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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교훈. 신앙시578

기도 2 - 윤명상 기도 2 / 석우 윤명상 호흡은 행위가 아니다. 호흡은 살아있는 증거이며 살아있기에 존재하는 단어다. 기도는 호흡이다. 기도는 믿음에 동반되는 증거이며 살아 있기에 존재하는 단어이다. 2022. 12. 22.
보배 - 윤명상 보배 / 석우 윤명상 나는 값진 보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비교할 수도 없는 보배입니다. 손으로 만들거나 돈으로 살 수도 없고 무엇으로 바꿀 수도 없지만 오직 나를 미쁘시게 보시는 이의 선물입니다. 그 보배를 시기하여 잃게 하거나 흠집을 내어 쓸모없게 하려는 악한 세력이 호시탐탐 노리지만, 그분의 뜻을 따라 의와 사랑과 화평을 이룰 때 내 안의 보배는 반짝반짝 빛이 날 것입니다. 그 보배는 믿음입니다. 2022. 12. 20.
겨울 광야 - 윤명상 겨울 광야 / 석우 윤명상 겨울의 빈 들에서 흙의 생명들이 호흡을 가다듬는다. 늙은 수풀의 품에 의지하여 한기를 견디는 극한 연단의 시간이다. 광야는 인내의 장, 고난의 통로를 지나야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것. 겨울 광야는 눈보라와 칼바람의 연단을 견디며 인내하는 가냘픈 생명들의 훈련장이자 요람이다. 2022. 12. 15.
존재 - 윤명상 존재 / 석우 윤명상 누군가 묻습니다. 보았습니까? 만졌습니까? 느꼈습니까? 들었습니까? 맛보았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대신, 그래서 믿는다고 대답했습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손으로 만질 수 없는 피부로 느낄 수 없는 귀로 들을 수 없는 입으로 맛을 볼 수 없는, 초월적인 분이기에 믿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2022. 12. 13.
폭설이 되었으면 - 윤명상 폭설이 되었으면 / 석우 윤명상 폭설이 되어 세상을 온통 뒤덮을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은 얼어버린 겨울, 까칠한 냉기 감도는 대지를 폭설로 감싸주고 싶다. 더러운 흉허물과 온갖 상처까지도 덮어버릴 폭설이 되고 싶다. 높낮이 없이 색상의 구별 없이 모두가 하나인 새하얀 폭설이고 싶다. 검은 점 하나라도 튀어나온 돌부리라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백의 폭설이 되고 싶다. 2022. 12. 5.
경계를 넘다 - 윤명상 경계를 넘다 / 석우 윤명상 12월 1일, 보이지 않는 달력의 울타리를 넘어 겨울은 비로소 문패를 달았다. 이제는 계절도 영역 싸움을 하는 시대다. 달력이 그어놓은 경계를 계절은 서로를 침범하는 가운데 여름과 겨울의 힘자랑에 주눅이 들어버린 봄가을. 그 계절 싸움을 부추긴 것이 다름 아닌 인간이란 걸 지난여름이 그랬던 것처럼 이 겨울도 울타리를 넘어오기 전부터 공공연히 외쳐대고 있었다. 2022. 12. 1.
마음의 공간 - 윤명상 마음의 공간 / 석우 윤명상 분주할수록 마음에 공간을 남겨두자. 교회를 핑계로 하나님을 앞세워 목회 때문에 여유가 없다는 분주함을 자랑할 일이 아니다. 예배당을 사모하는 열정이 도리어 하나님을 삼키리라 했거니와 열심을 면류관인 양 자랑하는 바리새인을 나는 종종 보았다. 골방은 분주함의 여유이고 침묵은 기도로 바쁜 이의 응답이다. 바쁨이란 일의 과중이 아닌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이기에 마음의 공간을 두고 틈틈이 주님을 바라볼 일이다. 2022. 11. 26.
빈 들녘의 고백 - 윤명상 빈 들녘의 고백 / 석우 윤명상 알곡이 떠난 대지의 품에서는 황량한 바람만이 티끌을 날립니다. 당당한 척 고개 세우며 버티던 쭉정이를 기다리는 것은 이제, 차가운 한겨울 눈보라뿐, 되돌릴 수 있다면 지난봄으로 되돌아가 꽃부터 곱게 피울 것입니다. 그리고 알찬 열매를 위해 양분을 섭취하며 어떤 비바람도 견딜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돌이길 수 없는 것. 열매를 맺지 못한 계절이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운 것인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다른 곡식들이 알알이 익어가며 고개 숙일 때 무겁고 힘겹게 느껴지던 그 모습이 진정, 축복이었음을 알았습니다. 2022. 11. 21.
