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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1593

낙화 - 윤명상 낙화     / 석우 윤명상 떠난다는 말 한마디바람결에도 남기지 않고가버린 너의 뒷모습은내게는 아픔이다. 오랜 세월 기다리며꿈꾸던 사랑인데사랑을 미처 가슴에 담기도 전에떠나간 빈자리, 마냥 내 곁에 있어 주기를 바라는 욕심일 수 있지만너의 뒷모습은쉬이 떠나버린 아쉬움이다. 2024. 4. 28.
황혼의 연가 - 윤명상 황혼의 연가       / 석우 윤명상 황혼의 봄날은 설렘이다.모든 시선을 꽃잎에 감싸고는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춘벚꽃처럼 사라질 봄날이지만, 물결에 흔들리는호숫가의 빈 배처럼또한 흔들리는 것이황혼의 마음인 것을, 황혼의 심장이란사랑의 기쁨이거나이별의 슬픈 아픔조차모두가 설렘이다. 이듬해 벚꽃은그걸 알기에설레는 봄을 안고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2024. 4. 23.
건조주의보 - 윤명상 건조주의보 / 석우 윤명상 연일 건조주의보 안내문자가 찾아옵니다. 불조심하라는군요. 내 가슴에서는 그리움의 습도가 높아지면 불이 나는데, 나와는 정반대입니다. 내 가슴의 불조심 안내문자를 그리운 이들에게 보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024. 4. 18.
꽃담 안에 - 윤명상 꽃담 안에 / 석우 윤명상 꽃담 안에 피어 있는 작은 들꽃처럼 그대는 내 가슴에 피어 있는 작은 들꽃입니다. 꽃담은 들꽃으로 들꽃은 꽃담으로 서로 조화를 이루듯 그대는 내 삶의 균형입니다. 현실과 그리움의 사이에서 꽃으로 피어 있는 꽃담 안의 작은 들꽃입니다. * 우리나라의 전통 담장을 '꽃담'이라 한다. 꽃담은 무늬나 그림을 넣어 장식한 담장을 말한다. 2024. 4. 14.
흑백과 컬러 - 윤명상 흑백과 컬러 / 석우 윤명상 흑백이던 세상은 어느새 색채를 바꾸며 너에 대한 그리움을 천연색으로 만들어 놓았다. 계절 따라 색깔은 바뀌는 것. 겨울에 그리는 그리움은 흑백의 데생으로 충분했다면 봄의 그리움은 컬러다. 너에 대한 추억은 데생에 물감을 입히듯 이제 새순이 돋아 꽃을 피우는 한 폭의 유화가 되었다. 2024. 4. 9.
벚꽃을 보며 - 윤명상 벚꽃을 보며 / 석우 윤명상 오늘은 태양도 벚꽃이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바라보는 그대도 벚꽃처럼 피었습니다. 너무 진하지 않고 너무 연하지도 않은 그 은은한 꽃잎을 사랑합니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바라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바람은 벌써 한 잎 두 잎 벚꽃을 떨굽니다. 그냥 보낼 수 없어 사진으로 마음에 담아 흩날리는 사랑을 간직합니다. 2024. 4. 5.
하노이의 봄 - 윤명상 하노이의 봄 / 석우 윤명상 봄의 나라에서 왔으니 봄인 줄 알았지. 봄을 안고 왔는데 하노이에는 낙엽이 흩날렸어. 내 가슴의 봄이 너의 가슴에서는 낙엽 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았지. 낙엽 지는 너를 보며 나의 봄은 잠시 접기로 했어. 너의 봄을 기다리며 나는 잠시 너의 낙엽이 되기로 했지. 사랑이란 그런 거야. 낙엽 지는 너에게 나의 봄은 잠시 잊어 주는 것. 2024. 3. 30.
