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동시695 아기 새싹 2(동시) - 윤명상 아기 새싹 2 / 석우 윤명상 뜰의 낙엽 밑에 아기 새싹이 고개를 내밀며 기지개를 켜요. 연둣빛 속살을 드러낸 채 ‘까꿍’하고 인사하는 뽀송뽀송한 아기 새싹들, 한참을 바라보다 감기에 걸릴까 봐 다시 살짝, 이불을 덮어주었어요. 2023. 2. 11. 봄소식(동시) - 윤명상 봄소식 / 석우 윤명상 올해는 봄이 일찍 올 거라고 뉴스가 알려줘요. 너무 추웠던 겨울이라 빨리 봄이 왔으면 하고 기다렸거든요. 뉴스가 내게 알렸듯이 나무와 땅속 식물들은 바람과 해님이 알려줄 거예요. 바람은 나뭇가지를 흔들며 햇볕은 땅을 토닥이며, 모두가 기뻐할 거예요. 2023. 2. 7. 초콜릿(동시) - 윤명상 초콜릿 / 석우 윤명상 초콜릿을 샀다. 입에 넣는 순간 입 안을 가득 채우는 달콤함. 아, 친구와의 사이도 이렇게 달콤했으면, 아, 공부하는 재미도 이렇게 달콤했으면, 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달콤했으면, 나는 초콜릿을 먹으며 내 마음도 초콜릿처럼 달콤하기를 기도했다. 2023. 2. 3. 겨울 햇살(동시) - 윤명상 겨울 햇살 / 석우 윤명상 나무도 아이 추워! 참새도 아이 추워! 구름도 아이 추워! 너도나도 춥다고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을 해님이 보았나 봐요. 오늘은 종일 따뜻한 햇볕으로 엄마처럼 꼬옥 감싸줍니다. 2023. 1. 31. 반달 꽃(동시) - 윤명상 반달 꽃 / 석우 윤명상 반쯤 핀 꽃봉오리 하나, 밤하늘에 곱게 피어나고 있어요. 한 송이뿐이지만 예쁘다며 구름도 쓰다듬고 가지요. 며칠 지나면 활짝 핀 꽃송이로 밤하늘은 환할 거예요. 2023. 1. 28. 해 과자를 먹는 구름(동시) - 윤명상 해 과자를 먹는 구름 / 석우 윤명상 뭉게구름이 줄을 지어 지나갑니다. 지나가며 푸른 쟁반에 놓인 해 과자를 하나씩 먹고 갑니다. 앞선 구름이 먹고 지나가면 해 과자가 다시 생기고 뒤따라오던 구름이 먹고 나면 다시 그 자리에 해 과자가 생깁니다. 동그란 과자를 사이좋게 나눠 먹고는 배부른 듯 다시 먼 길을 떠나갑니다. 2023. 1. 26. 동장군(동시) - 윤명상 동장군 / 석우 윤명상 북극 동장군이 무서운 기세로 내려와 호령을 합니다. 세상을 꽁꽁 얼려버리는 동장군의 기세에 사람들도 오들오들 떨며 다닙니다. 태양은 하늘에서 햇볕 방패로 막아보지만 동장군의 바람칼을 막지는 못합니다. 머지않아 봄 장군이 오면 동장군은 그제야 제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2023. 1. 25. 세뱃돈(동시) - 윤명상 세뱃돈 / 석우 윤명상 설날 아침, 할아버지 할머니께 큰절을 올리고 세뱃돈을 받았어요. 엄마는 잃어버린다며 세뱃돈을 맡기래요. 엄마 지갑은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인데 어떡하나 고민이 돼요. 2023. 1. 22. 모자 쓴 장독(동시) - 윤명상 모자 쓴 장독 / 석우 윤명상 장독대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장독들이 추위에 종일 오들오들 떨고 있지요. 아침에 나가 보니 밤사이 어떻게 구했는지 모두가 흰 눈 모자를 곱게 쓰고 있어요. 추운 겨울밤을 견디려고 각자의 머리에 딱 맞는 모자를 단체로 주문했나 봐요. 2023. 1. 18. 겨울비(동시) - 윤명상 겨울비 / 석우 윤명상 함박눈을 뿌리고 고드름만 매달더니 주룩주룩 비를 내립니다. 겨울도 더러워진 자신이 싫어 샤워를 하나 봅니다. 미세먼지를 씻어내고 황사도 씻어내며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냅니다. 바라보는 내 마음도 깨끗해지는지 기분이 맑아집니다. 2023. 1. 14. 밤의 요술(동시) - 윤명상 밤의 요술 / 석우 윤명상 밤이 요술을 부려요. 낮에는 시끄럽던 참새도 뛰어놀던 강아지도 나처럼 모두 잠이 들지요. 나무와 식물들도 밤이 되면 사르르 잠이 들고 숲도 쿨쿨 잠드는 것을 보면 요술을 부리는 게 확실해요. 밤이 되면 밤하늘에 별을 띄우고는 세상을 향해 ‘잘 자라’ 자장가를 부르거든요. 