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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교훈. 신앙시592

축복을 독점하다 - 윤명상 축복을 독점하다 / 석우 윤명상 태초부터 하나님은 축복을 약속하셨고 쌓을 곳이 없도록 허락하셨다. 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축복을 갈구하지만 그 많은 축복은 다 어디로 갔는지 찾아도 보이지 않고 구해도 얻을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하나님의 축복은 어쩌면 목사들이 독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목사는 말했다. 내가 축복의 종이며 우리 교회에 나와야 복을 받고 기도하면 복을 받고 헌금하면 복을 받고 안수를 받으면 복을 받고 내가 축복하면 복을 받는다고, 언제부턴가 하나님의 복은 목사 주머니 속의 사탕이 되었다. 그렇게 축복은 독과점이 되어 너나없이 목사에게 매달리는 것. 하나님이 약속하고 허락하신 축복은 세상의 잡초처럼 흔하지만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중간 유통업자를 자청하는 목사는 축복을 매점매석해 .. 2023. 9. 18.
가을엔 찬양하게 하소서 - 윤명상 가을엔 찬양하게 하소서 / 석우 윤명상 가벼워진 몸으로 바람 따라 노래하는 나뭇잎처럼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춤추며 찬양하게 하소서. 주장하는 자세를 버리고 고개를 숙이며 익어가는 이삭처럼 단단했던 욕심을 버리고 부드럽게 탈바꿈하는 과일처럼 낮아진 마음으로 찬양하게 하소서. 무한 성장의 고집을 꺾고 지나온 계절을 돌아보는 초목처럼 질주하던 인생을 돌아보며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음을 돌아보며 찬양하게 하소서. 불같은 고난을 견디며 춤추며 찬양했던 다윗처럼 소고 치며 노래했던 시편처럼 이 가을엔 춤추며 찬양하게 하소서. 2023. 9. 14.
진짜 믿음 - 윤명상 진짜 믿음 / 석우 윤명상 교회를 다니는 것보다 성경을 많이 읽는 것보다 몇 시간씩 기도하는 것보다 꼬박꼬박 예배에 참석하는 것보다 예수를 사랑하는 것이며 예수를 바라보는 것이며 예수를 따라가는 것이며 예수를 닮아가는 것이 진짜 믿음이다. 사랑하는 것이 믿음이고 바라보는 것이 기도이고 따라가는 것이 순종이고 닮아가는 것이 거듭난 증거이다. 잠시 눈을 감고 자신을 보라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하라 잠시 행동을 멈추고 돌아보라 진짜 믿음은 일방통행이 아닌 멈춤이며 몸보다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일이다. 2023. 9. 10.
몽돌처럼 - 윤명상 몽돌처럼 / 석우 윤명상 파도의 회초리 끝에서 물기 먹은 몽돌은 반들반들 빛이 났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파도를 맞으며 다듬어진 자아와 습관과 언어다. 사람도 일생을 살며 자신을 치고 파도에 씻겨 몽돌이 될 순 없을까. 어쩌면 세상이 이토록 시끄러운 까닭도 파도에 맞으며 다듬어지는 몸부림인지도 모를 일이다. 2023. 9. 7.
재건축 - 윤명상 재건축 / 석우 윤명상 노화로 인한 잔병치레는 잦아지고 야윈 골격과 피부를 메이크업으로 위장하며 버티다가 수술을 결심했다. 병원이 정해지고 모양과 규모와 비용이 확정된 뒤 기존의 뼈대는 모두 제거하고 더 크고 높이 다시 골격을 심는다. 무엇이 거듭난다는 것은 새로운 이름을 가지는 일이며 새로운 이미지로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다. 그러자면 뿌리부터 골격까지 모두 뽑아버리고 다시 세우는 것. 우리의 영혼도 마찬가지다. 2023. 9. 3.
