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시방1595 미래라는 말 - 윤명상 미래라는 말 / 석우 윤명상 꿈꾸게 하고 이상을 그리며 가슴을 설레게 하던 그 말, 미래. 환상을 주던 미래라는 말은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에 점점 무너지더니 중년을 넘어서면서 불안과 두려움을 주는 뻔한 그림이 되었다. 이제는 무지개 같은 미래라는 말 대신 영원을 꿈꿔야지. 2020. 11. 6. 설전 - 윤명상 설전 / 석우 윤명상 진실을 감추고 서로 자신이 옳다고 설전을 벌이는 사람들. 내 편, 네 편으로 갈려 하이에나처럼 물고 무는 또 다른 댓글부대. 분명, 누군가는 잘못인데 잘못했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양심과 정의보다는 일단, 우기고 보는 뻔뻔함이 판치는 세상. 그 꼴을 지켜봐야 하는 이들만 시꺼멓게 속이 탈 뿐이다. 2020. 10. 26. 가을의 그리움 - 윤명상 가을의 그리움 / 석우 윤명상 가을에는 잊고 싶은 아픔조차 연민으로 다가와 그리움으로 단풍이 든다. 슬픈 사연일수록 더 진하게 물드는 것은 아픔에 눈물이 밴 때문이리라. 가누지 못해 낙엽으로 사라질지라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은 단풍으로 물든 그리움이다. 2020. 10. 21. 기다림 - 윤명상 기다림 / 석우 윤명상 행복일 수 있고 고통일 수 있는 것. 대상에 따라 이보다 더 설레는 게 있을까 싶기도 하고 때로는 지옥 같은 고통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행복하던 기다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기다림이 있기에 인생은 성숙해질 수 있는 것. 징검다리처럼 기다림을 하나하나 건너다보면 인생은 성큼 여물어 간다. 2020. 10. 7. 10월의 노래 - 윤명상 10월의 노래 / 석우 윤명상 푸르던 이파리가 붉게 상기되도록 노래하는 시월입니다. 마스크에 봉쇄당한 입을 대신하여 가슴으로 토해내는 절절한 노래입니다. 흐르는 세월이야 가타부타 말이 없지만 세월에 묻어가는 것은 시월에도 입을 막아야 하기에 시뻘건 멍이 들도록 가슴으로부터 노래하는 시월입니다. 2020. 10. 3. 대화의 공식 - 윤명상 대화의 공식 / 석우 윤명상 혼자일 때는 묵상을 하며 시를 쓰고 둘일 때는 깊이 있는 대화를 하며 서너 명일 때는 히히거리며 수다를 떤다. 다섯 이상일 때는 조용히 듣기만 하고 열 명이 넘으면 아예 딴생각을 한다. 나까지 끼어들면 왁자지껄 해지니까. 2020. 9. 27. 무더위처럼 가라 - 윤명상 무더위처럼 가라 / 석우 윤명상 태풍과 함께 사라진 무더위처럼 말뿐인 위선은 가라. 목적을 위해서는 배알도 없이 굽신거리다가 목적을 이루고 나면 목에 세 겹 깁스를 하고 위세를 부리며 꼴값 떠는 졸장부들도 가라. 자기 세상인 양 꼼수를 부리며 잇속을 챙기는 배부른 위정자들과 그들의 주술에 농락당하는 속 빈 깡통들도 가라. 고요한 호수의 반짝이는 물비늘처럼 소박한 눈빛, 초롱초롱 빛나도록 분별없는 패거리 풍습은 태풍과 함께 사라진 무더위처럼 가라. 2020. 9. 24. 가을인가 보다 - 윤명상 가을인가 보다 / 석우 윤명상 그대 그리움이 밀려드는 것을 보니 가을인가 보다. 땀 흘리며 헐떡이던 여름에는 문득 떠올리던 그대였지만 커피잔 속에 그대 그리움이 크림처럼 녹아드는 것은 가을이기 때문이다. * 대전문예창작 제2호에 수록 2020. 9. 17. 풀벌레 - 윤명상 풀벌레 / 석우 윤명상 무슨 사연이 그리 많은지 밤이 새도록 목청을 돋우는 풀벌레. 슬펐다가 간절했다가 소곤대다가 잠시 쉬었다가 별에게 말하고 달에게 애원하며 밤이슬 속에 짧은 청춘을 묻는다. 2020. 9. 16. 계절 - 윤명상 계절 / 석우 윤명상 봄, 여름, 가을, 겨울 예전에는 계절마다 그 색깔이 분명했지. 하지만 언제부턴가 영역싸움을 하듯 계절이 계절을 먹어가면서 이제는 덥거나 추울 뿐이다. 봄은 여름의, 가을은 겨울의 눈치를 보며 생색만 내다가 살그머니 사라지고 말거든. 인간이 계절에게 괜한 싸움을 붙인 것만 같아 계절이 지날 때면 서럽도록 미안해지는걸. 