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시방1578 너를 기다리며 - 윤명상 너를 기다리며 석우 윤명상 기다림은 먼 미래를 마음에 담는 것이다. 무지개 같아서 잡을 수는 없지만 아름다운 소망이기에 백 년이라도 견딜 수 있으며 기다림의 크기만큼 부요하고 간절한 만큼 설렘을 준다. 기다림을 막연한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기다리다 생을 마감한다 해도 그 기.. 2018. 3. 15. 애드벌룬 - 윤명상 애드벌룬 석우 윤명상 오색 몸단장을 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애무하며 하늘 높이 매달려 포만한 자신을 바람 타는 너, 가는 줄로 자존 삼아 여린 몸짓으로 기웃대며 부끄럼 없는 한때를 둔감한 가식 속에 잠재운다. 햇볕의 따가운 눈총도 넌지시 관객 삼는 너의 넉살에 퇴색된 바람.. 2018. 3. 5. 3월의 행복 - 윤명상 3월의 행복 석우 윤명상 따스해진 3월의 햇살처럼 서로 웃어주면 좋겠습니다. 미소에 햇살이 닿으면 천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봄기운을 맘껏 들이마셔도 좋습니다. 열린 마음에 봄바람이 스치면 행복이 솔솔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파릇한 새싹처럼 사랑이 곱게 돋.. 2018. 3. 2. 거울을 보며 - 윤명상 거울을 보며 석우 윤명상 너보다 더 고지식한 게 또 있을까. 적당히 타협할 줄도 보기 좋게 꾸며줄 줄도 모르고 있는 그대로만 보여주는 고집스러움은, 그래서 기대를 접고 너를 바라보며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요령도 눈치도 없다만 요즘같이 약삭빠른 세상에는 차라리 거짓 없는 네 모습이 좋다. 얼굴 들이밀며 더 멋진 모습을 기대하는 내게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있는 그대로를 되돌려주며 더는 자신을 감추지 말라 한다. 2018. 2. 28. 봄이 오는 소리 - 윤명상 봄이 오는 소리 석우 윤명상 여름이 오는 소리는 눈으로 듣고 가을이 오는 소리는 귀로 들으며 겨울이 오는 소리는 피부로 듣지만 봄이 오는 소리는 마음으로 듣는다. 설레는 마음이 없다면 봄이 오는 소리는 들을 수 없다. 봄은 먼저 가슴을 파고들어 가슴 속에서 서서히 피어나기 때문.. 2018. 2. 27. 목욕탕에서 - 윤명상 목욕탕에서 / 석우 윤명상 누구나 아이가 되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곳. 온탕 열탕 냉탕에 작은 한증막이 구색을 갖춘 늙은 동네 목욕탕에는 나이와 직분의 계급장을 뗀 아이들이 물장구를 친다. 눈치 없는 공간은 그 옛날, 아담과 하와처럼 원초적인 에덴으로 회귀를 꿈꾸는지도 모른다. 에덴을 벗어나는 순간 체면의 옷을 입고 눈칫밥을 먹으며 낯가림이 시작된다. 2018. 2. 13. 봄이 오는 길 - 윤명상 봄이 오는 길 석우 윤명상 봄은 쉬운 길로 오지 않는다. 입춘의 강을 건넌 뒤에도 한파의 험산을 몇 개인가 넘어 폭설의 광야를 지나야 한다. 눈보라에 막히고 한기 매서운 칼바람에도 물러설 수 없는 것은 기다리는 그대의 미소 때문이다. 거칠게 버티는 막바지 겨울과 밀고 당기며 봄은 .. 2018. 2. 7. 보이지 않아도 - 윤명상 보이지 않아도 석우 윤명상 보여서 아름다운 것은 꽃이고 보이지 않아도 아름다운 것은 진실이다. 보여서 설레게 하는 것은 미소이고 보이지 않아도 설레게 하는 것은 순수함이다. 보여서 행복한 것은 친절이고 보이지 않아도 행복한 것은 관심이다. 보여서 꿈꾸게 하는 것은 가족이고 .. 2018. 2. 6. 보름달이 둥근 이유 - 윤명상 보름달이 둥근 이유 석우 윤명상 모두가 너만 바라보니 모서리는 닳아 둥글게 되고 모두가 너를 보며 웃으니 밝고 빛날 수밖에 없는 거지. 2018. 2. 3. 2월은 - 윤명상 2월은 석우 윤명상 칠삭둥이 2월은 모자란 날만큼 더 사랑하자. 부족한 만큼 더 주고 베풀면 넉넉해지겠지. 가다가 끝나버리는 막다른 골목길처럼 늘 허전했기에 아쉬운 만큼 더 웃어주고, 보내기 서운한 짧은 겨울의 끄트머리, 더 뜨겁게 안아주자. 2018. 2. 1. 