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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동시713

눈 대신 비(동시) - 윤명상 눈 대신 비 / 석우 윤명상 대설주의보라는 안전문자 알림을 들으며 잠이 들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세상은 온통 하얀 겨울왕국이 되어 있겠지? 강아지와 함께 눈밭을 뛰어다니며 뒹구는 꿈도 꾸었어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창문을 열고 내다보았더니 빗방울이 미안했는지 소곤소곤 인사를 해요. 2024. 1. 10.
시조새(동시) - 윤명상 시조새 / 석우 윤명상 우리 집 거실에는 시조새 한 마리 삽니다. 햇볕을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젖은 날개를 말립니다. 말린 날개를 엄마가 거두고 나면 날개 잃은 시조새는 뼈대를 접고 구석으로 가지요. 시조새는 날개를 달라며 매일 조르는 듯합니다. *대전문학105호(2024.3) 수록 2024. 1. 6.
친구 생각(동시) - 윤명상 친구 생각 / 석우 윤명상 아이들이 밖에서 큰소리로 친구를 부릅니다. 찬바람이 놀라 뛰쳐나간 창문으로 한 남자아이가 고개를 내밀며 대답합니다. -왜! -운동장 가서 축구하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는 바람처럼 뛰쳐나갑니다. 방학하고 처음 본다며 깔깔대는 아이들 수다는 미처 닫지 못한 문틈으로 찬바람을 데리고 들어옵니다. 2024. 1. 4.
해돋이(동시) - 윤명상 해돋이 / 석우 윤명상 새 손님이 온다기에 아침 일찍 가까운 호수로 마중을 나갔어요. 자정에 먼저 도착한 손님이 잠든 사이 하현달만 밤새 뜬눈으로 말똥말똥 새 손님을 기다려요. 우리 말고도 손님을 맞으려는 구름과 안개도 동쪽 하늘에 자욱이 몰려들고 있어요, 2024. 1. 1.
마지막 편지(동시) - 윤명상 마지막 편지 / 석우 윤명상 내일이면 헤어져야 해요. 좋았던 날도 싫었던 날도 있지만 365일 함께 지내온 친구, 떠나야 할 시간은 다가오고 아침부터 울상이던 친구는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로 창문에 편지를 써요. 내가 슬펐던 이야기 여행 다녔던 이야기 몸이 아팠던 이야기 모두 추억으로 간직하겠대요. 정든 친구가 떠나면 나도 두고두고 추억을 더듬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2023. 12. 30.
아기 예수님(동시) - 윤명상 아기 예수님         / 석우 윤명상 성탄절 아침,펄펄 함박눈이 내려요.   아기 예수,잠에서 깰까 봐소리 없이 소복소복 내려요.   눈 위를조심조심 걷는데.   새근새근아기 예수님숨소리가 들려요. 2023. 12. 25.
겨울 놀이터(동시) - 윤명상 겨울 놀이터 / 석우 윤명상 햇볕이 떠난 학교 운동장에 먼저 등교한 눈과 며칠째 나머지공부 중인 한파가 미끄럼을 타며 놀아요. 그래도 심심했는지 함박눈 신입생을 부르고 교실에 있던 아이들을 부르더니 뒤엉켜 함께 놀아요. 함박눈과 어울려 아이들은 한파와 씨름을 하고 함박눈은 춤을 추며 우리 편이 이겨라, 응원을 해요. 2023. 12. 20.
시소 타는 겨울(동시) - 윤명상 시소 타는 겨울 / 석우 윤명상 추웠다가 포근했다가 맑았다가 흐렸다가 수은주가 오르락내리락 요즘 겨울이 시소를 타요. 온탕과 냉탕처럼 찜질방과 얼음방처럼 사우나에 간 아이처럼 들락날락 정신이 사나워요. 우리도 덩달아 시소를 탄 듯 사우나에 들어간 듯 겨울 날씨에 정신이 없어요. 2023. 12. 17.
귓속말(동시) - 윤명상 귓속말 / 석우 윤명상 추위를 피하려 얼굴을 옷깃에 묻고 길을 걷는데 겨울바람이 옷깃을 들치며 자꾸 말을 걸어요. 좀 더 친해지면 모를까 지금, 같이 놀기에는 추운 바람이 너무 낯설어 나는 고개를 숙이고 모르는 척 집으로 왔지요. 2023. 12. 12.
겨울 골목길(동시) - 윤명상 겨울 골목길 / 석우 윤명상 달빛도 없는 골목길에서 아이들은 가로등 불빛과 뒤엉켜 깔깔대며 놀고 있어요. 가로등은 추운지 하얗게 질려 있는데 아이들은 추위도 잊었나 봐요. 가로등 불빛은 아이들이 찬 볼을 따라가다 그만 돌아오고 말아요.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뒤로는 일기를 쓰는지 가로등 혼자 조용해요. 2023. 12. 7.
