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石右의 시방1596 겨울을 앞두고 - 윤명상 겨울을 앞두고 / 석우 윤명상 그해 겨울은 내가 나를 미워한 만큼 추웠고 그대를 그리워한 만큼 포근했습니다. 언젠가 유난히 포근했던 겨울은 그리움으로 열병이 나던 때였거든요. 일기예보에서는 올겨울도 예년과 같거나 조금 더 추울 거라지만 내 그리움의 예보는 포근한 봄날을 예감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겨울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리움도 덩달아 깊어가는 까닭입니다. 2021. 11. 29. 그림자 되어 - 윤명상 그림자 되어 / 석우 윤명상 내가 존재하는 한 그림자는 따라다니듯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그리움도 사라지지 않겠지요. 마음에도 달리 그림자가 있다면 그것은 그대에 대한 그리움일 것입니다. 어디든 어느 때든 빛이 있는 곳에는 그림자가 따라다니지만 그리움은 빛이 없어도 밤낮없이 따라다니거든요. 빛에 나타나는 그림자는 내 몸을 흉내 내지만 그리움의 그림자는 내 마음을 마비시켜 버립니다. 그런데도 마음의 그림자가 좋은 것은 그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동구문학 23호(2022)에 수록 2021. 11. 28. 평범함의 행복 - 윤명상 평범함의 행복 / 석우 윤명상 노란 속배추로 된장 찍어 밥 한 끼 먹는 행복을 안다면 누가 뭐래도 그는 된 사람입니다. 사소함의 행복과 평범함의 만족은 바닥에서부터 다져진 인품이기 때문입니다. 난사람이 인정받고 든 사람이 존경받는 시대지만 된 사람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주목을 받지는 못해도 된 사람이 있어 세상은 따뜻한 것입니다. 2021. 11. 26. 함께여서 좋은 사람 - 윤명상 함께여서 좋은 사람 / 석우 윤명상 그대와 함께했던 그 시절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대는 내 인생의 더하기요 내 기쁨의 곱하기가 되어 사막 같은 세월조차 즐거운 소풍이 되게 했거든요. 그대의 따뜻한 눈빛은 내 마음의 별빛이 되어 그리움의 터널을 밝게 수놓았고, 작은 파편이 된 그대와의 지난 추억들은 내 삶의 곳곳에 박혀 빛나는 보석이 되었습니다. 만약, 세월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대와 함께했던 그 시절로 나는 주저 없이 돌아갈 것입니다. 2021. 11. 26. 천사 같은 그대 - 윤명상 천사 같은 그대 / 석우 윤명상 그대는 언제든 웃음으로 만날 수 있는 천사입니다. 하늘의 천사는 마음으로 볼 수 있다면 그대는 매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천사입니다. 어쩌면 그대 마음속에 하늘의 천사가 들어와 그대를 미소 짓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를 만나면 천사를 만난 듯 덩달아 미소가 피고 행복으로 가득해지거든요. 2021. 11. 24. 따뜻한 그대 - 윤명상 따뜻한 그대 / 석우 윤명상 오늘처럼 쌀쌀한 날에는 그대가 그리워집니다. 따뜻한 눈빛이 그립고 따뜻한 말투가 그립고 따뜻한 마음이 그립습니다. 그대는 늘 따뜻한 사람이었거든요. 그대와 같이 있으면 얼음장 같던 내 마음도 금세 녹아버리는 그대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2021. 11. 23. 가을비의 애무 - 윤명상 가을비의 애무 / 석우 윤명상 떠나는 가을은 체온을 잃어가면서까지 가슴을 짜낸 빗물로 야위어가는 나무와 마른 낙엽을 적시고 있습니다. 환희의 순간을 뒤로하고 떠나보내는 서운함과 떠난 아픔이 뒤엉켜 차마 흐르지 못하고 낙엽 속에서 흐느끼지요. 메마르고 정처 없던 내 가슴에 파고들어 촉촉이 적셔주던 그리움처럼 가을은 남아 있는 온기로 마지막 작별의 애무를 합니다. 2021. 11. 22. 만추의 거리에서 - 윤명상 만추의 거리에서 / 석우 윤명상 가을의 거리에 그리움이 쌓여갑니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그리움의 이야기가 들립니다. 늦가을 햇볕은 애절한 그리움을 부르고 냉기 머금은 갈바람은 더욱 그리움을 부채질합니다. 낙엽을 밟으며 걷는 길에 그리움이 팔짱을 끼더니 지난 그리움을 끄집어내며 그대를 상기시켜 줍니다. 그대 그리움을 안고 걷는 내내 떨어지는 그리움은 길에 쌓이고 그대와의 사연은 내 가슴에 쌓여갑니다. *동구문학 23호(2022)에 수록 2021. 11. 22. 