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동시695 고구마 캐는 날(동시) - 윤명상 고구마 캐는 날 / 석우 윤명상 꼭꼭 숨어 있던 고구마 형제들, 얼굴을 내밀며 드디어 한데 모여 반가운 인사를 나눕니다. 뚱뚱한 친구 홀쭉한 친구 길쭉한 친구 작은 꼬마 친구, 모양도 가지가지 크기도 가지가지. 서로 뒤엉켜 땅속에 있을 때는 몰랐던 세상 구경을 합니다. * 동구문학 제 22호에 수록 2021. 10. 21. 가을의 꽃샘추위(동시) - 윤명상 가을의 꽃샘추위 / 석우 윤명상 가을이 갑자기 겨울 행세를 합니다. 이틀째 서리를 부르더니 얼음으로 으름장을 놓아요. 우리 집 감나무 이파리는 밤새 추위에 떨다 단풍 옷을 입어보기도 전에 우수수 떨어져요. 곱던 가을이 불러들인 꽃샘추위에 한창 피어나던 들국화는 시무룩해져서 고개를 떨궜어요. 2021. 10. 18. 해님이 외출한 날(동시) - 윤명상 해님이 외출한 날 / 석우 윤명상 오늘은 아침부터 모두가 표정이 어두워요. 방글방글 웃어주던 해님이 외출을 해서 없거든요. 하늘이는 찌뿌둥 구름이는 침통 바람이도 우울 종일 해님이를 기다리던 하늘이와 바람이, 구름이는 저녁쯤 되어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어요. 2021. 10. 15. 별꽃(동시) - 윤명상 별꽃 / 석우 윤명상 밤에는 하늘에서 반짝반짝 낮에는 들판에서 반짝반짝 하늘과 땅에서 별꽃들이 초롱초롱 빛나요.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알콩달콩 놀아요. 2021. 10. 15. 아기별의 호기심(동시) - 윤명상 아기별의 호기심 / 석우 윤명상 아기별들은 호기심도 많고 궁금한 게 많은가 보다. 밤이 되면 말똥말똥 하늘에서 내려다보잖아.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을 텐데 차라리 밝은 낮에 와서 보렴. 2021. 10. 14. 들꽃 친구들(동시) - 윤명상 들꽃 친구들 / 석우 윤명상 숲속 길가에는 방아꽃 쑥부쟁이 구절초 등 예쁜 친구들이 옹기종기 살아요. 찾아오는 사람은 없지만 오솔길을 예쁘게 꾸며놓고 바람을 벗 삼아 살랑살랑 춤을 추지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좋은 위치는 아니어도 있는 자리에서 가장 예쁜 모습으로 향기 풍기며 살아가지요. 2021. 10. 14. 단풍 만들기(동시) - 윤명상 단풍 만들기 / 석우 윤명상 가을바람은 요즘 부지런히 진녹색이던 잎새를 어루만지며 다닙니다. 가을바람이 지나가며 한 번씩 어루만질 때마다 이파리는 조금씩 단풍으로 변해가지요. 작은 풀잎부터 커다란 나무까지 가을바람이 쓰담쓰담 만지고 간 잎새들은 울긋불긋 예쁜 변신을 합니다. 2021. 10. 14. 반쪽 달(동시) - 윤명상 반쪽 달 / 석우 윤명상 너의 반쪽은 어디에 두고 왔니? 반쪽 씩 둘이 같이 나왔으면 좋았으련만. 혼자 외롭잖아. 따라오지 못한 반쪽도 혼자라 외로울 거고. 둘이 같이 손잡고 가면 좋으련만. 다음에는 둘이서 오손도손 사이좋게 밤하늘을 걸어가 보렴. 혼자보다 훨씬 더 예쁠 거야. 2021. 10. 13. 가을비가 하는 일(동시) - 윤명상 가을비가 하는 일 / 석우 윤명상 요즘 가을비가 엄청 분주해요. 가을이 깊어지기 전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이기 전 닦아내야 할 게 있거든요. 누구든지 가을을 보면 웃음만 가득하도록 슬픔도 미움도 짜증도 모두 닦아내는 중이랍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가을의 꽃만 바라봐도 단풍잎만 바라봐도 푸른 하늘만 바라봐도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으니까요. 2021. 10. 12. 뭉게구름을 보며(동시) - 윤명상 뭉게구름을 보며 / 석우 윤명상 뭉게구름이 한가롭게 내려다보고 있어요. 저 산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나는 항상 궁금했는데 뭉게구름은 지금 그 산 너머를 보고 있거든요. 뭉게구름에게 휴대폰이 있다면 같이 영상통화를 하면서 산 너머의 풍경을 보여 달라고 하면 되는데 아쉬움에 손만 흔들어 봐요. 2021. 10. 9. 밤하늘(동시) - 윤명상 밤하늘 / 석우 윤명상 오늘 밤에는 하늘이 침침한 탓에 별님도 달님도 밖에 나오질 않았어요. 