이국의 밤 - 윤명상 이국의 밤 / 석우 윤명상 사파에서의 마지막 밤은 배부름이다. 며칠 동안 기억의 부자가 되었기에 든든한 추억을 간수하는 일은 더할 나위 없는 일이다. 삶의 공간을 채우는 것은 곱씹을 인생을 만드는 일, 추억은 그리움을 만들고 그리움은 청춘을 만들어 내는 까닭이다. 태초에, 보시기에 좋았다 하신 새로운 피조물을 마주한다는 것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주머니 속 지폐처럼 마음을 채우는 것은 지난날을 추억할 수 있는 그리움의 부자가 되는 일이었다. 2024. 3. 27.
판시판의 안개 - 윤명상 판시판의 안개 / 석우 윤명상 케이블카는 어느새 안개 속에 파묻혔다. 케이블도 사라진 공중으로 부양하듯 오르고 또 오른다. 눈앞에 한 뼘씩 케이블을 놓아가며 3,143m 정상을 향해 가는 길, 드디어 신선이 되었다며 안개 속에서 사람들은 외쳤다. 보이는 것이라곤 한 뼘 앞서가는 케이블과 이따금 마주쳤다가 사라지는 케이블카 뿐. 마침내 정상에 이르고 신선들은 우르르 몰려나와 신선의 세상이 신기한듯 너도나도 사진을 찍어댔다. 2024. 3. 27.
사파의 거리에서 - 윤명상 사파의 거리에서 / 석우 윤명상 길은 더 이상 길이 아니었다. 바퀴 달린 동물들의 거리, 가르마도 없는 길을 크고 작은 동물들은 뒤엉켜 강물처럼 흘렀다. 직립보행의 두 발 뚜벅이는 빼앗긴 통로를 버리고 강물에 들어가 덩달아 물결이 되었다. 바퀴 달린 동물들이 뿜어내는 배설물과 소음은 숨통을 막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강둑을 밝히는 화려한 조명은 밤새 내숭을 떨었다. 2024. 3. 27.
내가 봄이라면 - 윤명상 내가 봄이라면 / 석우 윤명상 가슴 속의 얼음을 녹이고 멈췄던 시냇물이 흘러가듯 생각이 흘러가게 하리라. 생각이 흘러드는 곳에 사랑의 움이 돋아 힘찬 생명의 꽃눈이 되리라. 내게서 느껴질 차가운 말투와 표정은 연둣빛 새순이 되게 하고, 적막했던 거리 낙엽 뒹구는 골목이라도 한 송이 민들레꽃으로 피어나리라. 내가 봄이라면 모든 가슴에 꽃을 피우며 희망의 새싹이 돋게 하리라. 2024. 3. 22.
내 마음의 강물 - 윤명상 내 마음의 강물 / 석우 윤명상 내 마음에 강 하나 있습니다. 그리움이 흐르고 흘러 세월을 이어갑니다. 어렴풋한 옛 시절, 사랑 하나의 옹달샘에서 시작한 그리움의 강물은 지류를 늘려가며 마르지 않는 강물이 되었습니다. 강에는 아련한 추억과 옛사랑이 흐르고 너와 나의 우정뿐 아니라 다투며 자라던 철부지의 기억이 그리움으로 흘러갑니다. 봄, 새싹이 돋아나듯 내 마음의 강에도 새싹처럼 돋아난 그리움이 출렁출렁 흘러갑니다. 2024. 3. 19.
봄의 밀당 - 윤명상 봄의 밀당 / 석우 윤명상 너의 매력은 새초롬한 표정에 있지. 매화꽃 산수유꽃을 보며 봄이다, 했건만 너는 폭설로 실루엣을 둘렀고 돋아나는 새싹을 보며 이젠 정말 봄이구나, 싶었지만 너는 꽃샘추위로 감추려 했지. 아닌척하며 돌풍에 찬 기운을 불러와도 나는 너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어. 대뜸, 차디찬 손을 내밀지만 부드러운 온기가 느껴지거든. 그게 너의 매력이야. 2024. 3. 15.
