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훈. 신앙시592 마르다의 고백 - 윤명상 마르다의 고백 석우 윤명상 동구 밖까지 뛰어나가 마중했던 기쁨으로 임을 위한 만찬을 준비합니다. 당신을 곁에 두고 무엇을 준비할까, 어떻게 준비할까 고민합니다. 마음은 점점 분주해지고 분주한 만큼 당신과, 마음으로는 멀어지는데 그 거리감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아, 임은 곁.. 2017. 11. 23. 흔적[바울의 고백] - 尹明相 흔적 [바울의 고백] 石右 尹明相 당신은 적개심 가득한 내게 뜨거운 태양처럼 찾아 오셨습니다. 거칠고 단단하여 죽음의 그림자 기웃되던 황무한 마음이었건만, 깊은 분노와 원죄까지 한순간, 치유해 주셨습니다. 죄를 도려낸 그 자리에 주님의 영으로 채워주시며 십자가의 길을 가라 하.. 2017. 8. 9. 아겔다마 - 尹明相 아겔다마 / 石右 尹明相 어둠은 혼자 오지 않는다. 홀로 어두웠던 밤이 없듯이 화려한 가면과 함께 다가와 영혼을 엿보는 어두움, 그리고 뒤안의 그늘. 영혼을 잠재운 밤이 양심의 굴레를 벗고 자유 하는 곳에는 항상 소돔의 환호가 자리하고 최면에 걸린 자아를 쏟아 놓는다. 빛으로 포장.. 2017. 4. 3. 너는 알고 있니 - 尹明相 너는 알고 있니 / 石右 尹明相 옷깃을 낚아채는 어디선가 작은 입김이었을 거친 바람이 가는 길을 묻는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손이 미치지 못하는 출생의 비밀을 남긴 채. 골목길 따라 사람들을 스치고 왔을, 그럼에도 내색 없이 잠시 휘감다 떠나고 나면 잊히고 말 존재지만 가다가다 흩어져 사라지더라도 그 비밀은 여전히 나를 떠나지 않고 맴돌겠지. 어린 시절, 아버지는 내게 바람의 비밀을 알려주었다. “네가 숨을 쉬면 그 숨이 산을 넘고 강을 지나 바람이 된다.”고 그래서 바람은 사방에서 불어오는 걸까. 그렇게 바람은 비밀을 간직한 채 지금도 나를 스친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바람 같은 인생은 바람 같은 비밀을 안고 산다. 창조주의 숨결이 바람이 되어 아담에게 미치고 그 바람은 지금도 삶이 되어.. 2017. 3. 29. 어머니의 가방 - 尹明相 어머니의 가방 / 石右 尹明相 악어 등짝 도장 박은 가방은 오늘도 교회를 갑니다. 세월이 짙게 걸린 가방끈에는 어머니의 손 주름이 그대로, 까칠해진 피부는 어머니를 닮아갑니다. 묵묵히 교회를 오간 세월 이제 가방 속에는 교회가 있고 예배가 있습니다. 어머니는 성경책을 넣으며 기도를 함께 담고 헌금과 찬송을 추가합니다. 가방 속에 담긴 눈물은 이미 예배이고 감사와 기쁨 가득한 가방 속은 아름다운 교회가 됩니다. 가방 문양이 퇴색될수록 어머니의 손길은 더 따스해지고 어머니를 따라 걷다가 쉬다가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며 팔짱을 끼고 고스란히 속을 내어주는, 그렇게 신앙의 동반자로 평생을 같이 갑니다. [제9호, '활천문학'에 수록] 2017. 2. 27. 목마름 - 尹明相 목마름 [제6회 활천문학상 우수상] 광활한 사막 모래알이 익어간다. 익어버린 모래알에 단련되어 이슬조차 조금씩 아주 조금씩 숨을 쉰다. 태양이 목말라 헐떡이고 홀로 가는 길에 뜨거운 입김 뱉어놓은 사막에는 배부른 축제가 이어진다. 