믿음을 글로 배우다 - 윤명상 믿음을 글로 배우다 / 석우 윤명상 첨단시대, 배부른 교회의 진리는 제도와 물질이다. 지식이 믿음의 척도가 되고 거룩한 종은 의와 축복의 빈 주머니며 끝없는 욕망은 불타는 기도가 된다. 질병에 걸리고 크고 작은 문제를 당하면 부당한 십자가라며 벗겨 달라 통촉을 구한다. 꽃도 향기도 없는 믿음, 열매 없는 열심을 단지 축복이라는 미끼에 끌려 몸부림치는 현대 교회와 교인들. 교회는 반복하여 면류관을 만들어 씌워주고 보이는 면류관에 들뜬 양들은 오늘도 털을 깎는다. 2023. 8. 30.
가짜 뉴스 - 윤명상 가짜 뉴스 / 석우 윤명상 가짜는 자극적이다. 못된 심보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는 환각이다. 기꺼이 소비하며 환호하는 허수아비에게 그만한 보양식은 없다. 가짜를 먹고 독성에 익숙해진 애벌레는 제공자에 대한 무한 지지를 보낸다. 독에 면역이 생기면 더는 가짜를 구분하지 못하고 극단의 이상행동을 보인다. 가짜는 뉴스와 복음이 되고 사회와 종교와 사상의 색깔을 바꿔놓기도 한다. 가짜는 찌르는 공격용 무기라서 진실보다 침투력이 좋아 막힌 혈관을 뚫는데 효과가 좋단다. 2023. 8. 24.
와 보라 - 윤명상 와 보라 / 석우 윤명상 기적이 일어날 거라며 어느 예배당 입구에 써 붙인 현수막 내용입니다. ‘와 보라!’ 하나님은 우리 예배당에 계시다며 교인을 불러 모으려는 믿음과 은혜를 앞세운 상술입니다. 주님께는 회당에나 성전이 아닌 광야가 집이었고 교회였으며 골목과 산기슭의 흩어진 병자들은 친구며 가족이었습니다. 회당과 성전이 아닌 길거리의 하나님, 직장과 일터와 삶의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하나님이어야 합니다. 광야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그 자체로 기적이며 더 큰 기쁨인 까닭입니다. 2023. 8. 20.
매미의 열정 - 윤명상 매미의 열정 / 석우 윤명상 목 놓아 부른다. 생의 마지막을 노래하듯 절박한 외침이다. 폭염에 기죽지 않고 주변의 소음에 개의치 않는 부르짖음이다. 의와 진리의 외침이면 좋으련만 부질없는 생의 소비에 대한 권면이면 좋으련만 허공을 치는 사랑꾼의 절규뿐인가 싶어 돌아서고 만다. 하긴, 선지자들의 절규하는 외침인들 너만 못하였을까. 왠지, 너의 외침이 광야의 소리처럼 가슴에 박힌다. 2023. 8. 17.
우리의 광복[光復] - 윤명상 우리의 광복[光復] / 석우 윤명상 나라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민족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자유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그것은 진정한 광복이 아니다. 나라의 평화를 위협하고 국민의 안녕을 훼방하고 자유가 아닌 독재를 지향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광복이 아니다. 자신을 바쳐 나라를 지키고 자유와 주권을 수호하고 자신의 작은 호흡조차 국가의 초석이 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광복이다. 2023. 8. 15.
태풍을 주소서 - 윤명상 태풍을 주소서 / 석우 윤명상 주여, 진격의 파괴력에 사람들은 태풍을 피하지만 그러나 내 마음에는 태풍을 주소서. 미련한 신념과 종교의식을 밀어내고 내 안에 고여 있는 고착된 생각과 습관들을 뒤엎어 주소서. 욕망에 의한 과열된 경쟁과 열병처럼 달궈진 출세와 성공의 폭염을 식혀주소서. 감정의 엘니뇨로 인한 싸움과 사랑이 식어버린 라니냐로 고조되는 갈등의 늪을 흩어주소서. 주여, 말씀과 성령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도록 내 안에 은혜의 태풍을 주소서. 2023. 8. 13.
