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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동시695

바람개비(동시) - 윤명상 바람개비 / 석우 윤명상 자려고 누웠더니 낮에 보았던 바람개비가 자꾸 아른거린다. 사람도 없는 썰렁한 공원 구석에서 나를 보자 신이 나서 뱅글뱅글 돌던 바람개비. 그러다 헤어질 때는 너무 섭섭했는지 볼멘소리를 내며 사정없이 돌던 바람개비. *동시집 '해를 훔친 도둑비'에 수록 2019. 11. 9.
양파 까기(동시) - 윤명상 양파 까기 / 석우 윤명상 양파 껍질을 벗기며 양파 대신 내가 울었다. 더러운 옷은 양파가 벗는데 양파 대신 내가 후련했고 샤워는 양파가 하는데 양파 대신 내가 개운했다. 양파는 가만히 있는데 나 혼자 한바탕 울다 웃다 쇼를 했다. 2019. 11. 8.
숲의 손짓(동시) - 윤명상 숲의 손짓 / 석우 윤명상 계곡을 따라 숲길에는 울긋불긋 오색 단풍꽃이 피었다. 이 깊은 산 속까지 나뭇잎을 곱게 물들여 놓는 것은 그리운 사람을 향해 어서 오라 손짓하는 숲의 마음이 아닐까. 2019. 11. 6.
은행나무(동시) - 윤명상 은행나무 / 석우 윤명상 우리 아파트 경비실 옆에는 은행나무가 있어요. 가을만 되면 은행나무와 경비아저씨가 아침부터 실랑이를 벌입니다. 은행나무가 밤새 아파트 길바닥에 노란 그림을 그려놓으면 경비아저씨는 더 예쁘게 그리라며 다짜고짜 지워버리거든요. 2019. 11. 5.
단풍과 낙엽 사이(동시) - 윤명상 단풍과 낙엽 사이 / 석우 윤명상 와~ 곱다. 나뭇가지의 단풍을 보며 감탄한다. 하지만 내 발밑에는 떨어진 낙엽이 있다. 그리고 머리 위로는 고운 단풍이 하나둘, 낙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2019. 11. 3.
이불 낙엽(동시) - 윤명상 이불 낙엽 / 석우 윤명상 통통하게 영근 상수리 열매들이 엄마 품을 떠납니다. 또르르 땅에 떨어진 철부지 열매들을 바라보며 이파리를 모두 떨구는 엄마 나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라며 두툼한 이불을 덮어줍니다. 2019. 11. 2.
개구쟁이 그림자(동시) - 윤명상 개구쟁이 그림자 / 석우 윤명상 나를 따라다니며 요술을 부리는 개구쟁이. 아침에는 내 몸을 길게 늘여 키다리로 만들더니 점심때는 내 발밑에서 아장아장 따라다니다가 골목을 지날 때는 요술램프의 요정이 되어 담벼락에 올라섭니다. 2019. 10. 29.
도시의 가을(동시) - 윤명상 도시의 가을 / 석우 윤명상 시골보다는 도시가 먼저 유행을 탄다. 도시에서 유행한 옷이 차츰 시골로 가듯이 단풍도 도시 가로수가 먼저 물들고 나면 시골이랑 산골짜기도 뒤따라 흉내를 낸다. 2019. 10. 25.
가을 매화(동시) - 윤명상 가을 매화 / 석우 윤명상 매화가 나들이를 나왔다. 단풍 고운 가을날, 너도나도 단풍 구경하니까 매화도 덩달아 단풍 구경나왔다. 2019. 10. 25.
심술꾸러기(동시) - 윤명상 심술꾸러기 / 석우 윤명상 단풍이 곱게 화장을 하고 호수에 제 얼굴을 비춰봅니다. 심술꾸러기 바람이 물결을 일으키며 훼방을 놓고 있어요. 단풍은 어지러워 비틀비틀 바라보는 나도 어지러워 비틀비틀 2019. 10. 24.
미라(동시) - 윤명상 미라 / 석우 윤명상 찬기가 느껴지는 늦가을, 장롱 서랍을 열었다. 지난봄에 개어놓았던 겨울옷들이 미라가 되어 누워있다. 툭툭 털고 입었더니 온기가 느껴진다. 미라가 깨어났다. 2019. 10. 24.
