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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1594

봄날처럼 - 윤명상 봄날처럼 / 석우 윤명상 겨울 추위처럼 너는 떠났는데 너에 대한 그리움은 봄날처럼 다가온다. 이제는 그리움으로 느껴야 하는 차가운 손이지만 너의 봄이라서 좋다. 시선이 닿는 어디라도 발길 머무는 어디라도 너에 대한 그리움이라서 좋다. 돋아나는 그리움이 좋다. 2024. 2. 14.
마음의 금고 - 윤명상 마음의 금고 / 석우 윤명상 요양보호를 받는 어르신은 홀로 근심했고 항상 불안했다. 건강이나 자식 걱정이 아닌 집안에 숨겨놓은 보석 때문이란다. 본 적도 없는 보석 때문에 애먼 요양보호사는 늘 시달렸다. 궁리 끝에 금고 하나를 안방 머리맡에 사다 드렸다. 그리고는 웃음을 되찾은 할머니, 금고에 보석을 넣은 대신 가슴속에 숨겨놓았던 웃음을 꺼내놓으셨다. 2024. 2. 10.
겨울 밤비 - 윤명상 겨울 밤비 / 석우 윤명상 밤새 젖은 도로 위에 아침햇살이 내려앉는다.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지는 입춘 입은 햇살에서 보듬는 정겨움이 느껴진다. 저 햇살을 너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움에 젖은 내 가슴에 포근한 손길로 다가오는 햇살처럼 너의 마음을 보듬기를, 2024. 2. 7.
커피숍에서 - 윤명상 커피숍에서 / 석우 윤명상 회의가 끝나고 우리는 우르르 골목길 커피숍으로 갔다. 조용하던 음악은 서정적 분위기와 함께 금세 나가버렸다. 커피향보다는 장터 냄새가 가득해졌고 낭만을 잃은 찻잔 소리만 시끄러웠다. 커피숍에는 혼자 갈 일이다. 그래야 자신의 언어를 찾을 수 있고 커피가 내미는 숨은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커피숍에 여럿이 가야 한다면 수다는 주머니에 넣고 가라. 꺼내더라도 커피 향과 함께 꺼내야 한다. 2024. 2. 3.
홀씨 같은 사랑 - 윤명상 홀씨 같은 사랑 / 석우 윤명상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박주가리 홀씨 하나가 받아줄 곳 없는 도시 한 복판을 배회합니다. 언젠가 그대를 향해 떠났던 내 사랑의 홀씨가 여전히 배회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홀씨 같은 사랑이나 사랑 같은 홀씨는 도시의 콘크리트 사이에서 작은 쉼터를 찾아 날아갑니다. 2024. 2. 1.
지금 그대로 - 윤명상 지금 그대로 / 석우 윤명상 지금의 그대로를 사랑한다면 그 사랑은 진심입니다. 청춘이 지나고 모든 아름다움을 벗어버린 지금,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앙상한 가지뿐이지만 그조차 사랑한다면 그 사랑은 진실입니다. 꽃을 피우고 향기 흩날릴 때뿐 아니라 찬바람만이 스치는 외로움조차 사랑한다면 그것은 진짜 사랑입니다. 2024. 1. 28.
눈보라 같은 사랑 - 윤명상 눈보라 같은 사랑         / 석우 윤명상 장갑 낀 손이 시리고앞을 똑바로 볼 수 없을 만큼휘몰아치던 눈보라처럼강렬했던 사랑이 있었다. 그것은 견디는 사랑이었고감내하는 사랑이었다.내가 나를 감싸며내 안의 너를 지키는 사랑이었다. 그러다가 문득가로등 불빛 사이로춤을 추듯내리던 눈보라를 생각했다. 그것은너를 바라보며 느끼던 사랑이었고가슴속에 소복이 쌓이던행복이었다. 눈보라가 사라진 지금,옷깃을 여미던 사랑도낭만처럼 쌓이던 사랑도모두 가슴 속의 그리움이 되었다. * 문락사랑 150호(2024.겨울호) 수록 2024. 1. 23.
그대 위에 머무는 그늘이 되고 싶다 - 윤명상 그대 위에 머무는 그늘이 되고 싶다 / 석우 윤명상 큰 네거리 신호등 옆 커다란 우산은 겨울잠을 자며 꿈을 꾼다. 여름 한 철, 뜨거운 햇볕을 온몸으로 막아서며 누군가의 그늘이 되었던 행복을 안은 채. 그늘 하나에 행복을 찾는 이를 위하여 기꺼이 온몸을 내어주는 꿈. 모두가 까맣게 잊은 지난여름의 땡볕을 기억하고 홀로 꿈꾸며 다짐한다. 그대 위에 머무는 그늘이 되고 싶다고. 2024. 1. 19.
겨울비 - 윤명상 겨울비 / 석우 윤명상 내 마음을 읽었는지 우연히 같은 마음이었는지 오늘은 비가 내립니다. 무척 그리움이 내 마음에 쏟아지고 있었거든요. 저 빗방울은 겨울의 그리움일 것입니다. 내 마음에도 빗물처럼 흐르거든요. 2024. 1. 17.
눈꽃 연가 - 윤명상 눈꽃 연가 / 석우 윤명상 내 눈빛이 차가운 것은 사랑인 까닭입니다. 내 말투가 싸늘한 것은 그리움인 까닭입니다. 그리움이 안개처럼 자욱할수록 차가운 나의 눈빛은 비로소 사랑의 꽃으로 피어납니다. 봄여름 가을의 꽃보다 겨울 눈꽃이 더 아름다운 것은 온몸으로 피는 까닭입니다. 2024. 1. 12.