홀씨 하나(동시) - 윤명상 홀씨 하나 누굴까? 이름은 뭘까? 어디서 왔을까? 더 추워지기 전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아 나섰는지 홀씨 하나가 바람을 타고 내게 날아왔어요.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듯 내 팔을 붙들고 가냘픈 몸을 흔들기에 조심스레 화분 위에 올려놓았어요. 봄이 되면 반가운 얼굴 내밀며 자기소개하겠지요? 2023. 12. 5.
겨울 해님(동시) - 윤명상 겨울 해님 / 석우 윤명상 추워지면서 늦잠을 자더니 해님이 게을러졌어요. 하늘 높이 올라가지도 않고 오후가 되면 아파트 사이에 숨어서 까치발로 두리번거려요. 가을에는 초롱초롱하던 해님인데 오늘은 세수도 못한 얼굴로 구름 뒤에 숨어 있어요. 2023. 12. 2.
춤추는 할아버지(동시) - 윤명상 춤추는 할아버지 / 석우 윤명상 강변 노인정에 모인 억새 할아버지들이 바람을 따라 신나게 춤을 춥니다. 허리를 돌리고 머리를 흔들며 종일 능숙한 춤사위를 선보입니다. 저러다 밤에는 허리가 아프다고 끙끙 앓는 건 아닌지 걱정은 내가 합니다. 2023. 11. 27.
가을 걸음(동시) - 윤명상 가을 걸음 / 석우 윤명상 낙엽비 쏟아지는 거리를 늦가을은 빠르게 지나갑니다. 좀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함께 걷고 싶은데 곁눈질도 없이 가을은 달려갑니다. 며칠 전 첫눈이 왔다 간 뒤로는 가을 발걸음은 더 빨라지고 낙엽비는 사정없이 쏟아집니다. 2023. 11. 23.
첫눈(동시) - 윤명상 첫눈 / 석우 윤명상 새벽에 반가운 손님이 왔어요. 하얀 드레스 입고 하늘하늘 춤을 추며 찾아왔어요. 반가운 마음에 뛰쳐나가 하얀 품에 안기고 말았지요. 하지만 손님은 아침밥도 먹기 전에 일 년 뒤에 보자며 조용히 떠났어요. 2023. 11. 18.
솜사탕(동시) - 윤명상 솜사탕       / 석우 윤명상 나의 꿈과 사랑,친구와의 우정이 모아져서솜사탕이 됩니다.   사랑과 우정은무겁지 않고딱딱하지 않으며 사탕처럼 살살입안에 녹아듭니다.   너도나도솜사탕 한입 베어 물고말도 달콤하게표정과 마음도달콤하면 좋겠습니다. 2023. 11. 17.
생일과 과일(동시) - 윤명상 생일과 과일 / 석우 윤명상 나이는 과일이다. 익으면 먹는 거잖아. 갑자기 생기는 것도 누가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닌 매년 그냥 먹는 거잖아. 과일은 조금 덜 익어도 먹을 수 있지만 나이는 익는 날에만 한 개, 먹을 수 있다는 것. 곧 내 생일인데 익어가는 과일처럼 나이 먹을 기대는 하지만, 맛은 없어. 2023. 11. 15.
호수의 하루(동시) - 윤명상 호수의 하루        / 석우 윤명상 호수 위로 구름이엉금엉금 기어가요. 물비늘 밟아가며조심조심 건너갑니다. 누가 보면물수제비 떠 놓은 줄 알겠어요. 물오리도 날아오고가마우지도 날아오는 것을 보면 맛있는 물수제비 한 그릇생각이 나는가 봐요. .* 대전문학 108호(2924.9-10) 2023. 11. 13.
갈대와 억새(동시) - 윤명상 갈대와 억새         / 석우 윤명상 시냇물을 사이에 두고갈대 할머니와 억새 할아버지가마주 보고 있어요.  바람이 찾아와서로 좋은 이웃이 되라며인사를 시켜요.  갈대 할머니는 부드럽게몸을 흔들며 인사하는데억새 할아버지는 뻣뻣하게고개만 까딱까딱합니다.  *대전문학109호(2024.12월) 수록*동구문학 25호(2024)에 수록 2023. 11. 10.
가을의 심술(동시) - 윤명상 가을의 심술 / 석우 윤명상 무슨 일인지 가을이 심통을 부립니다. 어제까지는 여름 같은 체온으로 보슬보슬 비를 뿌리더니 밤부터는 돌풍을 앞세워 심술을 부려요. 고운 단풍잎은 마구 흔들어 떨구고 바스락바스락 노래 부르던 낙엽들은 모두 흩어버렸어요. 해님이 없는 틈에 가을은 심술쟁이가 되었어요. 2023. 11. 7.
가을 발걸음(동시) - 윤명상 가을 발걸음 / 석우 윤명상 가을이 지나가고 있어요. 북쪽에서 남쪽으로 높은 산에서 낮은 곳으로, 가을이 걸어간 발자국마다 알록달록 물이 들어요. 사람들은 가을이 지나간 흔적을 따라 들뜬 마음으로 따라갑니다. 2023.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