옮길 수 없는 것 - 윤명상 옮길 수 없는 것 / 석우 윤명상 이사를 합니다. 가구와 가전제품, 모든 살림살이를 옮깁니다. 그런데 가장 무거운 것, 하나는 옳길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요지부동 옮겨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집 안 구석구석 배어있는 정입니다. 결국, 이사를 하면서 정과 그리움은 남겨두고 왔습니다. 2021. 11. 19. 커피 같은 인생 - 윤명상 커피 같은 인생 / 석우 윤명상 약간 쓴 고난의 가루커피를 두 스푼 정도 커피잔에 넣은 다음 달콤한 행복과 기쁨의 설탕을 한 스푼 넣습니다. 거기에 부드러운 친절과 배려의 크림을 한 스푼 조금 안 되게 넣고 뜨거운 열정과 사랑의 끓는 물을 적당히 부어 잘 저어주면 환상적인 맛의 커피가 됩니다. 모든 비율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조절하면 되지요. 그렇게 끓여진 커피는 삶의 여유와 낭만의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그윽한 향기 풍기는 커피 같은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2021. 11. 18. 가을 인생 - 윤명상 가을 인생 / 석우 윤명상 한 시절 왕성했고 한때는 누구보다 화려한 자태를 뽐냈지. 거칠어지는 주름 속에 아름답던 흔적뿐이지만 야윔은 인생의 면류관인 것.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던 짧은 영광의 순간을 뒤로하고 이제 그 영광이었던 조각들을 하나둘 내려놓는 일만 남은 거야. 아쉬움보다는 한 시절 한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음에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지. 산다는 건 그런 거야.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고 누군가의 사랑이 된다는 것은 세상을 사는 가장 큰 의미니까. 2021. 11. 17. 그대의 나이 - 윤명상 그대의 나이 / 석우 윤명상 그대는 내 마음에 있습니다. 어여쁜 소녀의 모습으로 도무지 나이를 먹지 않는 청춘으로, 그래서 그대와 함께 있을 때는 나도 내 나이를 잊고 그대와 같은 청춘이 됩니다. 나는 거울을 보기보다는 내 마음속의 그대를 통해 나를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것은 순수하고 설레던 시절의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대와 나누는 마음의 대화는 더없는 기쁨이고 행복인 까닭에 종종 눈을 감고 그대와 마주하지요. 그대와 함께 있는 모습이 현실이 되는 상상을 하면 세상은 마치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새로운 희망으로 펼쳐집니다. 2021. 11. 15. 떠나는 가을을 보며 - 윤명상 떠나는 가을을 보며 / 석우 윤명상 가을이 이제 내 곁을 떠나려 합니다. 떠나기 싫은 속내를 애써 감추려 해도 비가 되어 쏟아지는 낙엽 속에 서운한 표정이 묻어 있습니다. 세상 무엇이든 정이 들면 헤어지기가 서운한 법이지요. 손을 흔들며 뒤돌아서는 가을을 붙잡아 두고 싶은 심정을 아는지. 가을이야 세월 따라 떠나면 그만이지만 떠난 뒤의 휑한 세상에 휑한 마음만 남을까 싶습니다. 곱던 단풍도 낙엽으로 훌훌 떠나듯 오래전, 임을 보낸 아픔이 또다시 엄습해오는 까닭에 떠나는 가을은 아픔이 되었습니다. 2021. 11. 14. 어린 시절의 행복 - 윤명상 어린 시절의 행복 / 석우 윤명상 산골 소년은 소박한 행복으로 가득했습니다. 좋은 것을 먹고 입고 가져서도 공부를 잘한다고 칭찬을 들어서도 아닙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다 쓴 공책을 북북 찢어 딱지를 접는 일이었습니다. 접은 딱지 몇 개를 들고 나가 몇십장이 되어 돌아오는 날이면 나는 개선장군이 되었고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었고 세상을 다 가진 행운아가 되었습니다. 찢어지고 흙투성이 된 딱지라도 세상 최고의 보물이었습니다. 보물창고인 옷장 서랍에 딱지가 채워질수록 어린 마음에도 행복이 쌓였고 딱지 한 장은 어린 시절의 큰 행복이었습니다. 2021. 11. 13. 아프지 않은 상처 - 윤명상 아프지 않은 상처 / 석우 윤명상 내 가슴에는 그대가 남겨놓은 오래된 상처 하나 있습니다. 아픈 건 아니지만 상처는 예민해서 마음이 늘 어루만져줍니다. 오늘처럼 소록소록 가을비가 내리는 날에는 상처가 덧나면서 진물이 흘러내리지요. 아픈 건 아닙니다. 