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1595

폭우 - 윤명상 폭우 / 석우 윤명상 누군가는 입 다문 주검을 보며 목 놓아 울고 그 주검에 짓밟힌 어느 설움은 차마 숨죽여 흐느끼는데, 하늘은 누구 까닭에 저리도 펑펑 우는지 오늘은 종일 눈물범벅이다. * 서울시장의 자살을 보면서 2020. 7. 12.
창밖을 보며 - 윤명상 창밖을 보며 / 석우 윤명상 커튼을 젖히고 창밖을 내다본다. 건물은 군중처럼 길게 늘어서 있고 도열한 가로수 사이로 자동차는 사열하듯 유유히 지나간다. 내 마음의 커튼을 젖힌다면 어떤 모습이 나타날까? 추억들이 늘어서 있고 그리움이 가로수처럼 도열한 그 사이로 내 가슴을 뛰게 하던 그대와 유유히 걸어가는 모습이겠지? 2020. 7. 6.
보름달을 보며 보름달을 보며 / 석우 윤명상 노래하며 춤추는 것도 아닌데 하늘 복판에 덩그러니 있을 뿐인데, 너를 보고 있자니 내 마음이 덩실덩실 춤을 추듯 흥겨워지는 것은 이목구비도 없고 꾸미지도 않았지만 밝고 고운 순수함은 누구라도 감동을 주는 까닭이리라. 2020. 7. 5.
해바라기 - 윤명상 해바라기 / 석우 윤명상 임을 바라보던 내 시선처럼 임을 그리워하던 내 마음처럼 내 시선으로 내 그리움으로 한 곳만을 묵묵히 바라보는 너 2020. 7. 3.
창문 - 윤명상 창문 / 석우 윤명상 하얀 새벽빛이 창문으로 들어와 어둠을 쓸어내고 창문 틈으로는 새벽잠을 깬 참새들의 재잘거림이 알람처럼 자극해 옵니다. 내 마음에도 작은 창문 하나 내어야겠습니다. 새벽 그리움이 미명처럼 스며들며 가슴 설레던 밀어들이 알람으로 울리도록, 2020. 6. 24.
제비집 - 윤명상 제비집 / 석우 윤명상 남들은 역세권에 전망 좋은 장소를 찾아 집을 짓는데 너는 멋과 편리보다는 너를 받아줄 좋은 이웃이 있는 곳이면 만족한가 보다. 어느 수산시장, 방범용 카메라를 주춧돌 삼아 작은 흙집 하나 지어놓고 만족한 듯 재잘재잘 노래하는 걸 보면. 2020. 6. 22.
부분일식 - 윤명상 부분일식 / 석우 윤명상 밤이 낮을 찾아온 날, 쉽게 만날 수 없던 낮과 밤이 만났다. 잠시 포옹을 한 뒤 헤어졌지만 십 년 후에 다시 만날 약속을 남겼단다. 가끔, 아주 가끔 낮도 밤을 찾아가고 그렇게 낮과 밤은 만난다. 아름다운 만남은 헤어져도 섭섭하지 않는 깊은 감동을 안긴다. 2020. 6. 21.
여름에 대한 독백 - 윤명상 여름에 대한 독백 / 석우 윤명상 이제 군대처럼 밀려오겠지. 사정없이 들이닥칠 거야. 요 며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거든. 초반부터 35도 열기로 간을 보며 정탐했으니 곧 본색을 드러내겠지. 낮에는 폭염으로 밤에는 열대야로 인정사정없이 도발할 거야. 무차별 공격에 한동안 정신은 없겠지만 어쩌랴, 견디며 버틸 수밖에. 자연 위에 군림한 자를 향한 자연의 방어일 수 있겠지만 이성을 잃은 계절과 싸워야 하는 웃픈 현실인 걸. 2020. 6. 10.
6월의 풍경 - 윤명상 6월의 풍경 / 석우 윤명상 사춘기를 이제 막 벗어나 소년에서 청년으로 발돋움 하는 6월이다. 그래선지 아직은 사춘기의 반항 기질을 벗지 못하고 폭염과 우박을 순서도 없이 쏟아낸다. 어른도 아닌 것이 어른 흉내를 내며 더위 자랑을 하다가도 무엇 때문에 토라졌는지 사춘기의 변덕을 부린다. 덩치는 어른스러운데 하는 짓을 보면 아직은 영락없는 철부지다. 2020. 6. 10.
6월의 기도 - 윤명상 6월의 기도 / 석우 윤명상 녹음이 짙어가듯 휑하던 마음에 사랑이 가득하게 하소서. 각기 다른 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숲을 이룬 것처럼 너와 내가 어우러져 우리가 되게 하시고 크고 작은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풍경이 되듯 섬김과 배려로 아름다운 사회가 되게 하소서. 6월의 숲이 녹음으로 빈틈을 메우듯 사랑과 착한 행실로 세상의 아픈 빈틈을 서로 메울 수 있게 도우시고 그늘은 아낌없이 쉼터로 내어주듯 마음과 마음을 나누며 서로에게 쉼을 주는 넓은 마음이 되게 하소서. 2020. 6. 7.
