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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동시685

시소 타는 겨울(동시) - 윤명상 시소 타는 겨울 / 석우 윤명상 추웠다가 포근했다가 맑았다가 흐렸다가 수은주가 오르락내리락 요즘 겨울이 시소를 타요. 온탕과 냉탕처럼 찜질방과 얼음방처럼 사우나에 간 아이처럼 들락날락 정신이 사나워요. 우리도 덩달아 시소를 탄 듯 사우나에 들어간 듯 겨울 날씨에 정신이 없어요. 2023. 12. 17.
귓속말(동시) - 윤명상 귓속말 / 석우 윤명상 추위를 피하려 얼굴을 옷깃에 묻고 길을 걷는데 겨울바람이 옷깃을 들치며 자꾸 말을 걸어요. 좀 더 친해지면 모를까 지금, 같이 놀기에는 추운 바람이 너무 낯설어 나는 고개를 숙이고 모르는 척 집으로 왔지요. 2023. 12. 12.
겨울 골목길(동시) - 윤명상 겨울 골목길 / 석우 윤명상 달빛도 없는 골목길에서 아이들은 가로등 불빛과 뒤엉켜 깔깔대며 놀고 있어요. 가로등은 추운지 하얗게 질려 있는데 아이들은 추위도 잊었나 봐요. 가로등 불빛은 아이들이 찬 볼을 따라가다 그만 돌아오고 말아요.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뒤로는 일기를 쓰는지 가로등 혼자 조용해요. 2023. 12. 7.
홀씨 하나(동시) - 윤명상 홀씨 하나 누굴까? 이름은 뭘까? 어디서 왔을까? 더 추워지기 전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아 나섰는지 홀씨 하나가 바람을 타고 내게 날아왔어요.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듯 내 팔을 붙들고 가냘픈 몸을 흔들기에 조심스레 화분 위에 올려놓았어요. 봄이 되면 반가운 얼굴 내밀며 자기소개하겠지요? 2023. 12. 5.
겨울 해님(동시) - 윤명상 겨울 해님 / 석우 윤명상 추워지면서 늦잠을 자더니 해님이 게을러졌어요. 하늘 높이 올라가지도 않고 오후가 되면 아파트 사이에 숨어서 까치발로 두리번거려요. 가을에는 초롱초롱하던 해님인데 오늘은 세수도 못한 얼굴로 구름 뒤에 숨어 있어요. 2023. 12. 2.
춤추는 할아버지(동시) - 윤명상 춤추는 할아버지 / 석우 윤명상 강변 노인정에 모인 억새 할아버지들이 바람을 따라 신나게 춤을 춥니다. 허리를 돌리고 머리를 흔들며 종일 능숙한 춤사위를 선보입니다. 저러다 밤에는 허리가 아프다고 끙끙 앓는 건 아닌지 걱정은 내가 합니다. 2023. 11. 27.
가을 걸음(동시) - 윤명상 가을 걸음 / 석우 윤명상 낙엽비 쏟아지는 거리를 늦가을은 빠르게 지나갑니다. 좀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함께 걷고 싶은데 곁눈질도 없이 가을은 달려갑니다. 며칠 전 첫눈이 왔다 간 뒤로는 가을 발걸음은 더 빨라지고 낙엽비는 사정없이 쏟아집니다. 2023. 11. 23.
첫눈(동시) - 윤명상 첫눈 / 석우 윤명상 새벽에 반가운 손님이 왔어요. 하얀 드레스 입고 하늘하늘 춤을 추며 찾아왔어요. 반가운 마음에 뛰쳐나가 하얀 품에 안기고 말았지요. 하지만 손님은 아침밥도 먹기 전에 일 년 뒤에 보자며 조용히 떠났어요. 2023. 11. 18.
솜사탕(동시) - 윤명상 솜사탕       / 석우 윤명상 나의 꿈과 사랑,친구와의 우정이 모아져서솜사탕이 됩니다.   사랑과 우정은무겁지 않고딱딱하지 않으며 사탕처럼 살살입안에 녹아듭니다.   너도나도솜사탕 한입 베어 물고말도 달콤하게표정과 마음도달콤하면 좋겠습니다. 2023. 11. 17.
생일과 과일(동시) - 윤명상 생일과 과일 / 석우 윤명상 나이는 과일이다. 익으면 먹는 거잖아. 갑자기 생기는 것도 누가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닌 매년 그냥 먹는 거잖아. 과일은 조금 덜 익어도 먹을 수 있지만 나이는 익는 날에만 한 개, 먹을 수 있다는 것. 곧 내 생일인데 익어가는 과일처럼 나이 먹을 기대는 하지만, 맛은 없어. 2023. 11. 15.
