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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동시695

파란 하늘(동시) - 윤명상 파란 하늘     석우 윤명상하나님이하늘을 뒤덮고 있던 먹구름을탈수기로 돌렸나 봐요.몇 날 며칠때를 뺀 먹구름은뽀얀 흰 구름이 되었고밤하늘에는파란 새 옷에반짝반짝 별장식이 달렸거든요.*활천문학 16호(2024)에 수록 2023. 7. 2.
토란과 은구슬(동시) - 윤명상 토란과 은구슬      / 석우 윤명상 화분에서 혼자 사는 토란이심심하고 외롭던 날,   오늘은 비가 내려요.넓은 이파리에 빗방울을 받아요리조리 굴리며물장난을 하고 있어요.   또르르 툭, 또르르 툭빗방울로은구슬을 만들어바닥에 떨어뜨리며 놀지요.  * 대전문학 106호(2024.5,6월호)에 수록 2023. 6. 28.
버드나무 새싹(동시) - 윤명상 버드나무 새싹 / 석우 윤명상 지난봄, 하늘하늘 날리며 경계 대상 1호였던 꽃가루가 어엿한 나무가 되어갑니다. 바람 따라 날다가 여기다, 하고 터를 잡은 곳. 옥상의 작은 화분에서 고개를 내밀며 세상구경을 합니다. 눈을 뜨고 알았겠지만 이웃도 있습니다. 채송화 단풍마 고들빼기, 서로 사이좋게 살아갑니다. 2023. 6. 25.
무지개다리(동시) - 윤명상 무지개다리 / 석우 윤명상 소나기가 찾아와서는 땅과 하늘 사이에 무지개다리 하나를 만들어 놓고 갔어요. 저 다리를 건너면 소나기가 사는 마을이 나올까? 구름이 사는 마을이 나올까? 너무너무 궁금해요. 하지만 멀어서 갈 수는 없고 마음만 건너가서 예쁜 천사들을 만나고 오지요. 2023. 6. 22.
소나기와 숨바꼭질(동시) - 윤명상 소나기와 숨바꼭질 / 석우 윤명상 며칠째 강한 소나기와 낙뢰가 예상된다는 안전안내문자는 매일, 소나기처럼 쏟아졌지만 비는 어디에 숨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나는 술래가 되어 골목길 대신 하늘 구름 사이를 두리번거리며 숨어 있을 비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비를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술래를 포기했더니 술래 없는 숨바꼭질이 싫었는지 소나기조차 꼭꼭 숨어 나타나지 않았다. 2023. 6. 19.
둘이 타는 자전거(동시) - 윤명상 둘이 타는 자전거 / 석우 윤명상 남이섬에서 네 발은 두 발이 되고 둘은 한 몸이 되었다. 앞의 몸을 따라 뒷몸도 페달을 밟다 보면 뒤뚱거리다가도 이내 바람을 가르며 나아간다. 둘이 하나 되어 가는 길, 오르막에서는 서로에게 힘이 되고 내리막에서는 서로에게 고마운, 그렇게 흘리는 땀을 강바람도 찾아와 닦아준다. 2023. 6. 15.
꾸지람(동시) - 윤명상 꾸지람 / 석우 윤명상 밭이랑 사이에 잡초들이 찾아와 뛰어놀아요. 나는 잡초들에게 타일렀어요. ‘얘들아, 여긴 고추밭이야. 여기서 놀면 안 돼 어른들이 이놈~ 하실 거야‘ 며칠이 지나고 다시 고추밭에 가보았어요. 잡초들은 꾸지람을 들었는지 모두 사라지고 풋고추들만 주렁주렁 놀고 있어요. 2023. 6. 9.
날씨 흐림(동시) - 윤명상 날씨 흐림 / 석우 윤명상 커튼을 친 듯 높새구름이 높게 펼쳐진 하늘, 토라진 걸까? 장난치는 걸까? 알 수 없는 하늘의 표정, 딱히 이유는 없지만 가끔 나타나는 나의 표정 같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나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던 친구의 모습이 떠오른다. 2023. 6. 5.
아침 안개(동시) - 윤명상 아침 안개 / 석우 윤명상 밤새 내리던 비가 잦아드는 아침 야산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가마솥에서 하지감자 익어가던 구수한 냄새가 풍기는 듯합니다. 어쩌면 저 안개는 허기진 숲을 위해 감자를 찌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김이 피어오르는 숲에서 엄마의 모습이 보입니다. 감자 익어가는 가마솥이 보입니다. *한밭아동문학 제24호(2023년) 2023. 5. 30.
갈매기의 놀이터(동시) - 윤명상 갈매기의 놀이터 / 석우 윤명상 만리포 백사장에 옹기종기 둘러앉은 갈매기, 예쁜 조개껍데기 줍는 걸까? 모래 위에 글짓기를 하는 걸까? 궁금해서 다가가고 싶지만 방해될까봐 바라만 본다. 장난감도 놀이기구도 없이 조잘대며 노는 모습에 친구들과 모래밭에서 두꺼비집 만들던 생각이 난다. 2023. 5. 27.
요나가 되다(동시) - 윤명상 요나가 되다 / 석우 윤명상 대천에서 안면도로 가는 길, 고래가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커다란 고래 입속으로 승용차와 버스와 트럭들이 주저 없이 빨려 들어갑니다. 고래 뱃속에 들어간 요나처럼 나도 잠시, 고래 뱃속에서 기도를 합니다. 친구를 미워하고 욕심을 부렸던 것들, 하나씩 돌아보며 반성합니다. 고래가 요나를 토해낸 것처럼 우리를 원산도에 뱉어냈고 우리는 새로운 세상으로 달려갑니다. *한밭아동문학 제24호(2023년) *동구문학 제 24호에 수록 2023. 5. 23.