맛있는 식사를 위하여 - 윤명상 맛있는 식사를 위하여 / 석우 윤명상 맛있어 보이는 간판을 찾는다. 맛은 비슷해 보이지만 그날, 당기는 입맛은 따로 있는 것. 간판으로 맛보던 낯익은 메뉴를 눈으로 먹으며 주문한다. 마음이 맛있어야 음식도 맛있는 법, 마음의 쓴맛은 먼저 건져내는 게 좋다. 음식과 맛에 대한 칭찬은 더욱 입맛을 돋게 하는 첨가물이기에 MSG는 많을수록 좋다. 반찬이 나오면 눈으로 허겁지겁 먹어 치우되 굶주린 마음은 비워두어야 한다. 시장한 뱃속이 아니라 굶주린 마음이 채워질 때 가장 맛있는 식사가 되는 까닭이다. 2024. 3. 12.
새벽 비 내린 아침에 - 윤명상 새벽 비 내린 아침에 / 석우 윤명상 빗물로 세수한 아침 햇살은 새색시처럼 홍조를 띠었다. 그 새색시를 바라보는 설렘으로 공기도 바람도 구름도 뽀얗다. 나목에는 생기가 돌고 새싹들은 젖 먹은 아기처럼 토실한데, 새색시 같은 햇살은 뜨거워진 내 가슴에다 쭈뼛쭈뼛 너의 생각을 불러낸다. 2024. 3. 8.
계절이 날다 - 윤명상 계절이 날다 / 석우 윤명상 계절은 날갯짓하는 게 분명하다. 날개 잃은 나는 작은 언덕 하나를 넘는데도 끙끙대는 판국인데 계절은 계절에서 계절로 세상의 판도를 바꾸며 훌쩍 넘어가 버린다 2월에서 3월로 겨울에서 봄으로 휴식에서 생산으로 날갯짓 한 번에 계절은 이름을 바꿔놓는다. 2024. 3. 4.
애인 같은 3월입니다 - 윤명상 애인 같은 3월입니다 / 석우 윤명상 냉하던 가슴에 그대 이름의 새싹이 돋고 그대 사랑의 꽃눈이 핍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애인 같은 3월입니다. 앙상하던 가지의 봄꽃처럼 그대는 한 송이 내 마음에 피어나는 행복입니다. 봄바람은 내 손에 봄볕은 나의 볼에 입맞춤하는 애인 같은 3월입니다. 2024. 2. 29.
부소담악에서 - 윤명상 부소담악에서 / 석우 윤명상 사랑이 크고 그리움이 많으면 암벽이라도 넘는 게지요. 대청호 한 자락에 물길을 가로질러 길게 늘어선 암벽이지만 그리움의 눈물이 차고 넘치니 바위 병풍은 섬이 되었듯 내 마음에도 섬이 되어버린 그대가 있습니다. 2024. 2. 24.
겨울 장마 - 윤명상 겨울 장마 / 석우 윤명상 갈증이 심한 것인지 그리움에 속이 탔는지 여름 장마 같은 폭우가 거세다. 겨울을 견디느라 허약해진 기운을 보충하려 탕약을 들이켜는 것인지도 모른다. 폭우와 폭설, 호우주의보에 물먹는 하마가 되어버린 2월. 비 소식 예약을 닷새나 해놓은 걸 보면 어지간히 목이 탔던 모양이다. 2024. 2. 20.
비 내리는 날의 추억 - 윤명상 비 내리는 날의 추억 / 석우 윤명상 어린 시절의 추억이 빗물처럼 마음을 적시며 그리움으로 피어납니다. 그새 스쳐 간 구름과 달과 별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나는 나를 잊은 대신 누군가를 추억하며 그리워합니다. 꽃잎처럼 비는 내리고 꽃잎 같은 그대는 우수(雨水)의 빗물로 흘러갑니다. 2024. 2. 18.
봄날처럼 - 윤명상 봄날처럼 / 석우 윤명상 겨울 추위처럼 너는 떠났는데 너에 대한 그리움은 봄날처럼 다가온다. 이제는 그리움으로 느껴야 하는 차가운 손이지만 너의 봄이라서 좋다. 시선이 닿는 어디라도 발길 머무는 어디라도 너에 대한 그리움이라서 좋다. 돋아나는 그리움이 좋다. 2024.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