화장실 들어갔다 나오기 - 윤명상 화장실 들어갔다 나오기 / 석우 윤명상 몇 년 전, 호수와 강은 바닥을 드러내고 드러누워 탈수증을 호소하던 때가 있었다. 마른장마는 이어지고 물기라고는 하나 없는 구름만 나들이하듯 떠다니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멀리 태풍은 제집 드나들 듯 이웃 나라들만 오갔고 애가 탄 우리는 고사를 지내듯 한 개만이라도 태풍이 오기를 고대했다. 기다리다 못해 태풍까지 기다려야 했던 목마름. 그것은 흥부가 형수에게 밥풀 붙은 주걱으로 뺨을 맞고 뺨에 달라붙은 밥풀을 떼어먹기 위해 반대쪽도 때려 달라던 배고픔이었다. 구걸할 필요가 없는 배부른 지금, 멀리 태풍이 다가온다는 소식에 우리는 발깍 비상이 걸렸다. 오지 않기를, 비껴가기를. 2023. 8. 9.
뜨거운 가슴으로 살자 - 윤명상 뜨거운 가슴으로 살자 / 석우 윤명상 여름이 무더운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니던가. 예년보다 조금 더 덥다는 것이 여름에겐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더위를 푸념하다 나는 문득 나를 돌아보았다. 나의 믿음이 이토록 뜨거웠던가? 나의 사랑이 누군가 땀을 흘려야 될 만큼 뜨겁게 나누었던 적이 있던가? 내 가슴이 뜨겁지도 않으면서 태양이 뜨겁다며 탓할 순 없다. 뜨거운 가슴으로 사랑하고 사랑하며 사랑해야지. 2023. 8. 7.
가난한 영혼의 노래 - 윤명상 가난한 영혼의 노래 / 석우 윤명상 작은 들꽃에도 행복하며 한여름 산들바람에도 감사하며 하늘에 떠가는 구름에도 꿈을 꾸며 낙엽조차 사랑하는 영혼의 노래는 항상 맑은 법이다. 큰 것을 꿈꾸지 않고 많은 것을 움켜쥐지 않고 높은 것을 욕심내지 않고 화목을 이루는 영혼의 노래는 항상 은혜로 가득한 법이다. 남의 아픔을 나의 아픔보다 더 아파하며 남의 기쁨은 내 일처럼 기뻐하는 영혼의 노래는 항상 복이 되는 법이다. * 2023 대청문화(14호)에 수록 2023. 8. 3.
하나님의 초원 - 윤명상 하나님의 초원 / 석우 윤명상 하나님은 세상 어느 곳이든 아름다운 자태를 새겨놓으셨습니다. 그곳만의 특색으로 보시기에 좋았던 풍경을 만들어 놓으셨던 것입니다. 몽골의 초원은 부유하지 못한 만큼 순수했고 개발되지 않은 만큼 자연스러운 푸르고 너른 하나님의 또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먹고살기 좋아졌으니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생각에서 조금은 불편해도 마음이 건강할 수 있는 자연이 진정, 하나님의 축복이었습니다. 2023. 7. 30.
아름다워라 - 윤명상 아름다워라 / 석우 윤명상 몽골 초원을 바라보는 첫 느낌은 낯선 풍경에 대한 감탄과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었다. 누가 물었다. 다녀본 다른 나라 중에 어디가 좋으냐고, 나는 답할 필요가 없었다.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은 신비였고 양심이 버려진 곳은 악취를 풍겼기에 초원은 그래서 신선했다. 하지만, 눈과 마음은 순수한 매력에 반한 반면 문명에 익숙한 몸은 자꾸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2023. 7. 26.
