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시방1595 떨어지지 않는 잎처럼 - 윤명상 떨어지지 않는 잎처럼 / 석우 윤명상 일찍 철들었던 벚나무는 그만큼 빨리 겨울을 준비한다. 이제는 몇 남지 않은 잎만 악착같이 매달려 사색할 뿐이다. 어쩌면 내 마음도 낙엽이 되는 슬픔이 두려워 악착같이 너에게 붙어 있는지도 모른다. 2019. 11. 22. 겨울을 앞두고 - 윤명상 겨울을 앞두고 / 석우 윤명상 태양이 체온을 잃어간다. 하지만 그 뜨겁던 사랑과 정열도 식은 뒤에야 다시 끓을 수 있잖은가. 끓고만 있을 때는 그 매력을 알 수 없다. 겨울의 차가움 속에 비로소 그 뜨거웠던 정열이 무엇을 의미했는지를 알게 될 테니까. 2019. 11. 21. 늦은 가을비 - 윤명상 늦은 가을비 / 석우 윤명상 11월도 기우는데 마지막일지도 모를 가을비가 내립니다. 가을이 앉았던 자리, 가을은 스스로를 씻어내며 정화를 합니다. 이틀 낮밤 없이 흔적을 지우고 나면 가을은 조용히 떠날 테지만 내 가슴의 가을은 겨울이 와도 단풍인 채로 남을 것입니다. *대전문예창작.. 2019. 11. 18. 조약돌 - 윤명상 조약돌 / 석우 윤명상 그리운 마음을 조약돌에 담아 호수에 힘껏 던졌다. 조약돌이 물수제비를 그리다 내 마음에 빠진 그리움처럼 물속으로 사라졌다. 그리움이 마음 깊은 곳에서 떠오르듯 저 조약돌도 내가 찾아올 때면 다시 떠올라 물수제비를 그리겠지. * 대전문예창작 2019.창간호에 수록 2019. 11. 15. 가을의 열정 - 윤명상 가을의 열정 / 석우 윤명상 모두가 열정이었다. 하늘은 하늘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살아 있는 것들대로, 그 열정이 가을의 단풍으로 물들었다 할지라도 나의 열정은 여전히 그리움이다. 지난봄, 그리움을 쏟아내고 잠시 텅 빈 마음이었지만 나의 열정은 다시 그리움.. 2019. 11. 14. 가을 산 - 윤명상 가을 산 / 석우 윤명상 낙엽을 보며 가을은 쓸쓸한 계절이라 말하지 마라. 추워지면 나무는 자신의 호흡과도 같은 이파리를 몽땅 떨궈 땅 위에 깔아 놓는다. 누군가에게는 한겨울 담요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새봄의 거름이 되도록.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나눌 수 없다면 낙엽을 떨구는 가.. 2019. 11. 12. 화단의 가을 - 윤명상 화단의 가을 / 석우 윤명상 모두 떠난 자리에 노란 국화만 환하게 웃고 있다. 봉선화 진 자리에 분꽃이 여름내 깔깔대고 화단의 터줏대감 서광까지 조용히 사라졌다. 봄을 알리던 골담초 여름을 알리던 작약이 도도했던 꽃밭이다. 이젠 소국이 홀로 가을을 붙들고 있지만 그마저 떠나고 .. 2019. 11. 11. 만추 - 윤명상 만추 / 석우 윤명상 가을이 익으니 참 아름답다. 그 익은 모습이 어찌나 신비롭고 어여쁜지 너도나도 앞 다투어 찾아온다. 인생도 익으면 저리 고와야 하는데 익으면 익을수록 감동을 줘야 하는데. *대전문예창작 2019.창간호에 수록 2019. 11. 10. 그대는 단풍이다 - 윤명상 그대는 단풍이다 / 석우 윤명상 누군가 물었다. 시인은 단풍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느냐고. 나는 이별이라 말했고 모두 깔깔대며 웃었다. 오래전 헤어진 뒤 가장 예쁜 모습만 가슴에 남아있는 그대를 염두에 두고 했던 대답이었다. 단풍은 지금이 가장 예쁜 모습이듯이 그대도 떠나기 전 .. 2019. 11. 5. 10월이 남긴 것 - 윤명상 10월이 남긴 것 / 석우 윤명상 누구나 해야 할 일이 있고 일에는 때와 기한이 있다. 10월도 부지런히 자기의 할 일을 했으리라. 열정을 불태운 만큼 가을은 제 색깔을 얻은 게다. 열심히 사랑했고 그 사랑에 충실했기에 이제는 미련 없이 떠날 때다. 10월의 사랑이 가장 아름다웠노라는 기억.. 2019. 10. 31. 화담숲을 보며 - 윤명상 화담숲을 보며 / 석우 윤명상 곤지암IC를 나오면 낯익은 시골 풍경이 반기고 그 시골 커튼을 젖히면 어디에나 있는 산이 보이는 곳. 다시 산 커튼을 젖힌 뒤에야 나타나는 새로운 세상. 흔한 시골의 흔한 산골짜기에 그려놓은 특별한 풍경화가 있다. 