개구리의 심정 - 윤명상 개구리의 심정 / 석우 윤명상 개망초 하얗게 수놓은 6월의 밤. 시골의 장례식장 옆에서는 개구리들이 무논에 모여 밤새 떠나간 임을 부릅니다. 그리움에 목말라 본 사람이라면 그 간절함을 알 것입니다. 속울음을 삼키며 개구리의 심정으로 별을 헤아리다 그만, 나는 나를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2020. 6. 4.
나이 - 윤명상 나이 / 석우 윤명상 나이는 젊음을 먹고 늙음을 배출한다. 젊음이 고갈되어 더는 먹어버릴 젊음이 없을 때 나이는 멈추고 만다. 2020. 6. 1.
봄의 끝에서 - 윤명상 봄의 끝에서 / 석우 윤명상 오월의 끝자락, 붉은 장미가 찾아왔다. 울타리에 올라서서 동네방네 기웃대는 것이 영락없는 말괄량이다. 길 건너편, 백발이 된 보리는 장미의 재롱에 황금 이빨을 드러내며 웃는데 낯빛이 변한 구름은 봄을 보내는 아쉬움에 애써 눈물을 참는다. 2020. 5. 31.
찻잔과의 대화 - 윤명상 찻잔과의 대화 / 석우 윤명상 우리가 마주할 때면 너는 향기로 말하고 나는 가슴으로 답했지. 고운 빛깔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나는 온몸으로 받아들였어. 가식도 과장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너를 내게 보여주었기에 너와의 대화는 항상 설렘이었던 거야. 2020. 5. 28.
변치 않는 것 - 윤명상 변치 않는 것 석우 윤명상 사람도 변하고 사랑도 변하고 강산도 변하는데 평생, 변치 않는 것은 내 가슴의 그리움이더라. 2020. 5. 25.
늙지 않는 것 - 윤명상 늙지 않는 것 / 석우 윤명상 사랑은 나이와 함께 늙어가지만 내 안에 머물면서도 늙지 않는 것은 그리움이다. 2020. 5. 23.
아귀찜 - 윤명상 아귀찜 / 석우 윤명상 거칠고 못난 것이 매콤달콤한 양념으로 화장을 하니 모두가 반할 미인이 됐다. 콩나물로 옷을 입은 맵시에 너도나도 손 내미는 스타가 되고 보는 재미에 먹는 재미가 더해 못난이는 까맣게 잊고 최고라 추켜세운다. 2020. 5. 23.
꿈에서 - 윤명상 꿈에서 / 석우 윤명상 잠의 다리를 건너 꿈의 나라로 들어간다. 그리운 시절의 그리운 사람을 만나 그리운 이야기를 나눈다. 다시 다리를 건너 되돌아오면 그리움의 꿈은 시작된다. 2020. 5. 23.
갑질 - 윤명상 갑질 / 석우 윤명상 신뢰했어요. 존경도 했고요. 그렇기에 당신의 말에 의심 없이 행동한 내 잘못인지도 모르죠. 그렇더라도 지켜보며 ‘안 된다’는 말 한마디 없다가 일을 다 마친 뒤에야 기다렸다는 듯 안 된다는 심보는 무엇인지. 그 충격으로 발밑의 지렁이처럼 꿈틀대는 나를 향해 ‘참 이상하다’ 말하는 구둣발. 맞아요. 당신은 구둣발이고 나는 그 밑에서 꿈틀대는 지렁이지요. 이젠 당신에 대한 존경도 신뢰도 모두 접어두기로 했어요. 구둣발이 지렁이를 존중할 리 없을 테니까. * 건물주의 갑질을 보면서... 2020. 5. 19.
그때는 몰랐습니다 - 윤명상 그때는 몰랐습니다 / 석우 윤명상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대와의 소소했던 일상이 이토록 큰 그리움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작은 인연이 훗날, 삶의 위로가 되고 추억하는 즐거움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도 떠나지 않는 그리움이 사랑처럼 가슴앓이를 한다는 것을 * 대전문예창작 제 2호에 수록 2020. 5. 18.
아픔 - 윤명상 아픔 / 석우 윤명상 살구 열매가 올망졸망 매달렸다. 아직은 솜털 보송보송한 애송이지만 지난겨울의 추위와 싸우며 견딘 어미의 아픔을 아는지 투정 한번 없다. 누군들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며 공치사를 하겠나마는 아픔 없이 자라는 나무가 없듯 아픔 없이 커 가는 열매도 없다는 것을 .. 2020.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