흘러내린 그리움이 가슴 속에 쌓이면서 그대 생각이 간절해질 뿐. 그리움이 있는 한 상처는 아물지 않을 것입니다. 상처 때문에 그대를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가슴의 상처는 그리운 그대를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비밀번호이기 때문입니다. 2021. 11. 13. 너의 집 - 윤명상 너의 집 / 석우 윤명상 먼발치에 너의 집이 있었지. 그때는 몰랐어. 왜 그쪽으로 시선이 자꾸 가는지를. 무심코 바라보았지만 내 마음은 너를 향하고 있었다는 걸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야 깨달았지. 나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고 너의 집 쪽 가까이에 다가가는 것조차 설레었어. 왜 그러는지 이유도 모른 채 습관처럼 너의 집을 바라보며 나무 그늘조차 너의 모습일까 했다가 실망하곤 했었지. 그것이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었다는 걸 당시에는 몰랐거든. 막연하지만 기다려지고 보고 싶은 그러다가 마주치면 아닌 척 외면하는, 세월이 지나면서 설레는 마음은 여전한데 얼굴도 이름도 가물가물 멀어지며 내 가슴 속의 그리움은 화석이 되었다는 걸 너는 모를 거야. 2021. 11. 12. 그리움의 버스에 타다 - 윤명상 그리움의 버스에 타다 / 석우 윤명상 그리움이라는 버스에 그대와 함께 올라탑니다. 가며 가며 나누는 가슴속 아련한 사연들이 빈자리를 하나둘 채워갑니다. 버스 안에서는 사랑과 추억, 꿈과 이상의 모든 시간이 거꾸로 흘러갑니다. 그러다가 휴게소를 만나면 잠시 그리움에서 내려 낯선 현실의 풍경을 이야기하지요. 설령, 아무 할 말이 없더라도 그대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렇게 그리움의 버스는 그리워했던 세월만큼 그리운 사연들을 풀어내며 추억을 따라 달려갑니다. 2021. 11. 11. 좋은 하루를 위하여 - 윤명상 좋은 하루를 위하여 / 석우 윤명상 아침에 잠을 깨면 먼저 행복한 하루를 다짐하는 짧은 기도를 한 뒤 오늘은 어떤 미소를 지을까 마음에 그려봅니다. 그것은 당신이 책임져야 할 하루의 시작을 위한 아름다운 준비거든요. 미소가 그려지면 그 미소를 잊지 않기 위해 거울을 보며 연습해 보세요. 그 순간부터 좋은 아침은 시작됩니다. 마음에 미소가 있어야 얼굴에도 미소가 피고 미소 띤 아침은 당신의 하루를 미소 짓게 할 것입니다. 아침은 표정이 없거든요. 당신이 그려 넣어야 비로소 표정이 생기기에 당신의 미소는 그날 하루의 표정이 되는 것입니다. 2021. 11. 10. 여행을 다녀오며 - 윤명상 여행을 다녀오며 / 석우 윤명상 목포로 향하는 길, 가을비가 발목을 잡는다. 평소에 만났다면 나는 온갖 미사여구로 사랑을 고백했겠지만 여행길에 만나는 가을비란 낭만을 훼방하는 심술꾸러기일 뿐. 어쩌랴, 부득이 동행할 수밖에. 하지만 가을비도 미안했는지 가고 오는 내내 무지개를 띄워 섭섭해 하는 마음을 달래려 애를 썼다. 계속된 무지개 애교에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은 어느새 기쁨과 환호로 바뀌었고 내 마음속에도 일곱 빛깔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그렇게 가슴에 무지개를 품고 가을비와 동행했던 여행처럼 인생이라는 여행도 누구나 서로에게 아름다운 무지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가을비는 말하고 있었다. 2021. 11. 9. 여행 중에 - 윤명상 여행 중에 / 석우 윤명상 짓궂은 날씨 속에 멀리 여행을 떠납니다. 가는 길에 해가 떴다가 구름이었다가 다시 비가 내리기를 반복합니다. 차를 타고 가는 내 가슴에도 그리움이었다가 그리움이 내리다가 그리움이 반짝거리다가, 그렇게 자동차는 그리움을 태우고 또 다른 그리움을 향해 달려갑니다. 2021. 11. 8. 단풍 같은 당신 - 윤명상 단풍 같은 당신 / 석우 윤명상 그리움이 된 후로당신은 내 가슴의아름다운 단풍이 되었습니다. 어느 계절보다가을을 좋아하는 까닭도단풍 닮은 당신과당신 닮은 단풍을어디서나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당신은 내게그리움이라는 선물을 주었고그리움은 단풍으로 물들며나를 낙천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가을이 지나고단풍이 낙엽으로 지더라도나는 괜찮습니다.내 가슴의 단풍은 지지 않으니까요. 2021. 11. 6.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76 다음