전략과 전술, 위장과 변신이 용감하거나 비열하게, 아니 애처롭다. 먹이사슬의 잔혹한 축제는 사막 바깥에서도 뜨겁게 벌어진다. 오늘만 사는 것처럼 너도나도 채우지 못한 갈증으로 헐떡이는 분주한 거리, 애초에 선악과로 인한 목마름이었다. 이제 목마름은 영혼의 몫이지만 사막의 기어 다니는 사냥꾼들처럼 먹고 먹히는 신음을 뱉어내며 영혼 없는 배부른 축제는 이어진다. 石右 尹明相 2017. 2. 24. 터널 - 尹明相 터 널 / 石右 尹明相 하늘을 닫아버린 세상에는 길고 깊은 어둠이 살고 나는 그 어둠을 품고 몸부림친다. 진실이 묻힌 어두운 세상, 귀먹은 터널을 지난다는 건 홀로 날뛰는 짐승 같아서 차라리 눈을 감고 가야만 한다. 점점 깊어지는 터널, 빛에 드러나는 양심보다는 어둠에 익숙해진 방종으로 예레미야의 눈물조차 외면한다. 오늘에 만족하는 영원 없는 세월이 뚫어 놓은 고독한 이성의 터널에서 꽃이 피는 꿈을 꿔야지. 어둠을 더듬는 사람들에게 눈물은 나약한 패배이고 양심은 무능한 변명이지만 그 영혼조차 품고 가야 하겠지. 2017. 2. 20. 하늘을 우러러 - 尹明相 하늘을 우러러 / 石右 尹明相 지지고 볶는 세상사 들들 볶이는 인생사 그러거니 바람인 양 개의치 말고 서릿발을 견딘 보리 싹처럼 의연히 너의 삶을 가거라. 모든 죽음이 그랬고 사라진 모든 것들이 그랬다. 굳이 세상을 푸념하거나 인생을 노여워하지 말고 태풍을 견디는 갈대처럼 초연히 너의 삶을 지탱해야만 한다. 강철이 아니어도 좋다. 바람에 이리저리 쫓기는 구름처럼 그러다 홀연히 별빛 속으로 사라지듯 우리는 그렇게 하늘을 우러러 충만하게 살아가야 한다. 갯벌에 널린 안식처를 보라. 자기 몸 크기에 맞는 구멍 하나로 생육하고 번성하는 녀석들을, 모든 자연이 분수를 지키듯 너의 삶이 자연이 된다면 볶여도 좋은 세상이리라. 2017. 2. 9. 고독의 길 - 尹明相 고독의 길 / 石右 尹明相 한순간 덮쳐오는 안개구름처럼 감싸드는 고독으로 우두커니 서 있는 건 나뿐일까. 고독을 병이라 하지만 병이어도 좋은 필연으로 고독을 붙들고 살아야 한다. 이정표도 분명치 않은 인생으로 용기만 가지고 질러가고 난 뒤에는 고단한 한숨으로 얼룩지고 말 것.. 2016. 12. 21. 리셋(reset) - 尹明相 리셋(reset) / 石右 尹明相 리처드 도킨스는 말한다. 이 세상을 리셋하고 싶다고. 구원이 없는 인생도 세상을 물들이는 불의를 지우고 싶어 하는데 복음의 등불이요 의의 소금인 교회는 ‘여기가 좋사오니’를 외치며 세상의 달콤함에 젖어만 간다. 도킨스의 미소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교회라면 도킨스의 비아냥에 마음이 찔리지 않는 신앙이라면 그 교회는, 그 신앙은 도킨스를 어이 넘어설 수 있을까 어쩌면 하나님은 도킨스에게 세상의 리셋을 허락하실 지도 모를 일이다 이방 바벨론을 택하셨고 다메섹의 사울을 불러 바울 되게 하신 것처럼. 남들은 다 아는 진실을 교회만 모르는 듯 세상을 흉내 내며 닮아가고 자기만족에만 집착하니 더는 필요 없는 파일처럼 그래서 리셋이 필요한가 보다. 리처드 도킨스는 말한다. 이 세.. 2016. 12. 5. 내 안에 있는 나에게 - 尹明相 내 안에 있는 나에게 / 石右 尹明相 내 안에는 같은 듯 다른 또 다른 내가 있어 각기 다른 꿈을 꾼다. 