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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교훈. 신앙시592

삶의 성찰 - 윤명상 삶의 성찰 / 석우 윤명상 천 년을 하루 같이 기다리는 당신을 나는 천 년 같은 하루를 그리움으로 바라봅니다. 당신을 따라가며 걷는다고 걷는 걸음은 세상에 취한 까닭에 돌아보면 삐뚤삐뚤 굽었습니다. 당신의 은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편식하듯 고르다가 허기진 영혼이 되었습니다. 내 안에 당신의 마음을 담으려 했더니 기존의 마음이 텃세를 부려 도무지 변할 생각을 안 합니다. 또 한 해는 저물어가고 어떤 열매가 맺혔을까 곰곰이 돌이켜 보지만 당신께 드릴 달란트는 보이지 않습니다. 편하고 배부르며 안전한 생활이 익숙한 탓에 좁은 길, 좁은 문은 관심도 없으니 주님, 어찌해야 하나요. 2023. 12. 6.
삶의 추위가 닥칠 때 - 윤명상 삶의 추위가 닥칠 때 / 석우 윤명상 얼음이 얼고 눈이 내리며 마음까지 추워지는 겨울입니다. 더워서 서로를 밀어내고 필요가 없어서 옷을 벗어던지는 계절과 달리, 따뜻한 가슴으로 품어주고 온기 있는 손으로 서로를 잡아주라고 하나님은 추위도 주는 것입니다. 어미닭이 깃으로 병아리를 모으듯 추우면 하나님 품에 안기라고 부르시는 것입니다. 2023. 12. 1.
한을 품다 - 윤명상 한을 품다 / 석우 윤명상 오뉴월의 서리처럼 가을의 한파는 누군가의 한일지도 모른다. 함부로 짓밟히며 응어리진 마음으로 몸부림치는 것인지도 모른다. 참다 참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발작이거나 냉가슴의 절규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언어가 아닌 자연의 언어로 사정사정 비는 것인지도 모른다. 2023. 11. 28.
노인이 노인에게 - 윤명상 노인이 노인에게 / 석우 윤명상 정열을 잃은 갈대처럼 흔들리며 작은 바람에도 중심을 잡지 못했다. 남은 것이라곤 부러지지 않은 가냘픈 자존심 하나, 바람이 거세질수록 자존심은 강렬하게 저항했다. 처음부터 나는 이렇게 살았노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갈대에게 나는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 말한다. 부드럽게 돋아나던 새순의 봄을 기억하라고, 고개를 숙이지 못하고 허리를 굽히지 못하는 정열을 잃고 자존심 하나로 버티는 갈대를 바람은 지금도 흔들어 대고 있다. 2023. 11. 25.
시의 세계 - 윤명상 시의 세계 / 석우 윤명상 세상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되고 시인의 세상은 글로서 창조된다. 세상은 하나님의 시며 나의 시는 그 세상의 작은 조각이다. 하나님의 시를 읽고 감상할 수 있는 것이 믿음이고 지혜다. 감상해야 할 시는 많은데 인생은 짧아 미처 다 읽지 못해 아쉬움이다. 2023. 11. 19.
죽음 너머를 꿈꾸며 - 윤명상 죽음 너머를 꿈꾸며 / 석우 윤명상 젊을 때 몸이 아프면 곧 낫겠지, 하고 버텼다. 그것이 일상이었고 오늘까지 살아온 요령이었다. 육십 줄에 들어서면서 내 몸을 대하는 생각이 달라졌다. 몸이 아프면 이러다 죽을 수 있겠구나 싶어 삶을 돌아보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기쁘고 행복한 죽음의 추상이다. 영원한 낙원이 있으니, 오래전 장기기증과 안구 기증 서약을 했다. 그럴 상황이 올는지는 모르지만 가족들에게는 만에 하나 연명치료를 불허한다, 천명했다. 인생이 추해지기 전에 천국에 갔으면 하고 소망하는 것은 욕심 때문에 노년이 추해지는 늙은이를 여럿 보았기 때문이다. 오래 사는 것보다 추하지 않은 삶을 꿈꾸기에 몸이 뻐근한 느낌이 들거나 살짝 아프기만 해도 천국을 꿈꾸는 재미가 앞섰다. 2023. 11. 16.
늦은 비 - 윤명상 늦은 비 / 석우 윤명상 물든 단풍을 지우려는 듯 계절의 흐름을 바꾸며 늦은 가을비는 몸부림쳤다. 유대광야의 늦은 비는 땅과 식물의 허기를 채워주는 결실을 위한 막바지 몸부림이었다. 이른 비가 잉태의 의미라면 늦은 비는 열매를 익히는 마지막 몸부림이다. 인생의 늦은 비는 달콤한 것. 늦은 비에 단풍은 지더라도 삶은 알곡으로 여물기 때문이며 영혼의 늦은 비 또한, 인내와 절제와 기다림의 절정이니 영원히 빛날 영광인 까닭이다. 2023. 11. 11.