벌거벗은 임금님 - 윤명상 벌거벗은 임금님 / 석우 윤명상 요즘 벌거벗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여의도 백사장에는 집단으로 경쟁적으로 속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며 우쭐댄다. 가릴 것 없는 민낯 그대로 부끄러움을 모르기에 대낮임에도 버젓이 옷을 벗는다. 나름 좋은 옷, 값진 옷을 입었거니 하지만 보는 사람은 다 안다. 벌거벗었다는 수치를, 보통은 양심의 옷감으로 절제의 디자인으로 사리 분별의 색상으로 옷을 맞춰 입는데 저 누드족들은 일단 벗고 본다. 그러고는 끝까지 우긴다. 옷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2023. 7. 23.
노아의 홍수 - 윤명상 노아의 홍수 / 석우 윤명상 올해 장마는 노아의 홍수가 될 것이라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어느 곳에서 누군가에게는 노아의 홍수였다. 지금은 홍수 시대다. 인간의 욕심이 홍수가 되어 기후를 휩쓸고 대기의 질서와 오존층이 떠내려간다. 노아의 시대에도 빗물이 홍수가 되기 전, 죄악이 먼저 홍수를 이뤘으며 그 홍수가 역류하여 세상을 삼킨 것. 역류한 홍수는 인간의 머리 위로 빗물을 쏟아내며 산을 깎아 골짜기를 메우고 높은 것은 내려와 길을 평탄케 한다.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된 홍수는 돌고 돌아 인간에게 되돌아왔고 120년의 기간은 홍수를 면할 기회였지만 아직도 인간은 홍수를 부르고 있다. 2023. 7. 19.
눈물의 기도 - 윤명상 눈물의 기도 / 석우 윤명상 습관적 눈물이 아닌 간절함과 절박함일 것이다. 극단적 호우라는 말까지 들어가며 쏟아내는 눈물의 기도에 세상은 젖어버렸다. 단어나 문장이 아닌 아픔의 눈물은 그 자체가 기도다. 예레미야의 기도는 파멸을 예고하던 눈물이었고 시냇물처럼 흘렀듯이 저 장대 같은 장마철 빗줄기는 더러움을 씻어내기 위한 참회의 눈물일 것이다. 하루 이틀로는 모자라서 몇 주를 이어 왈칵 쏟아내는 눈물일 것이다. 누가 뭐라 하건 한번 북받쳐 오른 감정은 마음의 평정을 찾을 때까지 가슴을 적실 것이다. 2023. 7. 15.
둘 나누기 - 윤명상 둘 나누기 / 석우 윤명상 슬픈 숫자가 있다. 분명 하나인데 둘이 되어 평행선을 달리는 찢긴 숫자. 남과 북 친미와 반미 반북과 친북 반중과 친중 보수와 진보 내 편이 아니면 원수가 되어 하나의 복주머니 속에서 야곱과 에서처럼 두 숫자는 죽어라 싸운다. 둘 사이의 골은 깊어가고 깊어진 골로 반사이익을 노리는 바이러스도 있거니와 골을 메우려는 몸부림도 있지만 상처만 커질 뿐, 슬픈 현신은 둘이어서가 아니라 골이 점점 더 깊어져가는 까닭이다. 2023. 7. 11.
주일 - 윤명상 주일 / 석우 윤명상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를 얻은 영혼이 비상하는 날. 꼴을 먹기 위해 목자를 따라가는 양처럼 푸른 초장으로 향하는 날. 등에 짊어진 짐을 벗어 놓듯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깊은 은혜의 바다로 나아가는 날. 퍼즐 조각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듯 흩어져 있던 지체들이 모여 한 몸이 되는 날. 엿새 동안 쌓인 삶의 아픔과 슬픔은 위로를 받고 메마른 영혼은 진리로 채워지는 날. 거짓된 마음을 비우고 기쁨과 감사의 노래를 부르며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날. 흙으로 된 연약한 존재지만 하늘의 소망으로 작은 가슴에 천국을 이루는 날. 2023.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