2023. 1. 12. 구미호(동시) - 윤명상 구미호 / 석우 윤명상 보름달 달빛 아래 안개 자욱한 길을 지나며 나는 아빠에게 물었어요. 아빠, 구미호가 나타나면 어떡해요? 어떡하긴, 바로 동영상 찍어야지. 아하, 그럼 SNS 스타 되겠네? 우리 대화를 들었는지 보름달로 변신한 구미호는 하늘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며 웃고 있어요. 2023. 1. 8. 겨울 친구(동시) - 윤명상 겨울 친구 / 석우 윤명상 겨울이의 집에 한파라는 친구와 폭설이라는 친구가 찾아와 한동안 요란을 피우다 간 뒤, 오늘은 낯선 친구가 찾아왔어요. 보슬보슬 보슬비 친구, 여간해선 겨울 나들이를 안 하는 친구지만 오늘은 보름달이 뜨는 날, 달 구경하러 왔나 봐요. 그런데 달님은 보이질 않고 보슬비는 아쉬운지 조용조용 자장가를 불러요. 2023. 1. 8. 눈 내리는 날(동시) - 윤명상 눈 내리는 날 / 석우 윤명상 흰 눈이 내립니다. 펄펄 내려옵니다. 이리저리 흩어져 나뭇가지에서 꽃이 되고 언덕에서 잡초들의 이불이 되어주고 구석진 곳의 허물을 덮어주며 우아하게 내려옵니다. 오늘은 해님도 행여 흰 꽃이 녹을까 뜨거운 얼굴을 가려줍니다. 2023. 1. 7. 난로 앞에서(동시) - 윤명상 난로 앞에서 / 석우 윤명상 추운 겨울날, 우리 가족들이 전기난로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워요. 할아버지는 화롯불에 고구마 구워 먹던 이야기를, 아빠는 관솔을 모아 모닥불 피우던 이야기를 해요. 나는 문득 난로 같은 엄마 품이 그리워졌어요. 2023. 1. 2. 이어달리기(동시) - 윤명상 이어달리기 / 석우 윤명상 한 장 남은 달력 뒤로 새 달력이 바짝 붙어 이어 달릴 준비를 합니다. 내일이면 끝나는 호랑이 주자의 바통을 이어받아 2023 번호표를 단 토끼 선수가 기다립니다. 해님도 달님도 새로운 주자를 따라 이어 달릴 준비를 하지요. 나도 덩달아 같이 뛰어가려고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2022. 12. 30. 겨울 편지(동시) 윤명상 겨울 편지 / 석우 윤명상 편지가 도착했다며 겨울바람이 창문을 두드려요. 창문을 내다보니 하얀 글자들이 쌓이고 있어요. 오늘은 꽤 긴 사연인가 봐요. 아빠는 옆에서 구구절절 쏟아지는 어린 시절 추억이 적힌 하얀 글자들을 읽어주지요. 내 가슴 속에도 어느새 하얀 글자가 차곡차곡 쌓여가요. 2022. 12. 27. 흰 눈의 기도(동시) - 윤명상 흰 눈의 기도 / 석우 윤명상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세상에는 미운 것이 너무 많은가 봐요. 펄펄 눈을 내려 하얗게 덮어버리는 것을 보면, 사람들에게는 때 묻지 않은 마음이 무엇인지 눈 덮인 세상을 보여주며 흰 눈처럼 하얀 마음으로 살라는 것이지요. 미운 마음도 흰 눈으로 덮어버리면 세상은 온통 새하얀 천사의 나라가 될 것 같아요. 2022. 12. 22. 겨울 칸타타(동시) - 윤명상 겨울 칸타타 / 석우 윤명상 계절은 기온의 음표를 따라 노래를 부릅니다. 여름은 테너로 봄과 가을은 바리톤으로, 그리고 겨울은 베이스로 열창하는 중입니다. 계절에 맞는 화음이 어우러질수록 자연은 건강해지고 세상은 행복해지거든요. 자연이 병들고 계절의 화음이 어긋나면 세상도 불협화음이 됩니다. 2022. 12. 18. 겨울 밤바람(동시) - 윤명상 겨울 밤바람 / 석우 윤명상 창밖은 하얀 어둠뿐, 낮에 쌓인 눈을 재우고 겨울바람은 한사코 창문을 두드려요. 창틈으로 온기를 느꼈는지 창에 매달려 애원하는 것을 보면 겨울바람도 밤에는 추운 게 싫은가 봐요. 창문을 열어주지는 않았지만 틈새로 용케 들어온 겨울바람은 사르르 잠이 들어요. 2022. 12. 14. 진눈깨비 2(동시) - 윤명상 진눈깨비 2 / 석우 윤명상 밤새도록 누가 먼저 내려갈까 순서를 정했나 봐요. 오전까지 비가 내리더니 오후부터는 눈에 섞여 비도 내려요. 어쩌면 눈이 이제는 내 차례야, 하며 비를 달래는 것 같아요. 2022. 12. 13. 이전 1 ··· 6 7 8 9 10 11 12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