예쁜 꽃(동시) - 윤명상 예쁜 꽃 / 석우 윤명상 코스모스가 활짝 웃는 이유가 있어요. 사람들은 예쁘다고 칭찬하고 벌 나비는 꿀이 달다며 연신 엄지척을 하지요. 바람은 짓궂게 간지럼을 태우고 햇살은 살며시 꽃잎에 뽀뽀를 하거든요. 2019. 10. 19.
달 없는 밤(동시) - 윤명상 달 없는 밤 / 석우 윤명상 달 없는 밤하늘은 엄마가 외출했을 때처럼 텅 빈 집이 됩니다. 엄마가 없던 날, 내가 엄마를 기다리며 쓸쓸한 밤하늘의 별들을 헤아렸듯이 아기별들도 지금 허전한 마음을 안고 어두운 마당에 나와 눈만 깜박입니다. *동시집 '해를 훔친 도둑비'에 수록 2019. 10. 18.
천사대교를 건너며(동시) - 윤명상 천사대교를 건너며 / 석우 윤명상 목포 압해도와 신안 암태도 사이에 바다를 가로질러 날아가는 천사가 있어요. 쪽빛 물결은 날개가 되어 펄럭이고 바람을 가르며 천사는 유유히 비상합니다. 거친 파도를 넘어 너와 나를 연결해주고 하나로 묶어주는 바다 위의 천사지요. 2019. 10. 15.
가을 열차를 타고(동시) - 윤명상 가을 열차를 타고 / 석우 윤명상 가을이라는 열차가 계절이라는 철로 위를 천천히 지나가고 있어요. 열차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지만 차량이 지날 때마다 세상은 조금씩 변해가지요. 가을이라는 열차를 타고 뛰뛰빵빵 가다보면 단풍 터널도 지나게 됩니다. 2019. 10. 12.
가을 호수(동시) - 윤명상 가을 호수 / 석우 윤명상 장마철도 아닌 단풍 드는 계절에 대청호가 만삭이다. 모래언덕 작은 섬과 나무들은 호수 뱃속에서 꿈틀대고 불러온 배를 가을 햇살은 가만가만 어루만진다. 2019. 10. 11.
물방울 보석(동시) - 윤명상 물방울 보석 / 석우 윤명상 여름내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만드느라 햇볕에 그을리더니 오늘은 새벽이슬로 투명하고 둥근 물방울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곱게 단장을 했다. 강아지풀도 참비름 나물도 감나무 잎도 보석을 달고 한껏 뽐낸다. 그래,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젠 멋 좀 부리고 맘껏 자.. 2019. 10. 10.
단풍(동시) - 윤명상 단풍 / 석우 윤명상 우리가 한눈팔 때 가을이 살짝 불을 지피나 보다. 하루하루 조금씩 나뭇잎이 붉게 타들어 가는 걸 보니, 너무 뜨거워 몸부림치다 떨어진 낙엽들은 붉게 타는 이파리를 보며 발만 동동 구른다. 2019. 10. 9.
방방이 타기(동시) - 윤명상 방방이 타기 / 석우 윤명상 노란줄무늬 거미가 엉덩이에서 실을 뽑아 나뭇가지 사이에 트램펄린을 만들었어요. 바람이 불어 출렁거릴 때마다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돼요. 메뚜기랑 고추잠자리를 불러서 사이좋게 방방이 타는 수풀 친구들의 모습. 2019. 10. 8.
가을의 기도(동시) - 윤명상 가을의 기도 / 석우 윤명상 가을 햇볕이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하나 봐요. 혼자 힘으로는 세상을 물들일 수 없기 때문이죠. 비가 내리고 나면 한결 빠르게 울긋불긋 물이 들거든요. 오늘도 비가 내리는 걸 보면 가을 햇볕이 기도한 게 분명해요. 2019. 10. 2.
가을 노트(동시) - 윤명상 가을 노트 / 석우 윤명상 파란 하늘은 푸른 호수에 가을하늘을 그리고 뭉게구름은 파란 하늘에 가을이라 씁니다. 구절초와 들국화는 산과 들에 가을을 모자이크하고 단풍은 나뭇가지마다 가을을 곱게 달아줍니다. 2019.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