어두운 길 넘어질까 싶어 조심스러운가 봐요 그래도 혹시나 하여 한참을 두리번거렸더니 몇몇 별님이 알고 빠끔히 고개를 내밀기에 안녕, 인사를 했지요. 2021. 10. 6. 붉은 단풍을 보며(동시) - 윤명상 붉은 단풍을 보며 / 석우 윤명상 누군가를 좋아하면 나는 얼굴부터 빨개지는데 저 단풍도 붉게 달아오른 걸 보니 누군가를 좋아하나 봐요. 밤에도 붉은 걸 보면 달님을 좋아하나? 그건 아닐 거야 낮에도 여전히 붉잖아. 아하, 밤낮 없이 불어대는 가을바람이구나? 단풍은 행복할 거야 좋아하는 가을바람이 항상 곁에서 솔솔 불어주니까. 2021. 10. 4. 가을 엽서2(동시) - 윤명상 가을 엽서2 / 석우 윤명상 가을이 보낸 엽서가 현관 앞에 벌써 도착했어요. 집 근처 단풍잎에 마음을 담아 가을이 보낸 엽서지요. 가을바람은 부리나케 달려와 사그락사그락 가을의 엽서를 읽어줘요. 2021. 10. 3. 3막 2장(동시) - 윤명상 3막 2장 / 석우 윤명상 자연이 펼치는 3막 2장의 공연이 시작되었어요. 1막, 2막의 공연보다 아름답고 화려한 무대지만 사색하게 하는 조용한 공연이지요. 하늘은 더 짙은 푸른 색상으로 호수는 더 맑아진 물빛으로 산과 들은 더 고와진 채색으로 공연을 펼치고 있어요. 세상 어디라도 공연장이고 바라보는 어디든 멋진 공연이 펼쳐지고 있지요. 우리는 지금 공연장 무대에서 함께 공연을 펼치는 주인공이 되었어요. 2021. 10. 2. 명희를 보며(동시) - 윤명상 명희를 보며 / 석우 윤명상 아이 같은 소녀 소녀 같은 아이, 말이나 감정을 꾸밀 줄 몰라 슬프면 슬픈 대로 기쁘면 기쁜 대로 있는 그대로를 사는 천사. 맑고 깨끗한 미소와 웃음 속에 천국을 품고 있지. 문 집사님은 좋으시겠다. 천사가 딸이 되어 곁에 있어 주고 친구가 되어 주니까. 2021. 10. 2. 마음의 밭(동시) - 윤명상 마음의 밭 / 석우 윤명상 우리 마음은 보이지 않는 밭이래요. 그래서 꿈을 심으면 기쁨의 꽃이 피고 친절과 사랑을 심으면 행복의 꽃이 피어난대요. 나는 내 마음의 밭에 밤하늘의 별과 달을 하나씩 심고 싶어요. 밤마다 별이 뜨고 달이 뜨면 내 마음은 항상 환할 테니까. 2021. 10. 1. 연잎의 물방울(동시) - 윤명상 연잎의 물방울 / 석우 윤명상 비가 내린 뒤 개구쟁이 물방울이 연잎 위에 올라앉아 신나게 미끄럼을 타요. 덩달아 신이 난 연잎은 물방울을 위해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미끄럼을 태우지요. 와, 신나겠다. 나도 연잎 위에 올라앉아 미끄럼을 타는 물방울이 되고 싶어요. 2021. 10. 1. 가을 하늘이 파란 이유(동시) - 윤명상 가을 하늘이 파란 이유 / 석우 윤명상 계절도 나이를 먹는가 봐요. 여름내 힘을 과시하며 으름장을 놓더니 가을이 되면서 혈기를 내려놓고 욕심을 버리면서 하늘까지 맑아졌거든요. 어쩌면 사람의 마음도 혈기와 욕심을 내려놓으면 가을 하늘처럼 맑고 깨끗해질 것 같아요. 2021. 9. 30. 소라껍데기(동시) - 윤명상 소라껍데기 / 석우 윤명상 바다는 바다를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바다의 소리를 들려주려고 소라껍데기 속에 파도 소리를 담아 놓았데요. 어린아이랑 어린아이 같은 사람만 들을 수 있는데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들어야 한대요. 어느 때는 파도 소리가 들리고 어느 때는 갈매기 소리가 들리다가 눈을 감고 들으면 인어공주의 노랫소리도 들린 데요. 2021. 9. 29. 가을 허수아비(동시) - 윤명상 가을 허수아비 / 석우 윤명상 까치발을 하고 손을 길게 뻗어보아도 사랑하는 친구들을 이제는 볼 수가 없습니다. 가을걷이 끝난 들판에 홀로 남겨진 허수아비는 지나가는 구름을 보며 친구들의 안부를 묻지요. 바람결에 들리는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혹시 친구들이 오는 걸까 커다란 눈으로 살피지요. 2021. 9. 29. 해바라기2(동시) - 윤명상 해바라기2 / 석우 윤명상 어려서부터 어른에게 머리 숙여 깍듯이 인사하던 해바라기. 인사가 습관이 되어 키는 자랐어도 예의를 지켜요. 다소곳한 해바라기는 세상에서 가장 예의 바른 꽃이랍니다. 2021. 9. 28.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