타난 모기, 나는 패딩을 입고도 난로를 쬐고 있는데 옷도 입지 않고 와서 맴돈다. 이 추운 날씨에 어떻게 여길 왔을까? 혹시, 지난여름에 물었다고 사과하러 왔을까? 궁금한 것도 많지만 한겨울의 모기를 두고 나는 걱정을 한다. 2021.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