열병 - 윤명상 열병 / 석우 윤명상 지난여름, 친구는 열병을 앓았다. 고열에 시달리며 식은땀을 쏟아야 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고질병이지만 증세는 점점 심해지고 계절 없이 열병을 앓는다. 찬바람이 불고 서리까지 내리던 11월에도 여지없이 열병은 찾아왔고 이런 가을 고열은 처음이라 했다. 친구가 위험하다. 생활 습관이 문제라는데 하루아침에 바꿀 수도 없고 해열제도 들지 않는다. 2023. 11. 6.
세상에서는 가장 행복할 수 없는 사람 - 윤명상 세상에서는 가장 행복할 수 없는 사람 / 석우 윤명상 너도나도 출세를 지향하며 쾌락과 부귀영화를 꿈꾸는 시대 그러나 자신을 쳐서 복종시켜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좋은 집에 고급 자가용을 타고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허세보다 돌부리 널린 좁은 길로 가야만 하고 배불리 먹고도 남을 양식을 모으기보다 빈 들을 벗 삼아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수 없는 사람,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도 내밀며 오 리를 가자하면 십 리를 가주고 십자가에 자기 손을 못 박을망정 원수라도 끝까지 사랑해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수 없는 사람 으뜸이 되려고 경쟁하는 세상에서 낮아져야만 하고 겸손으로 남의 발을 닦아주며 섬김을 받기보다 섬겨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2023. 11. 3.
가을이 가는 길 - 윤명상 가을이 가는 길 / 석우 윤명상 가을은 가면서 아름다운 흔적을 남긴다. 지나간 자리에는 들꽃이 피고 단풍이 들고 낙엽조차 아름답다. 싱그러운 바람이 가을의 길을 안내하고 흰 구름은 동행하며 청명한 하늘을 가로질러 상강(霜降)에 이른다. 가을 같은 인생이면 좋겠다. 내가 지나간 자리에는 꽃이 피고 단풍이 들고 낙엽조차 아름다운. 2023. 10. 29.
가루 - 윤명상 가루 / 석우 윤명상 바람에 날리는 마른 가루처럼 세파에 흩날리는 인생이지만 가루에 물을 넣듯 사랑을 부으면 부드러운 반죽이 된다. 사랑이 결핍되면 날리지는 않겠지만 퍽퍽한 덩어리가 될 뿐, 날려가는 가루도 사랑으로 반죽하면 떨어질 수 없는 하나가 된다. 2023. 10. 26.
사진 한 장 - 윤명상 사진 한 장 / 석우 윤명상 책꽂이에 잠자던 오래된 성경책을 펼쳤다. 뒤표지 안쪽에서 기지개를 켜는 사진 한 장, 어머니는 곱게 웃고 계셨다. 언젠가의 추억이 한동안 잊고 있던 미소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성경을 펼치면 어머니는 웃어주셨고 성경을 덮으면 어머니는 기도하신다. 나는 종종 성경 속을 산책하다가 은혜 가득한 어머니의 미소를 안고 나온다. *대전문예창작(2023.제4호)에 수록 2023. 10. 22.
한 그루 나무처럼 - 윤명상 한 그루 나무처럼 / 석우 윤명상 저 산에 우뚝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고 싶다. 세상 풍설에 휘둘리지 않고 미움과 다툼으로 등 돌리지 않고 뿌리내린 그곳에서 한 줌 햇볕과 바람에 만족하며 갈하면 갈한 대로 계절 따라 꽃 피우고 열매 맺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고 싶다. 숲의 새들이 깃들이다 떠나고 세월이 앉았다 떠난 자리에 설령 외로움이 밀려온대도 한 시절의 삶을 고스란히 낙엽으로 떨구어 기꺼이 거름이 되고 열매는 누군가의 먹이가 된들 나, 한 그루 나무처럼 살고 싶다. 저기 저 산, 우뚝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고 싶다. 2023. 10. 17.
문 전도사를 위한 기도 - 윤명상 문 전도사를 위한 기도 / 석우 윤명상 주님, 거친 파도 위를 걸어야 하는 저의 발이 물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한순간 밀려온 풍랑을 헤쳐갈 수 있도록 잡아주소서. 질병의 가시덤불과 고통의 자갈밭, 홀로 싸워야 하는 거친 좁은 길에서 이끌어 주소서. 마음을 약하게 하는 걱정이라는 골리앗을 이기고 사울의 단창처럼 날아드는 염려까지 거뜬히 견딜 수 있게 하소서. 힘든 투병의 광야 길에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이끄시고 예비하신 만나를 주시어 거뜬히 주님을 따라가게 하소서. 우는 사자처럼 삼키려는 유혹과 한눈팔게 하는 간사한 유혹을 이기고 첫사랑을 지킬 수 있도록 주님, 이끌어 주소서. 2023. 10. 14.