모든 편한 것을 찾고 만족한 기분을 쫓으며 보란 듯 성공에 박수갈채를 기대하는 내게, 내 안의 나는 엄중히 침묵하라 하고 모두 내려놓으라 하며 조건 없이 낮아지라 타이른다. 나는 세상 낙이 좋고 화려한 것이 좋고 보기에 좋은 것과 먹음직한 탐스러움이 좋건만, 내 안의 나는 단호히 초라함을 쫓으며 희생을 기뻐하며 진리를 따라가라 재촉한다. 내 안의 나와 평생을 함께 가야 하건만 가고자 하는 길이 다르니 어찌해야 좋을까. 나를 쳐서 내 안의 나를 따를까 나를 부추겨서 내 안의 나를 포기할까. 오늘도 나는 습관처럼 내 안의 나를 상대로 끊임없는 줄다리기를 하며 티격태격 우열을 다툰다. 2016. 10. 27. 내가 너를 사랑하였노라 - 尹明相 내가 너를 사랑하였노라 / 石右 尹明相 내 아픔을 너는 아느냐. 아프도록 사랑했고 사랑할수록 아픈 이 사실을, 너를 참고 기다리며 품에 안고자 부를수록 점점 더 멀어져 가는 너.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한들 외면하는 너의 완고함에 사랑은 아프게 커져만 간다. 언제 사랑했느냐 어떻게 사랑했느냐 반문하는 메마른 영혼아, 보이는 것으로 손에 쥐는 것으로 내 사랑을 논하지 마라. 너의 생명을 두고 너의 구원을 두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노라. 2016. 7. 4. 하나님의 형상 - 尹明相 하나님의 형상 / 石右 尹明相 제주에는 세 가지가 많다지. 그래서 삼다도라 하는데 내 속에는 많은 게 어디 세 가지 뿐이랴. 헤아릴 수 없는 걱정 마음 졸여야 하는 불안 솟구쳐 오르는 의심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불만 이유 없이 고개 내미는 질투 끊임없이 파고드는 근심들, 한계를 잃어버린 욕심 분수없이 들끓는 욕망 제동이 풀려버린 교만 양심까지 집어삼킨 불신 자아도취에 중독된 갑질 이기심에 군살 박힌 탐욕, 아, 이 곤고함으로 어찌 주를 뵈올꼬 이 불순함으로 어찌 경배할꼬. 받은 은혜는 어디에 있는지 누려야 할 은총은 무엇인지 모를 어느새 가시덤불이 된 마음이여. 이제 마음에 십자가를 세우자 나를 십자가에 못 박아야지. 내 자아가 나를 지배하는 한 결코 회복될 수 없는 형상 나를 포기해야만 얻게 되는 거룩.. 2016. 7. 4. 내가 나를 대하듯 - 尹明相 내가 나를 대하듯 / 石右 尹明相 나도 내가 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내가 나로 인해 답답할 때가 있는데 누군들 내게 흡족하며 누군들 내가 만족하랴. 그럼에도 나를 내 자신이 관용하며 끌어안듯 그럼에도 내가 내게 조건 없이 낮아지듯 그 마음으로 마주한다면 누구라도 형제요 자매겠지. 내가 나를 대하듯 누구라도 대할 수만 있다면 나를 내가 감싸듯 누구라도 감싸줄 수 있다면 세상에 등질 사람이 없고 얼굴 붉힐 일도 없으련만. 2016. 5. 17. 꿈과 욕심 - 尹明相 꿈과 욕심 / 石右 尹明相 삶이 힘들다는 건 욕심이 많다는 것이다. 욕심이 많은데 평안하거나 자유할 수는 없다. 사는 게 힘들다 하면서 그 힘들게 하는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는 욕심을 꿈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꿈이란 욕심내지 않아도 이룰 수 있는 이상이지만 욕심은 꿈을 가장한 자기 학대이며 구속일 뿐이다. 