숲속에서(동시) - 윤명상 숲속에서 / 석우 윤명상 숲을 거닐며 느꼈어요. 숲은 흙의 가슴이라는 것을, 가슴에는 온갖 생각들이 빼곡히 차 있고 바람 따라 흔들리고 있었어요. 크고 작은 푸른 생각들, 꺾이고 병든 아픔과 커다란 흉터가 있는 상처 난 생각 등 다양한 생각들이 뒤엉켜 있어요. 그런데도 숲은 싱그러운 향기를 뿜어내며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아름다운 생각으로 가득했지요. 좋은 생각은 시냇물이 되어 기슭을 따라 졸졸 흘러내려요. *한밭아동문학 제24호(2023년) 2023. 5. 21.
달빛으로 살기(동시) - 윤명상 달빛으로 살기 / 석우 윤명상 나는 다짐했습니다. 달처럼 살아야겠다고, 태양처럼 뜨겁지는 않지만 어두운 밤을 밝게 비추는 순수함을 닮고 싶기 때문입니다. 너도나도 태양이 되어 스스로 빛나고 싶어 하는 시대, 하지만 햇빛을 받아 반사하는 달처럼 주님의 사랑의 빛을 반사하여 어둠을 밝히고 싶거든요. 보름달이 아닌 초승달이어도 점점 작아지다 사라지는 하현달이어도 없는 듯 밝은 달빛이 좋거든요. 그렇게 어둠을 밝히는 달빛으로 살고 싶거든요. 2023. 5. 17.
누굴까?(동시) - 윤명상 누굴까? / 석우 윤명상 누가, 밝고 환하던 태양을 서산 너머에 슬쩍 감춰놓고 어둠의 장막에 수많은 별빛으로 수놓는 걸까? 낯에 지절대던 참새와 사사건건 쌈질하던 까치와 까마귀를 잠재우고 골목길을 누비던 꼬마 친구들을 누가 집으로 돌려보내는 걸까? 어두워지면 당연한 듯 자동차도 사람도 집으로 향하고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잠자리에 들게 하는 걸까? 누굴까? * 대전문학 101호(2023)에 수록 2023. 5. 13.
봄의 햇살(동시) - 윤명상 봄의 햇살 / 석우 윤명상 봄은 매일 아침, 밝고 따뜻한 해님을 하늘에 띄웁니다. 해님은 동쪽에서 서쪽까지 하늘을 가로지르며 햇볕을 아낌없이 나눠주지요. 저녁이 되면 방전된 햇볕을 충전하여 아침에 다시 띄워줍니다. 해님을 밤새 기다렸던 풀잎들은 햇볕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랍니다. 2023. 5. 11.
금강보행교(동시) - 윤명상 금강보행교 / 석우 윤명상 구름은 강을 따라 걷고 사람들은 보행교를 따라 강을 걸어요. 세종 금강 위에 한글 자음 이응(ㅇ)의 보행교, 한글이 태어난 날을 1,446m의 허리둘레로 기념하지요. 사람들은 이응교를 걸으며 글자가 되고, 글자가 되고 싶은 강물은 이응을 그리려고 꿈틀대며 흘러요. 2023. 5. 10.
늦은 봄비(동시) - 윤명상 늦은 봄비 / 석우 윤명상 어젯밤부터 조용조용 내리는 봄비. 창문을 열고 내다보니 반가운 듯 내 얼굴을 살랑살랑 간지럽혀요. 기운이 없던 화초들도 생기가 돋는 걸 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고맙고 반가운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내가 엄마의 젖을 먹고 훌쩍 자라서도 계속 사랑과 관심을 먹으며 살아가는 것처럼 식물과 비도 그런가 봐요. 2023. 5. 5.
누룽지(동시) - 윤명상 누룽지 / 석우 윤명상 이팝나무의 그득하던 고봉밥에 봄은 다시 물을 붓고 끓입니다. 솥바닥에는 누룽지가 눌어붙고 배부른 봄은 녹음으로 짙어져갑니다. 이팝나무는 이제 하얀 밥그릇 대신 파릇한 손을 흔들며 푸른 5월을 향해 달려가지요. 2023. 5. 1.
마음의 자석(동시) - 윤명상 마음의 자석 / 석우 윤명상 마음속에는 누구나 보이지 않는 자석이 있나 봐요. 마음이 끌리고 자꾸 보고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보고 싶던 친구를 만나면 마음이 설레거나 두근거리고 헤어질 시간이 되면 마음이 서운하거든요.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친구들도 같은 마음인 걸 보면 사람의 마음에는 서로 잡아당기는 자석이 있는 게 분명해요. 2023. 4. 29.
새 옷(동시) - 윤명상 새 옷 / 석우 윤명상 세상이 온통 푸르른 옷을 입었어요. 산과 들, 땅과 호수, 나무와 풀, 모두가 연둣빛 새 옷이지요. 그동안 돌풍이 돌아다니며 같은 색깔의 옷을 깔 맞춤하기로 약속을 주고받았나 봐요. 2023. 4. 25.
꽃들의 노래(동시) - 윤명상 꽃들의 노래 / 석우 윤명상 구름이 나눠주는 물을 마시며 태양의 온기와 바람의 기운을 받고 피어난 알록달록 꽃봉오리. 고맙다며 사랑한다며 하늘을 보고 바람을 보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지요. 아, 맞다, 꽃을 보며 나는 알았어요. 지금의 내가 예쁜 꽃이 되기까지 태양과 바람과 구름 같은 엄마와 아빠, 친구들의 많은 사랑이 있었다는 것을, 2023.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