지우개가 필요해 - 윤명상 지우개가 필요해 / 석우 윤명상 돌아보니 지울 것이 너무 많다. 어느 때부터인가 받침 없는 낱말들이 행간을 넘나들며 아무 말 대잔치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나름은 밑줄을 그어가며 살아가면 좋겠거니 했지만 헝클어진 실타래가 되어버린 사랑과 소망과 믿음이다. 돌이켜 지울 수 있다면 모두 지워버리고 싶다. 의미가 분명한 고유명사였으면 좋겠다. 제멋대로 갖다 붙인 받침들로 뜻풀이는 각자의 몫이 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영혼의 시대, 궁극에는 하나님이 지우시겠지만 세월을 지우는 낙엽처럼 지나온 발자취를 지우고 싶다. 2023. 10. 11.
호들갑 - 윤명상 호들갑 / 석우 윤명상 믿음 좋다는 바리새인은 하나님이 항상 함께하신다며 임마누엘을 노래하다가도 어려움이 닥치면 금세 하나님을 찾아 예배당과 기도원을 헤맨다. 말끝마다 믿습니다를 외치다가 문제가 생기면 철야기도를 한다느니 금식기도를 한다느니 매달리지만 온전한 믿음은 감사하며 기다리는 것. 기도할 때마다 주시옵소서를 주문 외듯 하는 것은 이미 받은 축복조차 헤아리거나 챙기지 못하면서 습관적으로 손을 내미는 빈 깡통의 호들갑일 뿐이다. 믿음은 요란하고 시끄럽지 않으며 말에 있지 않고 마음에 있기에 진실해야 하느니, 하나님은 몸무게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달아보시는 까닭이다. 2023. 10. 8.
양념 - 윤명상 양념 / 석우 윤명상 편식은 말자. 콩을 걸러내고 과일을 싫어하는 사람처럼 입맛에만 맡기지 말자. 고난이 없는 은혜는 영양가 없는 음식과 같고 희생이 없는 축복은 헛배 부른 탄산음료일 뿐이다. 높아지는 것보다 낮아지는 것이 양념이고 손에 쥐는 것보다 손을 벌려 나누는 것이 양념이다. 양념이란 풀이라도 반찬이 되게 하는 것. 버려질 믿음조차 맛나게 하는 것은 고난과 희생과 낮아짐을 사랑과 믿음에 버무리는 것이다. 2023. 10. 4.
비 내리는 날의 묵상 - 윤명상 비 내리는 날의 묵상 / 석우 윤명상 하늘과 땅을 물로 청소하듯 내 마음도 깨끗이 성령의 단비로 씻어 주소서. 투박하던 아스팔트가 빗물로 반들거리는 것처럼 건조한 생각에 윤기가 흘러나게 하시고 미세먼지 사라지고 공기조차 청정해지듯 근심과 걱정의 먼지 사라진 청정한 생활이 되게 하소서. 빗물로 인하여 풀과 나뭇잎은 생기발랄해지듯 은혜의 단비로 삶이 활기차게 하소서. 2023. 10. 1.
눈물 - 윤명상 눈물 / 석우 윤명상 아내가 김치를 담그기 위해 양파를 다듬는다. 나는 옆에서 마늘을 까다가 눈이 매워 오고 급기야 눈물을 쏟고 말았다. 이건 내 의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분명 눈물이었고 누가 보더라도 울고 있는 사내가 맞았다. 감정이 주는 눈물도 있지만 오늘처럼 이기지 못해 부득이 흘려야 하는 눈물도 있는 것. 내 의지를 깨뜨리는 강력한 성령의 역사로 언제 어디서라도 눈물을 쏟았으면 좋겠다. 2023. 9. 28.
말씀의 도시락 - 윤명상 말씀의 도시락 / 석우 윤명상 오늘도 외출을 준비하며 도시락을 쌉니다. 말씀의 밥을 넣고 찬송과 감사의 반찬 위에 기도의 고소한 참깨를 뿌려 도시락을 포장합니다. 아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은혜의 길을 따라 마음과 마음의 유원지에서 사랑의 나눔으로 함께 먹지요. 나의 외출은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모두가 동행이 되기를 소망하는 여행입니다. 2023. 9. 27.
손길 - 윤명상 손길 / 석우 윤명상 따뜻한 손길이 있다는 것은 최고의 행복입니다. 힘들 때 의지할 수 있고 외로울 때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것은 견고한 산성입니다. 몸이 아닌 마음을 의지하고 영혼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은 인생 최고의 갑옷입니다. 인생길, 홀로 가는 것이 아닌 천국까지 영원까지 주의 손길 부여잡는 것은 인생 최고의 성공입니다. 2023.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