김장하기 - 윤명상 김장하기 / 석우 윤명상 텃밭에서 키운 속이 꽉 찬 포기 배추를 거둬 골수와 관절을 쪼개고 소금물에 절였다. 하룻밤, 불순물과 혈기를 빼고 자신을 정화한 배추는 실크처럼 부드럽게 변해있었다. 맑은 물로 씻어내어 온유한 성품으로 거듭난 배추에게 걸맞은 옷을 입히기 위해 무채와 파, 마늘, 갓, 생강, 새우젓, 찹쌀풀 등 온갖 좋은 친구들을 한 데 어울리게 했다. 그렇게 맛과 색으로 버무려져 양념으로 단장을 하고는 계절을 뛰어넘는 김장김치가 되었다. 2022. 11. 17.
말세의 징조 - 윤명상 말세의 징조 / 석우 윤명상 사업이 되고 정치가 되어버린 종교, 진리의 모양을 팔아 영혼을 사는 사기꾼이 대우받고 존경받는 세상. 공의는 양심에 찢기고 양심은 선동으로 오염되어 감정에 농락당하며 오로지 내 편만 앞세우는 칼날에 올라선 극단의 세상. 양의 탈을 썼다만 가슴에는 가시덤불이 자라고 입에는 가시가 돋아 까닭 없이 헐뜯고 비난하며 저주를 퍼붓는 세상. 의와 사랑을 조롱하고 겸손과 섬김을 바보 취급하며 특권을 방탄 삼는 무례한 자들과 그 무례함에 놀아나는 영혼 없는 세상이여. 2022. 11. 15.
따뜻한 사람 - 윤명상 따뜻한 사람 / 석우 윤명상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을 긍휼히 여기고 손이 따뜻한 사람은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며 눈이 따뜻한 사람은 소외된 이웃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은 넘어지는 사람을 감싸주고 말이 따뜻한 사람은 낙심한 사람을 위로하며 삶이 따뜻한 사람은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은 예수의 마음을 품는 것입니다. 2022. 11. 10.
당신의 아가페 - 윤명상 당신의 아가페 / 석우 윤명상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보다 한 줌 거름이 되는 것, 사람들에게 무엇을 얻기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는 것, 황금 면류관보다 가시면류관을 쓰는 것, 왕의 권세와 영광을 포기하고 한낱 종이 되는 것, 랍비의 권위와 위엄을 내려놓고 섬기는 자가 되는 것, 편하고 안전한 길보다 남의 짐을 대신 지고 좁은 길로 가는 것, 심판자의 위치를 포기하고 세상의 죗값 대신 죽어야 하는 것, 세상의 으뜸보다는 에클레시아의 지체가 되는 것,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인류를 위해 주저 없이 행하셨습니다. 2022. 11. 4.
가을이 말하는 것- 윤명상 가을이 말하는 것 / 석우 윤명상 왕성했던 혈기를 버리고 뻣뻣하던 고개를 숙이고 나무와 이파리는 겸손해졌다. 날씨와 계절에 순응하며 곡식과 열매는 고개를 숙이고 키재기하던 풀들은 까치발을 내리고 저마다 꽃을 흔들며 반긴다. 요란했던 시냇물조차 힘을 빼고 조용히 흘러가며 종잡을 수 없던 바람은 냉정을 되찾고 구름을 따라간다. 가을은 쭉정이를 버리고 우리에게 겸손의 무게를 보여주며 낮아짐의 미덕을 말한다. 2022. 10. 27.
관계자 외 출입금지 - 윤명상 관계자 외 출입금지 / 석우 윤명상 마음의 문에 표지판 하나 붙여야겠다. 관계자 외에는 들어올 수 없도록, 오다가다 불쑥 들어와서는 이것저것 참견하려는 손님들 탓에 문지방이 닳아 없어질 지경이다. 공사장 입구에도 공공건물 내에서도 흔하게 붙어 있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눈과 입, 손과 발은 인사치레로 봐줄 수 있다지만 마음만큼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도록 표지판 하나 붙여야겠다. 2022. 10. 23.
인생의 꽃 - 윤명상 인생의 꽃 / 석우 윤명상 인생에서 때로는 외로움도 꽃이 되고 고독도 약이 됩니다. 잠깐 피었다 지는 꽃처럼 외로움도 잠깐 피었다 지고 나면 삶은 그만큼 성숙해지는 까닭입니다. 또한 고독은 불행의 상징이 아닌 인간 내면을 다질 수 있는 지혜의 터널입니다. 무리의 환호를 뒤로 하고 고독을 찾아 겟세마네로 향했던 예수님처럼 외로움은 삶의 가치를 더 깊이 다지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2022. 10. 20.