깨진 유리병에 대한 변론 - 윤명상 깨진 유리병에 대한 변론 석우 윤명상 깨진 채 널브러진 유리병, 형체를 잃고 흩어진 살점들이 길바닥에서 날카롭게 노려본다. 자신을 내어주고 버림받은 슬픈 운명. 모나지 않은 곱던 모습이 한순간 흉기처럼 변한 것은 세상이 자기만족에 빠진 까닭이다. 달콤한 입맛을 위해 돈을 팔던 .. 2018. 1. 30. 서릿발 - 윤명상 서릿발 석우 윤명상 봄이 너무 그리웠던 탓일까. 한파를 학수고대한 탓일까. 머리카락 하얗게 세운 까닭을 내게만 말해줄 수 없겠니? 2018. 1. 27. 대청호의 겨울 - 윤명상 대청호의 겨울 석우 윤명상 아무 말이 없다. 시린 물빛이 겨울잠을 자듯이 새근거린다. 얼어버린 가장자리, 점점 굳어지는 각질 탓에 아예 감각조차 잃어버린 모양이다. 군데군데 찬바람 비벼대는 갈대만이 지난 가을, 마주쳤던 눈빛을 기억할 뿐이다. 지나고 나면 이 또한 그리움이겠지.. 2018. 1. 25. 눈보라 - 윤명상 눈보라 석우 윤명상 차가운 성깔로 거칠게 몰아친다. 하늘을 뒤덮고 한설을 쏟아 놓으며 금세, 도시마저 덮어버린다. 세상이 폭설에 항복하는 날. 나무는 고개를 숙이고 도시는 제 모습을 포기했다. 평소의 곱던 함박눈이 오늘은 무슨 설움인지 맺힌 분을 토해내고 있지만, 그렇게 한바탕.. 2018. 1. 12. 천리향 - 윤명상 천리향 석우 윤명상 새해 첫 손님, 한파의 해코지를 피해 조용히 눈을 뜨고는 천릿길, 달려갈 준비를 한다. 2018. 1. 11.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 윤명상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석우 윤명상 여보게, 친구. 사는 게 힘들다며 푸념하지 말게. 인생은 모두 같은 고민을 안고 산다네. 다만 가슴에서 삭히고 있을 뿐이지. 노래 속에 묻기도 하고 웃음 속에 감추기도 하며 분주함에 잊은 듯 산다지만 곡조가 끝나고 웃음이 멈추고 나면 마침표처럼 따.. 2018. 1. 7. 새해 여명 - 윤명상 새해 여명 석우 윤명상 붉은 꽃다발을 내밀며 새해 여명이 다가와 포옹한다. 어둠을 뚫고 365일, 긴 여정을 달려왔기에 나는 너를 안고 환호했지. 동쪽 창을 열고 다가온 환한 너의 모습은 새해를 시작하는 행진곡이며, 지난 세월에 긁힌 삶의 상처들을 씻어내듯 마음속 깊이 휘감아 왔어. .. 2018. 1. 2. 개기월식 - 윤명상 개기월식 석우 윤명상 점점 빛을 잃어가오. 그 밝던 영광이 시커먼 그림자 속에 묻혀가고 바람에 나부끼던 솔가지가 눈에 선한데 이제, 어둠 속의 짐승이 되어 가오.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풍만하던 내 모습은 검은 구렁텅이로 빠져들지라. 나의 빛이 다하기까지 그저 잠잠 하려오. 어둠에 .. 2017. 12. 22. 더불어 산다는 것은 - 윤명상 더불어 산다는 것은 석우 윤명상 나뭇가지에 걸린 햇살만큼 바람과 빗물이 매달려야 꽃피울 수 있는 것처럼 햇볕에 그을리며 외로운 별빛에 몸부림쳐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처럼 더불어 산다는 것은 별빛을 벗 삼아 바람도 빗물도 품는 것이며 나와 다른 너를, 나보다 먼저 바라보는 것이다. *동구문학 제 24호에 수록 2017. 12. 15. 눈길을 걸으며 - 윤명상 눈길을 걸으며 석우 윤명상 밤새 내린 눈이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가시지 않은 새벽어둠을 밝힌다. 한파의 응원을 받으며 무혈 입성하듯 세상을 덮어버린 온통 하얀 천지. 때 묻지 않은 도톰한 눈길을 달래듯 걷는 새벽길에 지나온 발걸음마다 개구쟁이 하나 따라와 세월일랑 잊으라 하고.. 2017. 12. 12. 출생의 기쁨 - 윤명상 박이찬(성도의 출산을 기념하며) 출생의 기쁨 석우 윤명상 너의 잉태를 처음 알게 되던 날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했고, 너의 태동을 처음 느끼던 날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으며, 너를 세상에서 처음 만나던 날 온 천지를 얻은 것보다 기뻤단다. 너의 이름을 처음 부르던 날 하나.. 2017. 12. 9. 이전 1 ··· 66 67 68 69 70 71 72 ··· 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