밖에서 바라보면 스쳐 지나갈 풍경이지.. 2019. 10. 29. 빨리빨리 - 윤명상 빨리빨리 / 석우 윤명상 세월도 빠른데 그 세월을 추월해버리는 ‘빨리빨리’ 문화. 그 덕에 빠른 경제성장도 이뤘다지만 세상에 어디, 빨리빨리 만 존재하랴. 그랬다면 홀로 가다가 어디쯤엔가 고꾸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토끼에게 거북이가 있어야 했듯 빨리빨리 옆에는 느림과 게으른 사고도 있었을 터, 빨리빨리 사이에다 주변을 둘러보는 센스와 앉아 쉬는 여유도 챙길 일이다. 2019. 10. 27. 억새꽃 - 윤명상 억새꽃 / 석우 윤명상 아무데나 자리 잡고 앉아 '내 땅'이라 호령하는 억센 놈, 언제부터인가 가을을 상징하는 주인공이 되었네. 가을만 되면 너를 보겠다고 시간도 돈도 아끼지 않는 팬심에 내 마음도 덜컥 얹어 놓았지. 이젠 고상한 느낌으로 네게서 낭만을 찾으려 하니 나에게 너는 가.. 2019. 10. 26. 가을도 나처럼 - 윤명상 가을도 나처럼 / 석우 윤명상 가을이 하루가 다르게 울긋불긋 변해가는 것은 내 마음이 그리움으로 붉게 물들어 가듯 가을도 나처럼 한 아름 그리움을 품은 까닭이리라. 2019. 10. 23. 추파 - 윤명상 추파 / 석우 윤명상 초승달이 멀리서 기웃댄다. 보름 전쯤에 내가 외면했더니 토라져서 두문불출하다가 슬그머니 나타나 다시 추파를 던진다. 2019. 10. 22. 가을 같은 마음 - 윤명상 가을 같은 마음 / 석우 윤명상 가을의 하늘처럼 파란 꿈을 꾸는 맑고 투명한 마음이면 좋겠습니다. 높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부끄럽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기를 기도하며 구름이 지나고 나면 하늘은 더 청명해지듯 마음의 벽을 헐어 거칠 것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라볼수록 상쾌해지는.. 2019. 10. 22. 아침 안개 - 윤명상 아침 안개 / 석우 윤명상 예전엔 너의 존재 자체가 낭만이었다. 식상해진 풍경도 너 하나로 인해 신선들이 노닐만한 신비로운 세계가 되었지. 이제는 낭만 대신 걱정이 앞서는 건 안개로 위장한 낭만 같은 먼지 때문. 미세먼지 주의보에 내 마음의 낭만은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 동구문학 21호에 수록 2019. 10. 21. 자연과 사람 - 윤명상 자연과 사람 / 석우 윤명상 자연은 자연 그대로일 때 더 아름답고 사람은 자신을 가꾸어야 더 아름답다. 자연은 사람의 손을 탈수록 망가지지만 사람은 손이 가는 만큼 달라진다. 예외는 있겠지만. 2019. 10. 16. 목포항에서 - 윤명상 목포항에서 / 석우 윤명상 어둠이 내려앉은 유달산을 호텔 창문에 걸어두고 불야성을 이룬 항구로 갔다. 집어등 불빛 아래 전리품을 거두는 어부들의 거친 숨소리가 항구의 명암을 가르고 눈부신 조명은 개선장군에 대한 환호로 그렇게 밤을 잊고 있었다. 2019. 10. 14. 가랑비와 이슬비 - 윤명상 가랑비와 이슬비 / 석우 윤명상 옛날 어느 선비가 비 오는 날, 손님에게 그랬다지. '이제 그만, 가라고 가랑비가 내린다'하니 손님은 천연스레 '더 있으라고 이슬비가 내린다' 했다는, 오늘도 밖에서는 가랑비가 내 안에서는 이슬비가 내리는 것이 그대는 가고 없는데 내 안에서는 여전히 그대가 머물기를 바라는 까닭이리라. * 동구문학 21호에 수록 2019. 10. 7. 내가 사랑하는 것 - 윤명상 내가 사랑하는 것 / 석우 윤명상 가을의 파란 하늘과 하늘을 닦아대는 구름과 구름을 따라다니는 바람과 바람을 부르는 풀잎을 나는 사랑한다. 풀잎에 맺힌 이슬과 이슬을 달아놓고 떠나는 아침의 선선한 바람과 바람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코스모스와 코스모스를 활짝 웃게 하는 태양을 나는 사랑한다. 태양을 잘게 썰어 물비늘로 꽃다발을 만든 호수와 온 산을 곱게 물들인 단풍과 단풍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미소를 나는 사랑한다. * 동구문학 21호에 수록 2019. 10. 6.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