2020. 9. 11. 웃으면서 하면 - 윤명상 웃으면서 하면 / 석우 윤명상 웃자고 웃으면서 하는 욕은 농담이 되고 웃으면서 하는 가벼운 싸움은 장난이 되는, 웃음은 인생의 거친 모서리조차 부드럽게 하는 유연제다. * 동구문학 21호에 수록 2020. 9. 8. 8월을 보내며 - 윤명상 8월을 보내며 / 석우 윤명상 세월의 그루터기만 남기고 8월이 간다. 그루터기엔 코로나 19의 아픔과 긴 장마와 홍수, 태풍이 남겨놓은 애환이 각질처럼 남았다. 예전엔 계절이 바뀌는 아쉬움이라도 있었는데 이젠, 가는지 오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8월이 간다. 2020. 8. 31. 8월의 노래 - 윤명상 8월의 노래 / 석우 윤명상 청춘들에게 8월은 낭만의 계절. 아니, 그런 때가 있었지. 계곡과 바다로 기타 하나 둘러메고 여름 햇볕을 즐겼어. 온난화가 찾아온 이후 여름은 서서히 낭만을 잃어버린 거야. 일상이 된 폭우와 폭염은 온난화의 꽁무니를 따라왔고 8월의 낭만은 그렇게 먼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 2020. 8. 26. 화초 가꾸기 - 윤명상 화초 가꾸기 / 석우 윤명상 애완용은 스스로 크지 않는다. 지지대를 받쳐주고 가끔은 영양제와 때에 맞춰 물을 주어야 화초는 비로소 제 몫을 한다. 화초가 건강하게 자라고 예쁜 꽃을 피우는 것은 보살펴준 만큼의 보답이다. 2020. 8. 13. 스치는 그리움에 - 윤명상 스치는 그리움에 /석우 윤명상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내 마음이 요동치는 것은 그대에 대한 그리움이 바람처럼 스치기 때문입니다. 2020. 8. 12. 멈출 수 없는 그리움이라면 - 윤명상 멈출 수 없는 그리움이라면 / 석우 윤명상 모진 아픔이 두고두고 그리움이 되기도 합니다. 상처의 깊이만큼 세월이 내려앉으면 그리움이라는 딱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입추에도 멈추지 않는 장맛비처럼 멈출 수 없는 그리움이라면 죽는 날까지 행복한 순간으로 간직하렵니다. 2020. 8. 8. 장맛비 - 윤명상 장맛비 / 석우 윤명상 달 수로 석 달째 이어지는 장마에 낭만을 즐기던 시인도 조금씩 지쳐간다. 그쳤나 싶다가도 건달처럼 몰려오는 먹구름은 이내 폭우라는 폭력으로 곳곳을 휩쓸어 버린다. 무엇이든 정도에 지나치면 아픔이 되듯 땅도 자연도 사람도 이젠 고통에 시름한다. 2020. 8. 8. 침수 - 윤명상 침수 / 석우 윤명상 그리움이 장마철 물 폭탄처럼 쏟아지고 내 마음은 침수되고 말았다. 2020. 8. 5. 매미 - 윤명상 매미 / 석우 윤명상 장맛비 뜸한 사이 매미가 서툰 울음을 운다. 올여름, 첫 매미 소리여서 반갑게 귀를 기울였지만 비바람에 목이 메었는지 한 소절 외치고는 그만이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순간인데, 몇 년의 침묵을 깨고 드디어 얻은 제 목소리를 한 소절로 끝내다니. 그리고는 며칠이 지나도록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2020. 8. 4. 밤비처럼 - 윤명상 밤비처럼 / 석우 윤명상 밤비 지나간 도시의 거리에서 비에 젖어 누워버린 불빛 위를 걸으며 나는 그리움에 젖는다. 불빛 너머의 어둠처럼 내 가슴의 추억 뒤에는 언제나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었지. 촉촉한 밤하늘에 그대 고운 눈빛은 별처럼 반짝이고 그리움은 밤비처럼 내 가슴에 쏟아진다. * 문학사랑 2020년 가을호에 수록 2020. 7. 24. 만수위 - 윤명상 만수위 / 석우 윤명상 장마철, 비는 그리 내리더니 호수를 가득 채워놓았다. 비와 함께 쏟아진 그리움은 내 마음의 밑바닥에 조금 찼을 뿐인데, 얼마나 더 그리움이 장마져야 내 마음을 채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리운 내 마음은 저 호수보다 훨씬 더 크고 넓은 까닭이다. 2020. 7. 22.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