싸움 - 윤명상 싸움 / 석우 윤명상 교회는 자신을 무시하고 비난하는 세상과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설령, 핍박을 당하더라도 주먹이 아닌 기도와 사랑이 교회의 싸움입니다. 믿음의 싸움은 혈과 육에 있지 않고 자신을 쳐서 복종시키는 것입니다. 낮아지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자신을 치는 것입니다. 내 안의 교만과 탐욕과 싸우며 절제하지 못하는 내 안의 불의와 싸우는 것입니다. 내 안의 적은 두둔하며 외부의 상황을 연단이 아닌 적으로 오인하는 불신과의 싸움입니다. 교회의 승리는 숫자와 규모에 있지 않고 자신을 온전히 이기는 데 있습니다. 2022. 10. 13.
이성(理性) 너머에 - 윤명상 이성(理性) 너머에 / 석우 윤명상 땅속의 마그마처럼 인간은 이성(理性)으로 봉쇄당한 불덩이를 누구나 품고 산다. 봉쇄가 느슨하거나 풀어지면 화산은 폭발하는 것. 폭발 뒤에는 크거나 작거나 후유증이 남는다. 말세에는 사랑이 식어지리라 했느니, 이성(理性)의 균열로 화산은 예고되었고 활화산과 휴화산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세태다. 인간답다는 건 건강한 이성을 지칭하는 것이니 건강한 이성은 건강한 속사람을 통하고 건강한 속사람은 이성을 견고케 하는 것. 이성(理性) 너머에는 언제라도 폭발할 수 있는 불덩이가 틈바구니를 노리기에 인생은 항상 조심스레 다뤄야 한다. 2022. 10. 9.
친구이기를 - 윤명상 친구이기를 / 석우 윤명상 언젠가 친구 칭찬을 아들에게 한 적이 있습니다. 인생에서 이런 친구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고, 친구가 교회 신자였을 때는 수시로 연락하며 삶을 나누고 거리낌 없이 만나서 식사도 했습니다. 그가 집사가 되고 장로가 되면서 얼굴 보기가 힘들어 전화를 했습니다. 친구는 매일 교회에서 모임과 교육과 예배와 기도회와 행사가 있어 약속 잡기가 힘들다며 끊습니다. 나는 잠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 친구에게 삶의 여유를 주세요. 하나님이 제 마음에 말씀하십니다. 나도 그 친구, 만난 지 오래되었고, 예배당 일로 저리 바쁘니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단다. 예수를 믿는 건지. 예배당을 믿는 건지. 세상으로 파종되지 못하는 씨앗은 쭉정이일 뿐. 2022. 10. 6.
그물 - 윤명상 그물 / 석우 윤명상 하나님은 교회라는 그물로 세상을 낚으려 하신다. 성도, 집사, 권사, 장로 그리고 목사라는 미끼를 달았지만 영악한 물고기들은 그물과 미끼를 비웃으며 잘도 피해 다닌다. 어쩌다 잡히지만 그물이 놀이터로 변질된 까닭에 있으나 마나 한 물건이 되어버렸다. 2022. 10. 4.
나는 단지 - 윤명상 나는 단지 / 석우 윤명상 나는 단지, 바닷가에 널린 한 알의 모래 알갱이일 뿐이며 저 넘실대는 바다에서 한 방울의 눈물일 뿐입니다. 나는 단지, 세상에 널린 잡초 가운데 이름 없는 한 포기 풀일 뿐이며 우주에 아스라이 떠 있는 은하수 속의 별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나를 택하여 당신의 자녀로 삼아 천사들 위에 세워주셨을 뿐 아니라 그런 나에게 세상이 아닌 천국을 기업으로 주신 분은 살아계신 영원한 하나님이십니다. 2022. 10. 2.
나는 바람을 사랑했다 - 윤명상 나는 바람을 사랑했다 / 석우 윤명상 바람은 언제나 불어왔다. 귓가를 스치며 속삭이고 마음을 스치며 설레게 했다. 햇볕이 뜨겁고 더울수록 바람은 더욱 매력적으로 내 마음을 감싸고돌았다. 종의 발을 씻겨야 하는 땀 대신 사랑으로 섬겨야 하는 땀 대신 십자가를 져야 하는 땀 대신, 대접을 받고 싶은 바람과 으뜸이 되고 싶은 바람과 보란 듯 과시하고 싶은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바람이 강할수록 속이 시원할 것만 같았기에 계속, 또 계속 바람이 불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바람은 골고다 십자가 앞에서 멈춰야 했고 나는 그 골고다 위에 서야만 했다. 2022.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