호수의 하루(동시) - 윤명상 호수의 하루        / 석우 윤명상 호수 위로 구름이엉금엉금 기어가요. 물비늘 밟아가며조심조심 건너갑니다. 누가 보면물수제비 떠 놓은 줄 알겠어요. 물오리도 날아오고가마우지도 날아오는 것을 보면 맛있는 물수제비 한 그릇생각이 나는가 봐요. . 2023. 11. 13.
갈대와 억새(동시) - 윤명상 갈대와 억새         / 석우 윤명상 시냇물을 사이에 두고갈대 할머니와 억새 할아버지가마주 보고 있어요.  바람이 찾아와서로 좋은 이웃이 되라며인사를 시켜요.  갈대 할머니는 부드럽게몸을 흔들며 인사하는데억새 할아버지는 뻣뻣하게고개만 까딱까딱합니다. 2023. 11. 10.
가을의 심술(동시) - 윤명상 가을의 심술 / 석우 윤명상 무슨 일인지 가을이 심통을 부립니다. 어제까지는 여름 같은 체온으로 보슬보슬 비를 뿌리더니 밤부터는 돌풍을 앞세워 심술을 부려요. 고운 단풍잎은 마구 흔들어 떨구고 바스락바스락 노래 부르던 낙엽들은 모두 흩어버렸어요. 해님이 없는 틈에 가을은 심술쟁이가 되었어요. 2023. 11. 7.
가을 발걸음(동시) - 윤명상 가을 발걸음 / 석우 윤명상 가을이 지나가고 있어요. 북쪽에서 남쪽으로 높은 산에서 낮은 곳으로, 가을이 걸어간 발자국마다 알록달록 물이 들어요. 사람들은 가을이 지나간 흔적을 따라 들뜬 마음으로 따라갑니다. 2023. 11. 4.
코스모스 꽃밭에서(동시) - 윤명상 코스모스 꽃밭에서          / 석우 윤명상 아기천사들 뛰어노는천국의 유치원은이런 모습일까?   너도나도 팔을 벌려서로를 반겨주며웃음꽃이 활짝 피었어요.   기쁨이 전염되었는지옆을 지나가며 바라보기만 해도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해님마저 종일환하게 웃지요. 2023. 11. 1.
달과 함께(동시) - 윤명상 달과 함께 / 석우 윤명상 순천만 갈대습지에서 물장구치던 달을 데려왔어요. 여행 중에 만난 보름달, 달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차창 밖을 보니 산등성이를 건너뛰며 달은 자동차를 따라오고 있었어요. 얼마나 외로웠으면 저럴까 싶어 눈 딱 감고 대전까지 데려왔어요. 2023. 10. 28.
가을 친구(동시) - 윤명상 가을 친구 / 석우 윤명상 성격 좋고 예쁜 색조 화장에 분위기 있는 친구랍니다. 종종 심통도 부리지만 깨끗하고 맑은 영혼을 가졌지요. 오늘도 친구는 꽃향기를 바람에 띄워 아낌없이 나눠줍니다. 2023. 10. 25.
엄마 품(동시) = 윤명상 엄마 품       / 석우 윤명상 아기가  힘들 때는안겨서 쉬는 곳   무서운 것이 나타나면안전하게 숨는 곳   울고 싶으면 얼굴을 묻고맘껏 울 수 있는 곳   울다가도 깔깔깔웃음을 찾을 수 있는 곳   엄마 품은아기의 작은 천국입니다.   *대전문학 107호(2024.7-8월)에 수록 2023. 10. 21.
줄타기(동시) - 윤명상 줄타기 / 석우 윤명상 빗방울이 전깃줄에 매달려 줄타기 연습을 합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아 자꾸 미끄러지고 말아요. 지나가는 사람들 머리 위로 뚝 할머니 등에도 뚝 뚝 길바닥에도 뚝 뚝 뚝 비가 그치기까지 빗방울은 연습을 멈추지 않았어요. *대전문학 104호(2024.1,2월)에 수록 2023. 10. 18.
장난감(동시) - 윤명상 장난감 / 석우 윤명상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탔는데 골방처럼 조용합니다. 모두가 손에 장난감 하나씩 들고 있기 때문이죠. 친구 대신 수다를 떨며 웃어주고 소식을 알려주고 안부를 전해 주는 꽤 똑똑한 장난감입니다. 손이나 주머니 속에 꼭 챙겨 다니는 장난감 전성시대입니다. 2023. 10. 15.
해님의 외출(동시) - 윤명상 해님의 외출       / 석우 윤명상 오늘은해님이 외출한 날,길가 코스모스를 바람에 맡기고멀리 여행을 떠나고 없어요.   코스모스는 투정을 부리는지요리조리 몸을 흔들며달래려는 바람과종일 실랑이를 벌이지요.   그 모습이 예쁜지찾아와 놀아주는 잠자리를코스모스는잎을 활짝 열고 반겨줍니다. 2023.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