1월의 연애 - 윤명상 1월의 연애        / 석우 윤명상 새 단장을 하고새해라는 이름으로찾아오는 1월. 첫 만남이 설레듯1월은 항상연애하는 기분이다. 잘해 주고 싶고잘 보이고 싶은 연인처럼1월은 항상 설렌다. 미래를 꿈꾸며인생을 계획하며나는 1월을 연애한다. 2024. 1. 7.
노트 - 윤명상 노트 / 석우 윤명상 색 바랜 인생 노트의 새 페이지를 펼쳤다. 아직은 어떤 그림이나 낙서도 없는 깨끗하고 빳빳한 종이, 노트에 쓰고 싶은 글들이 많다. 사랑, 우정, 그리움, 만남, 여행… 생각과 기대는 여전히 소년이다. 표지는 조금 낡았지만 속 페이지는 구김이 없다. 낯선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익숙한 그림이 좋다. 사랑도 우정도 그리움도, 그리고 만남과 여행조차도. 2024. 1. 2.
겨울의 심정 - 윤명상 겨울의 심정 / 석우 윤명상 춥다고 탓하지 마라. 어린 씨앗들을 위해 겨울은 스스로 추워지는 법을 알았다. 웅크린 품에서 봄의 태동을 느낀다 심한 산통을 겪는 것이 겨울이다. 젖도 물리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숙명. 그러니 춥다고 탓하지 마라. 변덕스러운 것은 심한 입덧이다. 잉태한 어머니의 심정이란 자신을 포기하는 것. 오늘은 속이 편한 듯 날이 포근하다. 2023. 12. 28.
말괄량이 길들이기 - 윤명상 말괄량이 길들이기 / 석우 윤명상 종잡을 수 없는 성질머리는 요즘 들어 한층, 패듀어의 카트리나처럼 거칠고 사나워졌네. 그런 카트리나를 얌전한 숙녀로 길들였던 페트루치오처럼 나도 그녀를 사랑하고 싶네. 거칠고 사나워도 행복한 계절이 되도록 참고 견디며 그녀를 길들이고 싶네. 2023. 12. 24.
눈꽃처럼 - 윤명상 눈꽃처럼 / 석우 윤명상 사랑은 눈꽃처럼 피었다가 눈물처럼 사라졌다. 눈꽃은 오래도록 뇌리에 남지만 눈물은 금세 사라지고 없듯이 그리움은 눈꽃으로 마음에 쌓이는 동안 서운함은 눈물이 되었다. 2023. 12. 19.
삶을 채우는 것 - 윤명상 삶을 채우는 것          / 석우 윤명상 인생의 빈 곳을채우는 것은 그리움이다.   골다공증 같은 인생을견딜 수 있게 하는 것도그리움이다.   살다 보면구멍 뚫린 가슴처럼 시리다가도그리움으로거뜬히 살아지는 것이다.   재물과 권세로 채우면마음이 차가울지라도그리움을 채운 사람은항상 마음이  따듯하다.     *동구문학 25호(2024)에 수록 2023. 12. 15.
너를 그리며 - 윤명상 너를 그리며 / 석우 윤명상 탁본을 뜨듯 너와 걸었던 그 길을 홀로 걸었다. 걸터앉았던 벤치와 함께 바라보던 풍경에 물감처럼 그리움이 번지고, 바람이 지우지 못한 우리들의 이야기는 윤슬이 되어 반짝거린다. 계절은 바뀌어도 너와의 추억은 마냥 그리운 계절이다. 2023. 12. 11.
빈 배 - 윤명상 빈 배       / 석우 윤명상 호수 한쪽에빈 배 하나게으른 오후를 보내고 있다.   작은 물결이 와서줄곧 건드려보지만노를 저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땅에 턱을 괸 빈 배에햇볕이 앉아 쉬고바람이 와서 머물다 갈 뿐.   오늘은 해전마음을 비우고늘어진 낮잠이나 자려나 보다.    *동구문학 25호(2024)에 수록 2023. 12. 9.
소나무처럼 - 윤명상 소나무처럼 / 석우 윤명상 나는 너에게 한 그루 소나무가 되고 싶었다. 여름의 폭염과 겨울의 추위에도 변치 않고 온 세상이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계절에도 나는 나의 색깔을 지키고 싶었다. 폭염에도 폭설이 내려도 네가 바라보는 그곳에서 푸름을 잃지 않은 한 그루 소나무가 되고 싶었다. 뻐꾸기는 숲을 떠나고 없는 지금, 가냘픈 마음으로 다시 봄을 기다리며 나는 너에게 끝까지 푸른 소나무로 남고 싶다. 2023. 12. 4.
가을이 지네 - 윤명상 가을이 지네 / 석우 윤명상 살다 보니 어느새 가을이 진다. 싹이 트고 꽃이 피던 봄은 진즉, 그리움으로 품었지만 폭염에 상처받던 여름의 악몽을 걷어내고 단풍의 가을 애무에 막 꿈을 꾸던 참이었는데 벌써 가을이 진다. 지난봄의 사랑은 꽃을 피워 향기롭고 지난여름의 그리움은 여전히 푸르기만 한데 영글기도 전에 벌써 가을이 진다. 2023. 11. 30.
시가 된 가을 - 윤명상 시가 된 가을         / 석우 윤명상 커피를 마시며나는가을의 시 낭송을 듣는다.   계절에 따라가슴으로 느끼던 시들이가을에는낭송과 시화로오감을 자극해 온다.   사랑에 눈을 뜨듯두근거리던 가슴이삶의 환희로 바뀌는 것처럼가을은 시를 읊으며사랑이 된다.   커피를 마신 빈 잔처럼가을도 곧 빈 잔이 되겠지만가슴의 여운이 되겠지.   *동구문학 25호(2024)에 수록 2023.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