순수와 진실은 행복을 이루는 꿈의 요소이다. 그래서 꿈꾸는 사람이 순수하고 행복한 사람이 꿈을 꾼다. 그러나 욕심은 마땅한 생각을 초과하여 믿음의 분량을 넘어서는 죄의 본산이며 사망을 낳는다. 욕심에 얽매일수록 삶은 곤고해지고 꿈이 부풀수록 천국은 가까워진다. 믿음으로 산다 하고 욕심에 매이지 말자.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무한한 은혜로 꿈꾸는 삶이다. 2016. 5. 14. 아 픔 - 尹明相 아 픔 아플 때 아파하자 모질게 아프다보면 더는 아프지 않겠지 아픔도 약과 같아서 슬프거나 괴롭다가도 호되게 아프고 나면 가셔지듯 사랑으로 몸부림치고 그리움에 울다가도 아픔에 씻겨 잊히겠지 아플 때 아파하자 아프다고 아픔을 포기하면 깊은 상처로 남겠지만 인생은 회오리 같.. 2016. 3. 31. 부활은 - 尹明相 부활은 / 石右 尹明相 부활은 사랑에서 싹이 트지만 싫어 버린바 되는 고통에서 자라고 미움과 저주의 가지에서 죽음의 꽃을 피웠다가 어둠과 절망을 뚫고 음침한 무덤을 열고 음부의 권세와 싸워 맺히는 영원한 생명의 열매이다 2016. 3. 25. 주님의 아픔 - 尹明相 주님의 아픔 채찍에 맞아서 아픈 게 아니었습니다. 욕먹고 조롱당해서 슬픈 게 아니었습니다. 멸시를 받아 눈물 흘린 게 아니었습니다. 진리를 거스려 육신의 소욕만 쫒는 무리로 마음이 아프셨고 하늘을 보지 못하고 말씀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슬퍼하셨으며 달콤한 유혹에 빠져 .. 2016. 3. 24. 내 것 - 尹明相 내 것 욕심낸다고 내 것일 수 없고 손에 쥔다고 모든 게 내 것은 아니다. 내 것도 아닌데 쥐고 있다 한들 만족이 없고 욕심 품은들 방자해지니 차라리 빈손이 낫겠지. 내 것이 아닌 것들을 하나둘 버림으로 내 손엔 가득히 비로소 내 것만 남아야 한다. 쥔 것이 많다고 자랑한들 초개처럼 .. 2016. 2. 27. 길 - 尹明相 길 / 石右 尹明相 당신은 칠흑 같은 길 꼬불꼬불 평탄치도 않은 좁고 가파른 길을 묵묵히 앞서가셨습니다. 험하고 협착하여 동행도 많지 않은데 당신의 손 부여잡고 한눈팔 새 없이 따라가야 하는 길. 어찌 당신은 모두가 환호하는 넓고 평탄한 길을 바로 옆에다 두고 험한 길로 가시는지. 외로움 때문에 멸시와 비난 때문에 썰렁한 그 길을 당신은 애써 묵묵히 걸어가셨습니다. 알아주는 이 없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당신이 묵묵히 가신 길. 당신이 오라 하시면 기꺼이 가야 할 길입니다. 2016. 2. 22. 등대가 되리 - 尹明相 등대가 되리 / 石右 尹明相 망망한 바다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며 외로운 뭍 끝자락에서 고독한 밤을 지새우는 등대처럼 누군가를 위해 방향이 되고 친구가 되기 위해 나 그렇게 등대가 되리. 수많은 선박 머무는 불빛 휘황한 항구를 등지고 검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별빛을 이고 자는, 내가 그리워 밤새 헤매다 찾아올 그대를 위해 뜬눈으로 기다리는 사랑의 등대가 되리. 2016. 2. 5. 이전 1 ··· 24 25 26 27 28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